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하던 여동생의 결혼을 목전에 둔 니콜로. 뭐든지 최고로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돈을 퍼부으며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동생이 들러리로 데리고 온 여자를 보고 그는 경악하고 만다. 가장 친한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 여자가 바로 고등학교 때부터 동생과 같이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던 알라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니콜로에게는 과거 알라나가 미성년자인 줄 모르고 꼬시려 했던, 잊고 싶은 기억마저 있었는데….
미안, 옷 입은 당신을 알아볼 수가 없었소…
▶ 책 속에서
“대체 왜 이러는 거죠?”
“신부 오빠가 신부 들러리하고 한 곡 추는 건 관습 아니오? 더구나 우린 둘 다 싱글인데.”
“내가 싱글이라고 말한 기억은 없는데요.”
“싱글이 아니라 해도 싱글이나 마찬가지지. 당신의 반응을 보면 오랫동안 남자 손길이 닿지 않은 여자 같으니까.”
알라나는 아니라고 매섭게 쏘아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니콜로의 말이 옳았으니까.
“당신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군요. 왜 굳이 나와 춤을 추면서 조롱을 하는지, 왜 내 비위를 긁으려 애쓰는 건지도.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러니까 더더욱 모르겠어요.”
“좋아하지 않는다고 욕망까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 욕망을 느끼는 데에 꼭 호감이 필요한 건 아니오. 오히려 호감 없이 욕망이 더욱 자라는 수가 있소.”
니콜로가 알라나를 더 바싹 끌어안았다.
“남녀 사이에 적개심이 불탈 때 섹스가 더욱 자극적일 수 있다는 걸 모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