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정이찬(25) 탑이어 아이돌 엔터스의 리더. 190cm의 거구이며(자주 키 내려치기를 함), 의문의 대저택에서 거주 중. 남주현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사망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1년째 활동을 중단한 채,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우연히 찾은 실마리이자 사고의 목격자인 강예준에게 기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무심하고 건조한 성격이지만, 누구보다 살벌하게 다정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인물. 처음엔 강예준과 더럽게 엮인 줄 알았는데, 자꾸만 퍼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너한테 차 한 대 준다고, 내 재산이 줄진 않아.”
* 수: 강예준/남주현(25)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아이돌 그룹 엔터스의 메인 보컬(이었음). 183cm의 맑고 깨끗한 피부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잘생쁨 그 자체. 뜻밖의 사고를 당해 죽었다가 1년 후 F급 발연기 배우인 강예준의 몸에 조건부로 빙의한다. 총 보유 자산 15,000원, 현재 빚 5억. 3년 안에 남우주연상을 받지 못하면 다시 저승행. 그러나 죽으란 법은 없는지, 5억을 빌려줄 테니 840개월 분할 상환하라는 귀인이 나타났다. 다 가진 남자 겸 죽기 전 팀 멤버이자 절친이었던 정이찬이었다. ‘누워서 봐도, 잘생겼네…… 쩝.’
* 이럴 때 보세요 : 외모, 재능, 무력, 재력까지 겸비한 츤데레의 끝판왕 공, 쟤 안에 사람 있는 거 아닌가 싶은 정체불명 시스템, 그리고 죽지 않으려면 남우주연상을 받아야 하는 전생 아이돌 수의 눈물겨운 폐급 배우 탈출기를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모든 게 밝혀지면…… 정이찬은 자신을 증오할지도 몰랐다. 앞으로 함께 있거나, 마주 보고 웃고 떠드는 것도 불가능하겠지? 순간 답답함과 초조함, 그리고 섭섭함까지,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뭐가 됐든 정이찬에게는 이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이돌이 폐급 배우로 지정되었습니다
작품 정보
[시스템]
강예준 님 반갑습니다.
2XX5년 9월 1일. 새로운 몸으로 세팅되었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1년. 전 엔터스 멤버 남주현은 강예준의 몸에서 눈을 뜬다.
되돌릴 수 없는 남주현의 죽음에 연연하는 대신, 새로 주어진 강예준으로서 새로운 목표를 이루려 하지만 현실은 냉혹 그 자체.
몸의 주인이 진 빚 5억 때문에 수상한 자들에게 팔려 갈 처지가 된 순간, 낯설지 않은 구원자가 나타난다.
前 같은 그룹 멤버이자, 現 은인 정이찬의 집에서 하숙하게 된 예준은, ‘시스템’의 도움으로 3년의 유예 기간 동안 달성해야 할 미션을 하나씩 수행한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이찬과 예준은, 그저 같은 팀 멤버이자 절친이었던 과거와 달라진, 상대를 향한 제 마음의 이상 조짐을 깨닫는데...
‘이 쿵쾅거림은 뭐지?’
속이 시끄러웠다.
그래, 이건 부정맥이다.
결국 빙의의 끝은……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가 아니라, 부정맥 엔딩인 것이다.
‘그래도 상대가 남자는 아니지.’
* 본문발췌
강예준이 남주현의 교통사고와 관련돼 있음은 명백했다. 조만간 아슬아슬한 ‘특별 대우’의 장르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었다.
균태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어쩔 거야?”
“뭘?”
“강예준.”
“가까이 둬야지.”
이찬이 시원스레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얼핏 로맨틱한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살벌한 경고처럼 들렸다.
만약 남주현의 사고와 강예준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균태의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가까이 둔다는 말은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애가 해맑던데, 너무 몰아세우진 말고.”
“걱정 마, 나 성질 많이 죽었으니까.”
균태가 헛웃음을 내뱉었다.
네 성질머리는 죽을 리가 없을 텐데? 그리고 그런 말은 생각으로 넣어 두렴.
“그리고, 형.”
“……어, 왜?”
“낯짝에 속지 마. 그 새끼도 정상은 아니야.”
이찬이 관자놀이 쪽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눈이 돌아 있어.”라고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어…… 그래…… 그렇구나…… 돌았구나…….”
균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특별 대우’의 장르가 변경된다면, 아마도 사이코 스릴러겠지?
‘눈이 돌아 있는 둘이서 잘 좀 해결해 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