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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고 얼마동안은 단순히 아이들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로만 느껴졌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가고 조금씩 실마리가 풀릴수록 이게 다가 아님을 알게 된다. 절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건의 마무리와 이후까지 집중해서 읽게 되는 작품.
1990년대, 도쿄 근교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단순한 ‘아이들의 실종’이라는 사건을 기묘하고도 정교한 퍼즐로 그려낸다. 밀실과도 같은 공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치려는 어른들의 이야기. 이 대립 구조는 단순히 ‘지혜 대결’에 머무르지 않고, 책임과 진실, 그리고 언론의 윤리까지 깊게 파고든다. 사건의 핵심에 있는 초등학생들은 단순한 피해자나 장난꾸러기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트릭을 만들어내고, 어른들을 상대로 ‘실종극’을 펼치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우리 손으로 여름방학을 되찾지 않을래?"라는 문장 하나에 담긴 의미는 생각보다 무겁고 날카롭다. 그것은 단순한 동심의 외침이 아닌, 외면된 진실을 향한 저항이다. 기자의 시점으로 서서히 밝혀지는 진상도 흥미롭다. 주인공 사루와타리는 초보 편집자답게 실수를 반복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진실’이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저널리즘에 대한 성찰까지 아우른다. 또한, 작품은 ‘잔혹한 범죄’ 없이도 얼마나 정교한 미스터리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피 한 방울 튀기지 않고도 끝까지 독자의 호기심을 잡아끄는 이 이야기는, 특히 ‘트릭’ 자체보다 그 이면의 인간적인 이유를 강조함으로써 더욱 강한 여운을 남긴다. 복잡하게 얽힌 사건과 진실, 그리고 마지막 후일담까지 정갈하게 정리되는 결말은 ‘잘 짜인 미스터리’가 주는 깊은 만족감을 안겨준다. 또한, 레트로한 여름의 분위기와 시대적 배경이 더해져 마치 한 편의 정감 있는 일본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도 느껴진다.
되찾고자 하는 대상. "여름"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연쇄실종사건의 진실. 월간 우리가와 신입기자 사루와타리의 시선. 그는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의 기억 덕분에 아이들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20년 후 그는... 등장인물들의 미래 모습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소설.
귀엽고 즐겁고 일본 소설의 진미 기나긴 자세한 설명도 깔끔하고 ㅎㅎㅎ
완벽한 작품입니다. 어린시절 향수가 물씬 느껴지는 감성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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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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