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돌아오고 싶어지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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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주주들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CH그룹 후계자 차원우.
투표만 했다하면 온갖 랭킹을 휩쓰는 미남 배우 강시헌.
팬들의 축복 속에 결혼한 두 사람은 신혼 2년 만에 갑자기 이혼을 발표하며 충격을 안긴다.
그리고 양측 모두 구체적인 이혼 사유에 대해선 함구하는데….
“이혼한 사이에도 밥 한 번 정도는 먹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한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거야.”
“네 번 다섯 번도 괜찮아, 나는.”
“기왕 괜찮을 거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괜찮아 줄래? 애인을 사귀든가.”
그 순간 웃고 있던 게 거짓이었던 것처럼 차원우의 안색이 싸늘하게 식어 갔다. 차갑게 굳은 표정만큼이나 서늘한 음성이 녀석에게서 흘러나왔다.
“형, 다른 사람 생겼어?”
그런 보고는 못 들었는데. 낮게 덧붙인 차원우의 입매는 일자로 굳어 있었다.
진한 눈썹 아래로 어두워진 눈동자가 얼굴을 집요하게 훑기 시작했다. 시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면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꼭꼭 씹어 삼켜, 하나하나 분해하고, 진위를 파헤치겠다는 눈빛. 시헌은 그 검고 끈질긴 눈동자를 피하지 않으며 대답했다.
“생기든 말든, 서로 관심 끄고 살자. 네가 이혼은 처음이라서 모르나 본데, 이혼은 원래 그런 거야. 너랑 내가 남남이 되는 거라고. 사생활에 간섭할 이유도, 자격도 없어지는 거. 이해했어?”
“…….”
“너랑 나는 이제 서로한테 무관한 존재로 남자.”
성공적인 이혼이란 그런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