도현과 하룻밤을 보내고 도망치듯 그의 침실을 나온 서하,
“아까 그 눈빛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던데. 나랑 하룻밤 자자고.”
내가 그랬다고? 내 눈빛이 그랬어?
“그런 게 아니면 아무 남자에게나 그렇게 색기 흘리면서 쳐다보는 게 취미인 건가?”
“그런 거 아니에요.”
“나랑 하룻밤 보내고 싶은 거 아냐? 눈빛으로는 그렇게 말하고서 이제 와서 발뺌하는 거야?”
사실, 아까 도현을 볼 때 하룻밤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자신을 속이지 말고.”
서하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주먹을 꼭 말아 쥐고서 말했다.
“도현 씨랑…… 한번 자보고 싶어요.”
결국, 그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마음속 어디선가에서 맴돌던 그 말이.
하필이면 도현이 그녀의 직장 상사로 들어오게 되고……,
“처음 보는 남자랑 하룻밤 보내고 아침에 함께 눈을 뜨는 거, 당연히 어색하잖아요.”
“아침에 같이 눈뜨는 건 어색하고 하룻밤을 보낸 건 어색하지 않은 모양이지?”
뭐라고 대답해 줘야 좋을지 서하는 알 수 없었다. 어서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전에 확실하게 해 둘 것이 있었다.
“그때 있었던 일 없었던 걸로 하죠.”
도현이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의 눈을 마주했다.
“그냥 하룻밤 엔조이로 끝내겠다?”
“네.”
“그럼 성도현을 하룻밤 엔조이 상대로 생각한 건가?”
“네.”
“그날 만족하지 못했나? 내 그게 그렇게 작은 크기는 아닌데.”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그들의 관계는 과연?
#호기심에 시작한 일탈이 이상하게 꼬여버려
#절반이나 박혔는데 그만두는 건 불가능
#이보다 더 좋은 섹스 파트너는 세상에 없어
#이 쫀득한 걸 다른 놈이 맛볼 생각하니까 화가 나
#예고 없는 만남, 모든 게 놀라움의 연속
[미리보기]
음란한 소리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유두를 빨아대는 동시에 도현의 다른 한 손이 그녀의 몸 위에서 미끄러졌다.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간 손이 팬티 안으로 파고들었다. 거친 터럭을 지나 음부 위로 그가 손가락을 비비자, 서하의 몸이 그 자리에서 튕겨 올랐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찔한 감각이 그녀의 온몸이 강타했다. 몸속 혈관이 터지는 것처럼 그녀의 몸이 펑펑 터졌다.
“하으으, 그만해요, 읏!”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그만하라고?”
“으흐, 읏, 이상해, 읏!”
서하가 생각한 건, 단순히 그녀의 안에 그의 남성이 들어와 박히는 것만 생각했었지, 그 전에 이런 애무 단계가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가슴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그가 손가락으로 음부를 비비자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감각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
온몸에 있는 모든 세포들이 일제히 세포 분열이라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잠든 세포들이 일제히 깨어나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윤서하 씨, 아주 잘 느끼는 체질인 거야?”
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모르고 있었다. 그녀 자신이 잘 느끼는 건지 아닌 건지.
처음이라 알 수 없었다. 비교할 수 있는 대상도 없었다.
대답하지 않은 채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있자, 낮게 잠긴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전으로 흘러들었다.
“흥분 잘하는 거 맞나 보네. 벌써 손가락에 뭔가가 묻어나오는데. 아주 질질 쌌어, 서하 씨.”
저속하고 퇴폐적인 말에 서하는 미간을 구겼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사실이었다. 그가 표현한 것처럼 그녀의 안에서 질질 물이 흘러나왔다.
여러 번 자위를 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 서하는 당혹스러웠다. 처음 보는 남자에게 치부를 드러낸 거 같아 온몸이 화끈거렸다.
“이런 팬티가 다 젖었네. 여기 완전 난장판이야.”
부끄러워 서하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아래가 난장판이란 건 그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너무 젖어서 안 되겠어.”
그러더니 그가 서하의 팬티를 벗겼다. 그의 손에 팬티가 벗겨지는 느낌이 야릇했다. 이어 그녀의 두 다리 사이로 팬티가 스르르 빠져나갔다.
서하는 민망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기대감과 함께 찾아온 긴장감에 그녀의 심장 박동이 더 거세졌다.
다음에 그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 서하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한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무표정하게 그녀와 눈을 맞추던 도현이 이내 몸을 옆으로 틀더니 드로어즈를 벗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눈앞에 거대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내자, 서하는 ‘헉’ 숨을 삼켰다. 지은에게 말을 들어서 대충 크기를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시야에 드러난 남성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왜 그렇게 놀라?”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말에 서하가 겁먹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무 커서요. 여긴 엄청 좁은데.”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충분히 넓혀 놓을 거니까.”
“어떻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가 서하의 두 다리를 벌리고는 그 안으로 얼굴을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