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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녀 3권 상세페이지

뒹굴녀 3권

(무삭제 로맨스)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4,900원
판매가
4,900원
출간 정보
  • 2017.08.18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5.6만 자
  • 9.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1991344
ECN
-

이 작품의 시리즈더보기

  • 뒹굴녀 1권 (주리나)
  • 뒹굴녀 2권 (주리나)
  • 뒹굴녀 3권 (주리나)
  • 뒹굴녀 4권 (주리나)
뒹굴녀 3권

작품 정보

그후 호수와의 사이에서는 별 이렇다할 사건이 없었다. 녀석을 상처주는 일이 절대 유쾌한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멍청한 짓을 더이상 못했고, 방학때는 그녀석을 따라 그 친척집에 내려가주기까지 했다.
단지, 그곳에서 호수가 어디서 줏어들었는지 진연중 이야기를 꺼내길래 잠시 놀랐었다. 그러나 곧 녀석이 '그 사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안도했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긴장할 이유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말이 나와서 섹스하는 내내 그 기억이 내 머릿속을 떠다녔다. 확실히 이전만큼 발끈하진 않았다. 그러나 화가 삭았다거나 잊혀진 것도 아니고, 그저 영문을 모르고 두뇌에서 분리되어 갈곳을 못찾는 것처럼 해파리같이 그렇게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녀석에게 개한테 물어뜯겼다고 구라친 그 상처에 장난삼아 애무하라고 시켰보았다. 투덜대면서도 이행하는 녀석의 위에서 나는 계속 쿡쿡거렸다.
"너, 네가 뭘했는지나 알고 있냐?"
아무것도 모르고 짜증부리는 녀석을 보며 나는 끊임없이 웃어댔다.
그건 보통 개가 아니거든 조호수. 바로 내 심장을 물어뜯어놓은 싸가지 없는 암캐였단 말이야.


못된 심술을 부리는 일이 없어지자 호수는 좋아라 내게 붙어왔고, 갈수록 그런 관계에 익숙해져가는 나를 느꼈다. 사귄지 몇십일이니 하는 소리를 해놓고 부루퉁한 녀석을 보고는 어느새 커플링까지 사버린 나를 발견했다. 좀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내내 기분이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반지 정도야 그냥 줘버리고 말자고 가벼운 생각으로 비워때렸다.
그런데 내가 낄 반지에 금이 가 있길래 녹여붙이던지 새걸 주든지 하라고 주인에게 따졌더니 수공품이라 고치는데 날짜가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호수 몫인 반지를 내손에 끼고 다니며 왜인지 그런 데에만 예민한 녀석의 반응을 즐겼다. 뭘 상상해서 저렇게 불안해하는지 알면서도 나는 애매한 소리를 하며 웃고만 있었다. 녀석과의 관계가 점점 부드러워져가며 나도 모르게 자꾸 잘해주게 되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렇게 잘되어갔는데...
바로 그런 때에 그년이 나타났던 거다.
무슨 놈의 악연이지..
그년이 시야에 보였을때 나는 접어 처박아뒀던 기억을 자를 펴듯 하나하나 펴서 머릿속에 펼쳤다.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눈이 뒤집히게 화가 나야 했다. 그러나 그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쨌건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고, 그년이 내게 물먹였던 대가를 아직 하나도 치르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간 기분좋게 지냈다고 뿌리부터 바뀌어버린 건 아니었다. 내 속에는 여전히 상처가 크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나를 집어삼키기 위해.
나는 누구든 말리지 않으면 큰일날거라는 생각이 들게끔 무섭게 화를 터뜨렸다. 장호와 녀석들이 나를 짓눌렀지만 아랑곳없이 욕을 퍼붓고 증오를 아낌없이 내비쳤다.
그리고 나서는 호수를 전과 같이 대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옛 상처 때문도 자존심 때문도 아니었다. 나는 다만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그때그때 감정에 휩쓸리며 행동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결과는 이러하다. 나는 길바닥에 쓰러진채 쓰린 감정을 다 소화못해 발버둥치고 있었고, 호수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떠나버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내 몸을 내손으로 껴안은채 방바닥에서 뒹굴고 있다. 이제와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된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작가

주리나
국적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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