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rcular Staircase (나선 계단의 비밀)은 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Mary Roberts Reinhart) 의 대표작이며 데뷰작으로 1인칭 추리 소설의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미국의 Agatha Christie라고 불리었던 적이 있고 아직도 본토인 미국에서는 많이 읽히는 작가이다. 물론 Agatha Christie 나 Dorothy Sayers가 워낙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그 비교 자체가 무리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Reinhart나 Patricia Wentworth가 상대적으로 약간 저평가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추리소설로는 너무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사건이 펼쳐지기 때문에 근래의 미스터리 소설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로 hard-boiled에 익숙한 독자는 이 작품이 너무 여성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매우 부드러운, cozy mystery이다.
The Circular Staircase는 여러 차례 영화화 되고 Broadway에도 올려진 적이 있었으나 한국 독자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작품이다. 또한 한 페이지 넘길 때 마다 위스키 한잔 씩 들이키는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나 도시와 섬 전체를 말아먹는 대실 해밋(Dashiell Hammett)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라디오, 인터넷, TV도 없던 100여년 전의 작품인데도 우리에게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당시의 작품으로서는 매우 전개가 빠르고 결코 지루하지 않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문제의 단서들을 놓치기 쉽다.
아무튼 여전히 읽어 볼 만 하고 재미도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고 숨겨진 추리 명작 중의 하나이다.
흠을 얘기하자면 당시의 시대상황이겠지만 인종주의적 편견이 서슴치 않고 몇 군데 드러나있다는 사실인데 (종종 이것이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하여 작품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Rinehart는 당시에는 드물게 1차 세계대전에 여성 취재원으로 유럽에 특파된 후 돌아와 오히려 인디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정도로 견해가 바뀌었다고 한다.
그녀의 또 다른 미스터리 소설 ‘Bat’는 “Batman’을 창작하는 아이디어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