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이 책은 위트니스 리 형제님이 1958년 11월부터 1959년 1월까지 타이베이 교회의 봉사 집회에서 전한 메시지들을 모은 것입니다. 당시 ‘교회통문’의 기록에 따르면, 리 형제님은 1958년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대만의 전국 온전케 하는 특별 집회에서 하나님의 건축에 관한 메시지들을 전했습니다(<하나님의 건축>에 수록되었음). 그 후 타이베이 교회의 요청으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에 타이베이 교회에서 봉사에 책임을 지고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건축과 봉사의 관계와, 어떻게 봉사 가운데서 실행적인 건축을 갖는지에 관하여 교통하였습니다. 인근의 교회 성도들도 집회에 참석했으며 그 인수가 약 팔백 명에 달했습니다. 이 봉사 집회 전후에 있었던 총 열여섯 번의 집회 가운데, 여덟 번째 집회(12월 3일)에서 청소년을 인도하는 법을 교통하였고(<청소년을 인도하는 법>에 수록되었음), 열네 번째 집회(12월 24일)에서 ‘교회의 복음 전파의 실행’을 교통하였으며, 나머지 열네 번의 집회에서 교통한 내용은 본서에 수록되었습니다. 각 장의 메시지들은 1959년부터 1960년까지의 ≪말씀의 사역≫으로 발행되었고, 문장을 조금 다듬어서 단행본으로 엮었습니다.
"하나님의 뜻
주님께서 몇 년 동안 우리를 인도하여 보여 주신 것은, 하나님의 뜻이 단지 수천수만의 개인적인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주와 사람들 가운데서 한 단체, 즉 교회를 얻기 원하신다는 것이다. 에베소서의 영적인 표현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얻기 원하시는 교회는 한 몸, 한 거처, 한 새사람, 한 배필이다(3:6, 2:22, 15, 5:31-32). 여기에서의 몸, 거처, 새사람, 배필은 모두 단체적이다. 몸을 말할 때, 우리는 이것이 많은 지체의 동역으로 이루어지는 체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거처를 말할 때, 우리는 이것이 많은 재료들의 건축으로 이루어지는 건축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밖에 에베소서 2장은 교회가 한 새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하나님께서 유대인들을 구원하시고 이방인들도 구원하셔서 이 둘을 한 새사람으로 창조하시는 것을 말한다(15절). 구원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든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구원받은 이 모든 사람은 한 새사람이다. 5장에서는 또 이 한 새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의 아내, 배필이라고 말하는데, 그리스도의 배필도 물론 하나이다. 성경에는 교회에 대한 표현이 비록 이 네 가지밖에 없지만, 이 네 가지 표현은 가장 쉽게 우리에게 교회가 단체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에게 충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가 하나의 단체라는 일반적인 표현을 빌려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교회라는 이 단체가 사람들의 조직에 불과하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교회는 조직이 아니라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령과 하나님의 생명과 신격의 모든 충만 안에서 동역하는 한 몸이고, 건축된 처소이며, 산출된 한 새사람이다. 이 새사람은 그리스도의 아내, 배필이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교회는 완전하게 모든 사람이 함께 연결되어 이루어진 한 단위이다. 성경 전체, 특히 신약이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은, 우주적인 방면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구원받은 사람들을 합한 것이 교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 안에서 교회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방에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한 지방 한 지방에 교회가 있는 것이다. 교회의 구성 성분은 하나님께서 사람들 중에서 구원해 내신 이들이고, 그들은 구원받은 후에 인간 사회를 떠날 수 없으므로 각 지방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하나님은 그분의 지혜 안에서 그분의 교회를 한 지방 한 지방에 나타나게 하셨다. 구원받은 사람의 수가 많은 대도시라면 교회는 자연히 크게 나타난다. 구원받은 사람의 수가 비교적 적은 시골이라면 교회의 나타남은 자연히 작다. 그러나 어떤 지방이든, 또 그 지방의 교회의 나타남이 크든 작든, 그 나타남은 분명히 하나이다. 지방이 작다는 이유로 나타남이 하나의 단위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고, 지방이 크다는 이유로 여러 개의 단위가 나타날 수 없다. 큰 도시이든 작은 시골이든 각 지방에서의 교회들의 나타남은 언제나 하나이다. 교회는 우주 가운데 하나이고, 또 어떤 지방에서 나타나든 하나이다.
사도들이 있었을 때 교회에는 분열과 혼란이 없었고 어떤 지방이든지 하나의 교회만 있었다. 당신은 예루살렘에서 예루살렘 교회 하나만 볼 수 있고 다른 교회는 볼 수 없다. 사마리아에서도 사마리아 교회 하나만을 볼 것이고, 안디옥에 가서도 한 교회만 있는 것을 볼 것이다. 한 지방에 한 교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에도 오직 한 교회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그 당시의 교회에는 특별한 조직이나 이름이 없었는데, 이것은 오늘날 수많은 서로 다른 형식과 이름을 가진 교회들이 있는 것과는 다르다. 사도 시대에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든지 하나의 교회만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지방에 있는 교회이든지 모두 우주적인 교회가 그 지방에 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교회는 분열과 혼란이 들어왔다. 분열이 심해질수록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하나님께는 이 분열의 문제를 해결하실 의도가 없으신 것 같다. 비록 하나님은 분열을 싫어하시지만, 그분은 이런 분열이 계속되는 것을 용납하시고 그대로 두셨다. 다른 면에서 역대로 하나님은 항상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을 살피고 그분께서 미리 정해 놓으신 길을 가며 이기는 이들이 되기를 원하셨다. 이것은 교회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하나님께서 한 면으로는 혼란을 없애실 의도가 없으셨지만, 다른 한 면으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분의 마음을 살피고 일어나 그분께서 처음에 정하신 길을 따라 그분을 섬기고 그분을 위한 증거가 되기를 원하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사람이 이기는 이가 되어 교회의 처음 위치와 상태로 되돌아오기를 원하신다. 비록 오늘날 하나님께서 각지에 혼란과 종파가 가득한 것을 용납하시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순수하게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얻으시고 그들이 한 지방 한 지방에서 그분의 아들 그리스도를 위하여 증거인 교회가 되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이것을 본다면, 우리의 봉사는 복음의 열심만을 가지고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을 위해 헌신하며 살도록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심지어 영성을 추구하고 이기는 생명을 의지하며 거룩하게 되는 생활을 한다 해도 부족할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위임은 우리가 일어나 이 황량한 시대에서 이기는 이들이 되고, 종파와 혼란과 분열이 가득한 시대에 한 지방 한 지방에서 교회의 증거가 되는 것이다." <본문 내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