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자>, <백설공주>, <라푼첼>, <헨젤과 그레텔>.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익숙한 동화의 제목이자 오늘날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형태로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독일의 유명한 학자이자 작가인 '그림 형제'가 약200년 전 수집했던 이야기들이 원작이라는 점이다.
그림 형제는 유럽 지역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들 속에서 인간적인 심성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노력했고, 이들의 노력으로 이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총 210편의 원작(Original)을 통해 인간 본성의 여러 가지 모습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림 형제는 ‘독일적인 것’에 대한 열정으로 각 지역들의 다양한 민담을 수집하여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812년 초판을 출간했다. (그림 형제의 창작물이 아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대상 독자는 어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한 것이다. 낭만주의 동화가 지닌 허황된 내용과는 대조적으로, 여기에 실린 210편의 이야기(몇몇은 인쇄된 자료에서 얻은 것이지만 대부분은 구전된 것)는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람들의 영혼, 상상력, 신념을 전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구사하는 단어와 방식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 - 잔인, 탐욕, 질투, 우정, 사랑, 신뢰, 배신 등 -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형제의 뛰어난 점은 옛날이야기의 민담적 성격을 바꾸지 않고서도 읽기 쉬운 형태로 만든 데 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타났다.
첫째, 이 책은 독일을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 널리 보급되어 지금은 7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둘째, 민담 수집의 모범 사례가 되어 후세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영국의 조셉 제이콥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아파나셰프 등) 셋째, 그림 형제가 각 이야기에 붙인 주석은 다른 연구논문들과 더불어 민간설화학, 더 나아가 민속학 연구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초판 발행 후 20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야기들. 이 책에는 그림 형제가 수집한 전편(210편)이 원작 그대로 담겨 있으며, 더불어 아서 래컴, 월터 크레인 등 여러 삽화가들의 다양한 삽화들이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