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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의 각인작품 소개

<집착의 각인> “요즘 섹스가 좀 지루하다.”
“그럼 기구라도 사용해 보시든지요.”
“그건 벌써 해 봤지. 그런데도 별로 흥이 안 나.”
“둘이 하는 게 지루하면 셋이서 해 보든가요.”

지환이 매일 상대를 바꿔 가며 정사를 나누는 걸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럴 자격도 없었고.
어차피 제 것이 될 일이 없으니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데 지환은 한참을 아무 말이 없더니 이내 하영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런 거라면 난, 하영이 네가 같이 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순간, 등줄기가 오싹하더니 소름이 돋았다.

“너 지금…….”

침착함을 유지하던 하영의 손이 조금씩 떨려 오기 시작했다.
지금 나보고 뭘 하라고?
차마 뒤돌아서 지환을 바라볼 생각도 들지 않았다.

“싫어. 못 해. 안 해.”

하영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명백한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환의 고집도 만만치 않았다.

“같이 침대 위에서 뒹굴자고 하진 않을게. 넌 어차피 베타니까.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안 되겠어?”

‘어차피 베타니까.’

그 말이 하영의 가슴을 할퀴고 지나갔다. 그 어떤 말보다 자신을 잔인하게 밀어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하영은 지환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닿아 있는 이 순간이 너무도 좋기만 한 걸 어쩌면 좋을까.
부드럽게 부탁해 오는 지환도 이미 알고 있겠지. 결국, 하영이 지환이 원하는 대로 해 줄 것이라는걸.

참으로 잔인하다. 너라는 남자가.
참으로 끔찍하다. 너를 사랑하는 내가.

“……난 보기만 할 거야.”

그렇게 일그러진 관계는 시작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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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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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레드테일
미래보다 현재를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목차

프롤로그
1. 사모할 연(戀)
2. 중독과 오해
3. End & And
4. 허상
5. 둘만의 비밀
6. 우화(羽化)
7. 나, 너,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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