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 한스(김현수). 28세 대한민국 평범한 직장인이었으나, 어느 퇴근길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져 깨어나 보니 해적선에 타고 있었다. 한데 이 해적선, 뭔가 이상하다. 분명히 해적들인데, 어딜 보나 훌륭한 떡대를 자랑하는 바다의 거친 사나이들인데, 왜 남색을 추구하지? 죄송합니다만, 이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요.
* 수 : 비에르 호모(Biel-homo)호 해적단 다수 미구엘 : 비에르 해적단의 전투조원. 구릿빛 피부를 가진 미청년이자 일단 주먹부터 나가고 보는 성질머리의 소유자. 에디 : 베이르 해적단 선장인 자레드의 이복동생. 형을 죽이려 비에르 호모호에 올랐다가 한스를 만나고 숨겨온 취향에 눈을 뜸. 줄리안 : 전투조의 에이스이자 금발벽안의 미남자. 속을 알 수 없는 타입이나 한스에게는 늘 친절하며 그의 조력자가 됨. 자레드 : 비에르 해적단의 선장.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성정을 가졌을 법한 외모지만, 남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음. 조 : 전투조원. 2미터 가까이 되는 키를 가진 거구의 라틴계 미남. 곱슬머리에 히피 같은 외모지만 문란함으로는 해적단 내 1등. 그 외 기타등등.
* 이럴 때 보세요 : 평범함에서 플러스마이너스 1도 용납하지 않는 김현수가, 이세계 해적단의 한스가 되어 따뜻한 거시기, 아니 따듯한 마음으로 미남 해적들을 모조리 후려버리는 일공다수 작품을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둘이 뭐 하는 거야? 아, 설마 섹스 중?”
해적단의 은밀한 문화에 길들여져버린 건에 대하여
작품 정보
“너 내 XX가 돼라!”
해적에게 이런 말을 들었을 때 ‘XX’ 안에 들어갈 올바른 정답은?
모두가 예상하는 그 답이 한스(김현수. 28세. 맨홀에 빠져 이세계 해적선에서 깨어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건 이 해적선의 이름부터가 글러먹어서가 아닐까?
비에르 호모(Biel-homo)호.
비엘(biel). 가브리엘(Gabriel)이라는 단어에서 파생한 ‘신의, 신에 의한’이라는 뜻에, 라틴어로 호모(homo). 다시 말해 신의 사람이라는 웅장하고도 성스러운 의미를 가졌단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해적선에 떨어져 빌어먹을 남색가 해적단원들에게 소중한 것이 노려지는 한스에게는 아무리 봐도 성(性)스러운 의미로 들리고 보일 뿐이다.
이 정신 나간 남색가들이 분명 이 세계의 평균이 아닐 거야. 그냥 이 해적선에 탄 놈들이 비정상일 뿐이겠지.
그래서 일단 비에르 호모호에서 내려 제가 살던 세상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스는 몰랐다. 여기는 평범한 인간 남자라면 쓸 일 없을 뒤쪽도 닳도록 쓰는 남색에 미친 놈들이 널린 세계였다는 걸.
그리고 그 미친놈들이 그의 소중한 부분을 공공재처럼 공유하며 앞을 다투어 엉덩이를 들이대리란 것도...
* 본문발췌
나는 총 맞아 죽을 각오로 입을 열었다.
“전 남자랑 잘 생각 없습니다. 깔릴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왜 없는데?”
“남자가 싫으니까요.”
“참 나, 누가 사귀재? 잠만 자자는 거지.”
“그게 더 싫어요.”
“한스 저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거 처음 봐. 포기해야겠는데, 미구엘? 네가 깔리는 쪽이 되지 않고서야.”
“웩, 꺼져. 차라리 밀로 녀석한테 박고 말지.”
정석적 내로남불을 시전한 미구엘이 토하는 시늉을 하며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쳤다.
찌푸린 미간과 날 내려다보는 눈빛에서 미묘하게 자신감이 느껴졌다. 실은 자세부터가 이미 그렇긴 하다. ‘니가 감히 날 깔겠다고?’ 약간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정정한다. 실제로 말했다.
촤악, 미구엘이 예고 없이 욕탕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아랫도리에 덮어 둔 수건이 사라졌다. 가려져 있던 아래가 드러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니들 눈으로 좀 보고 지껄여.”
“…….”
“감히 이 배에서 누가 날 깔 수 있다는 거야? 실좆들 주제에.”
왜 그때는 몰랐을까. 미구엘의 고구마는 조의 것에 못지않게 훌륭한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덩치가 더 작아서인지 말이 안 될 정도로 우람해 보였다.
‘조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저건 그냥 괴물이잖아.’
나는 물속으로 내 팔목을 만지작거렸다. 진심으로 비슷할 것 같았다.
“뭘 그렇게 봐? 막상 보니까 거부한 게 후회되나 보지?”
“아니, 오히려 잘했다는 표정 같아.”
“정확해요.”
“쳇! 고자 새끼들 같으니.”
미구엘은 툴툴거리며 허리에 얹었던 손을 내렸다. 그러나 도로 자리에 앉지는 않았다.
텁, 물속에서 나온 손이 촉촉하게 젖은 고구마를 쥐었다. 미구엘의 눈이 짐승의 그것처럼 번뜩였다.
줄리안은 자신의 손안에서 부피를 키워 가는 성기를 주무르며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꼭 넣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
나는 다시 한번 손을 앞으로 모았다. 구릿빛 피부의 미청년과 금발의 미남자가 입맛을 다시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왜 나한테 지랄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