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슬러(공): 공포게임 [마지막 그림자]에서 만난 미스테리한 존재. 잘생긴 얼굴에, 게임이 시작할 때부터 캐시템으로 온몸을 치장하여 가난한 유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우연히 만난 여우에게 반해 여우의 주인을 자처한다. * 여우림(수): 프로게이머. 공포게임의 알파테스터로 참여했다. 우승을 향해 달려가던 어느날, 힘겹게 발견한 SSS급 희귀 캐시템에서 나온 펫 '북극여우'에 빙의되어 버렸다.
* 이럴 때 보세요: 어느날 난데없이 아기 북극여우가 되어 버린 수가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잊고 분홍 뱃살을 출렁이며 게임 속 모든 존재들에게 사랑받는 내용을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그가 갑자기 다가와 스리슬쩍 내 냄새를 맡았다. 나도 은근하게 남자의 냄새를 맡았다.
공포게임에 빙의했는데 북극여우라니요?
작품 정보
여러 생존 퀘스트를 통해 살아남은 최후의 1인만이 그림자 성을 탈출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의 공포게임 '마지막 그림자'.
알파 테스터로 이 게임에 참여한 프로게이머 여우림은, 랜덤 알에서 '북극여우' 펫을 깐 후 정말 그 '북극여우'에 빙의되어 버린다.
"날 보고 도망치지 않은 여우는 네가 처음이야."
우연히 마주친 캐빨 쩌는 유저 캐슬러에게 여우줍 당해 버리는데! 다른 유저들과는 차원이 다른 얼굴에 온몸을 휘감은 캐시템까지... 수발드는 솜씨마저 심상치 않다.
“나 지금 네 귓구멍에 들어간 물 닦아주고 있어. 네 죽은 주인은 안 했을 짓이지.”
“왜, 아기 여우. 넌 이게 마음에 들어? 근데 기저귀랑 푸딩 넣을 공간이 빈약해. 안쪽도 매쉬 소재라 여린 네 뱃살이 쓸려 따가울 수 있어.”
그냥 진짜 여우인척하며 캐슬러의 덕을 보던 어느날, 그들의 관계가 달라지는데....
[커플탭] : 당신의 짝이 짝짓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너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아기 천사라 말해도 잘 모를 거라 생각해. 하지만 인간에게는 욕구라는 게 있어. 그 쭉정이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꽃여우."
[본문 발췌]
[시스템] : 모든 존재들이 당신을 어여삐 여깁니다. 존재들이 당신의 춤을 보고 싶어 합니다.
“아기 여우가 춤춥니다! 모두 주목해 주세요!”
나는 바뀐 음악에 맞추어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었다. 그리고 앞발을 찍고 찍으며 펌프질을 하듯 현란한 동작을 선보였다.
분위기를 이어 헤드스핀을 하려고 했지만 주제 파악이 덜 된 동작이었다. 의도와는 다르게 고꾸라진 몸에 반동이 붙어 그대로 뱃살 스핀이 선보여지자, 최고의 찬사가 쏟아졌다. 앞발 뒷발을 몇 번 흔들었을 뿐인데 2분짜리 음악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박수를 치는 무리 사이로 나를 빤히 바라보는 캐슬러가 보였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
“야, 아기 여우. 너도 이 성에서 나가고 싶냐?”
내 뺨께를 매만지던 손이 묻어 있던 우유를 자연스레 닦아주었다.
왜 저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얘가 게임을 하는 건지, 과몰입을 하는 건지.
“나가기 싫으면 한 번 팔짝 뛰고, 나가고 싶으면 두 번 뛰어.”
냥?
알아듣지 못하는 척 갸웃거렸다. 그러자 캐슬러가 내 앞다리를 쭈욱 끌어잡아 제 품 안에 넣었다.
“역시 너는 내 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