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선진경제권, 이미 만원버스가 된 중국
세계경제의 미래, 넥스트차이나에 달려 있다!
얼마 전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하향했다고 발표하자 세계경제가 술렁였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중국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체 수출량의 4분의 1이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과다의존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신흥시장 개척과 한발 앞선 창의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2009년부터 관련 연구를 심층적으로 진행해온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그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펴낸 것이다. 중국 이외의 신흥국 중 빠르게 부상하는 29개국을 선정하여 넥스트차이나라 명명하고 지역과 소비 패턴, 인구, 소득, 종교 등 다양한 기준과 방법을 동원하여 시장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또 기회요인만큼이나 신흥국에 잠재하고 있는 위협요인과 리스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효과적 진출 전략을 제안했다.
막 오른 넥스트차이나 시대의 주역 국가는 어디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시장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 신흥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한 한국 기업은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신흥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그간 신흥시장을 외면한 탓에 어려움을 겪은 일본도 적극적 대응을 선언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신흥시장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유지ㆍ확대해야겠지만 중국 다음을 준비하고 선점하는 신흥시장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IMF 등 각 기관에서 선정한 유망신흥국에, 한국의 입장에서 특히 중요도가 높은 기준을 더하여 전략신흥국 29개국을 선정했다. 29개국은 다음과 같다.
아시아(10)
유럽(6)
중남미(4)
중동(5)
아프리카(4)
국명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터키
폴란드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헝가리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레바논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이집트
모로코
이들 나라와 중국을 비교해보면 생산기지로서는 아직 중국이 우위를 점하나, 시장 선점과 자원 확보 측면에서는 넥스트차이나 국가가 앞서는 등 차이점을 보인다. 그렇지만 주요 넥스트차이나(브라질,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DP 규모가 중국과 대등하게 집계되는 등 제2의 중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화적ㆍ지리적으로 가깝고 단일국가였던 중국과 달리 다양한 나라로 구성된 넥스트차이나는 그만큼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것이 바로 시장을 다각도에서 들여다보는 시장 분석이 필요한 이유이다.
입체 분석! 넥스트차이나
이 책에서는 네 가지 방법으로 넥스트차이나 시장을 분석한다. 이른바 입체적 분석이다. 첫 번째로 넥스트차이나 중 인도, 브라질, 러시아는 규모 면에서 개별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각국별로 분석했다. 이들 나라는 최근 선진경제권 침체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원자재 값 급등과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이 되리란 점은 분명하다.
두 번째로 나머지 26개 나라를 전통적 방식에 따라 지리적 기준으로 묶어 분석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 대륙별로 나누어 각각의 특성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시장 기회를 제시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분석 방법은 국가를 초월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국경을 넘어 동질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여러 시장을 묶어 진출하면 리스크도 줄이고 효과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세 번째로는 지리적 위치와는 무관하게 소비패턴이 비슷한 국가들을 묶어 6개의 그룹의 '초(超)국가 시장'을 도출했다. 분류 기준이 된 6개 소비패턴은 높은 기초생활비 비중, 비싼 공공요금, 활발한 인적ㆍ물적 교류, 즐기는 소비문화, 이슬람식 라이프 스타일, 패션의 메카 등이다.
네 번째로는 인구, 소득, 종교 등 국경을 초월한 소비 특성을 기준으로 넥스트차이나 시장을 분석하여 부유층과 상위 중산층, 10대와 20대, 무슬림 등 유망 '초국가 소비자' 시장을 발굴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무슬림 시장에 대해 패션의 특징부터 커피를 접대하는 순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를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외에도 넥스트차이나 기업이 무서운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와 대표 기업을 소개하고 우리 기업이 신흥 기업 부상의 위협에 대비하면서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한다.
넥스트차이나 공략을 위한 7가지 전략
넥스트차이나 시장은 다양한 국가로 구성된 만큼 까다로운 시장이다. 최빈국에서 빠른 산업화를 이루었고 이미 신흥국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다소 손쉽게 볼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시각에 경각심을 갖게 하고 넥스트차이나 시장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철저한 이해와 차별화된 특화전략, 그리고 상생의 정신으로 무장한 뒤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다림의 미학’으로 승부하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넥스트차이나 시장 공략을 위해 제안하는 7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새로운 수요층을 발굴ㆍ공략하라
: 부유층과 상위 중산층, 10대와 20대, 무슬림 등 5대 신수요층에 주목하라.
2 현지에서 다시 시작하라
: 본사에 앉아 보고서를 읽고 만든 제품으론 성공할 수 없다.
현지인이 원하는 기능과 가치로, 원점에서 제품을 설계하라.
3 성장하는 도시에서 기회를 선점하라
: 소득과 지역의 다양함이 공존하는 신흥국에서는 도시를 진입의 교두보로 활용하라.
4 복합형 진출전략을 모색하라
: 부족한 인프라와 산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발전에 필요한 각종 요소들을 묶어서 공급하라.
5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하라
: 수익 관점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지화와 사업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6 현지 기업과 제휴하라
: 전략적 제휴와 M&A 등으로 현지 기업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성장하는 시장에 재빨리 올라타라.
7 잠재된 리스크에 대비하라
: 정치적 불안정과 급등하는 인건비까지 신흥국일수록 더욱 다양한 리스크를 수시로 점검하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아직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든 위기는 결국 해결된다는 말이 있듯이 언젠간 찾게 될 해결의 실마리는 선진시장보다는 신흥시장이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넥스트차이나 시장은 곧 글로벌기업의 각축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며 한국경제 또한 도약대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한국 기업이 한 번 더 도약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