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분야: 현대소설
* 작품 키워드: 동거 첫사랑 소유욕 짝사랑 전문직로맨스 동정남 순정남 우연한만남 힐링로맨스 트라우마
* 남자주인공: 문지혁- 용 피부클리닉 원장. 15년 전 화재사건으로 만난 여주인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순정파이며 15년간 몰래 여주인공 곁을 맴돌며 지키고 있는 남자
* 여자주인공: 강해리- 엘레강스 디자이너.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여자
* 이럴 때 보세요: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울 때
* 공감글귀
1997년 8월 15일 이후로 넌 나의 길이었어. 그날부터 난 너를 향해 죽 걸어가고 있었다.
개정판 | 닥터 용, 나의 키다리 아저씨
작품 정보
친구와 애인이 어떻게 다른지 가르쳐 줄까요?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밤.
치기에 해 버린 이웃집 남자와의 장난스러운 키스가 몰고 온 환혹!
국내 유명 속옷 브랜드 〈엘레강스〉의 실력파 디자이너 강해리
피부과 전문의 닥터 용.
그 남자의 숨 막히는 눈빛에 사로잡히다!
▶잠깐 맛보기
아 아, 좀 더…….
입술을 벌리고 그의 혀가 다시 입 속으로 들어와 감미롭게 휘저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데, 별안간 그가 심술궂게 슬그머니 입술을 떼 버렸다. 그 바람에 해리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금붕어처럼 메마른 입술을 벙긋거려야 했다. 마치 애를 태우듯 지혁은 그런 해리에게 입술을 갖다 붙일 듯 말 듯하고서는 더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나랑 이제부터 애인 합시다.”
낮은 속삭임이 해리의 귓바퀴를 쓸고 갔다. 이상야릇한 전율이 등골을 주르륵 미끄러져 흘렀다. 해리는 달팽이처럼 어깨를 움찔거리며 힘겹게 입술을 벙긋거렸다.
“하, 그건 곤란…….”
“곤란? 미치게 이 입술이 생각나…….”
“흐아. 우린 겨우, 어제 알게 된…….”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
더 이상 말을 못하게 지혁이 해리의 입술을 문 채로 또다시 낮게 속삭였다.
“그, 그만…….”
해리는 지혁의 입술을 피해 고개를 이리저리 뒤로 젖히며 웅얼거렸다. 이미 머리카락은 찰랑거리며 바닥에 닿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건 질문에 대한 옳은 대답이 아니지.”
마치 여차하면 바닥에 드러눕힐 것만 같은 기세로 지혁이 그녀의 목덜미에 고개를 푹 파묻으며 달뜨게 속삭였다.
해리는 지혁을 떠밀어 내기 위해 감고 있던 그의 목에서 팔을 풀어 봤지만 몸 위로 쏟아지는 남자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기껏 허공에다 대고 팔을 허우적거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해리가 지혁의 입술을 피하면 피할수록 바닥과 그녀의 등의 간격은 점점 더 좁아졌고, 그의 상체는 덮칠 듯 그녀의 젖가슴과 바짝 더 밀착되어지고 있었다.
“하아. 잠깐만.”
거의 드러눕혀지기 일보 직전에서 해리는 다시금 숨 가쁜 발악을 하듯 지혁을 보았다. 불꽃이 타닥타닥 소리 날 것만 같이 이글거리는 눈길로 그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가 거칠게 숨을 몰아쉴 때마다 윗단추가 두세 개 끌러진 셔츠 깃 새로 암벽처럼 탄탄한 가슴이 덩달아 씰룩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해리는 숨이 차 와 입술을 빨아 가며 웅얼거렸다.
“그렇게 되면 우린, 하아. 더 이상 친구도, 이웃사촌도 곤란할 거…….”
“애인 하면 돼.”
자르듯, 지혁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금 환혹적으로 속삭였다. 그가 자신의 살갗을 핥아 대는 소리로 해리는 귓속이 멍해질 지경이었다. 거부해야 하는데, 그것은 희미하게 꺼져 가는 이성의 소리 없는 아우성일 뿐, 몸은 이미 속절없이 그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
그의 자극을 갈구하는 지독한 본능이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나른하게 사지가 풀렸고 영혼은 아득히 흐트러져 갔다. 그때 별안간 지혁의 다른 손이 그녀의 허리 아래쪽으로 천천히 미끄러져 가는 것이었다.
* 이 전자책은 2012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나의 키다리 아저씨, 닥터 용〉의 개정판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