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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초야를 경험하다작품 소개

<린, 초야를 경험하다> 린은 올해로 열여덟, 이곳에서는 몰라도 자신의 세계에서는 사내와 합방을 하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더욱이 처음이었다. 린은 빨리 자신의 처지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심장만 더 두근거릴 뿐이었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을까?
‘이 육신은 단지 영혼이 담긴 그릇에 불과하다. 내가 고작 열여덟 살이지만 이곳에서는 열여덟이면 혼기 꽉 찬 나이이니,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 무엇보다도 언제 돌아갈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어?’
린은 갖가지 변명을 끌어들인 다음에야 옷고름을 풀려는 그의 손을 잡았던 손을 내려놓았다.
사내임에도 지명의 도플갱어의 한복 차림은 섹시했다. 심지어 곤룡포를 입고 있어도 색기가 돌았다.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야수처럼 더없이 사내답다가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그 얼굴에 어떤 빛이 어리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해지는 얼굴, 몸, 그리고 특히 저 입술. 린은 그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전하, 불을 꺼 주십시오.”
재는 상체를 일으켜 촛불을 끄고, 그녀의 옷고름을 풀고 고개를 숙였다. 입술을 누르고 혀를 깊이 밀어 넣어 부드럽게 그녀의 혀를 어루만졌다.
그런데 지명과 한 키스의 감촉과 너무나도 같아서 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숨결도 마찬가지였다. 입안을 탐닉하는 숨결이 재의 것인지, 지명의 것인지 도무지 가늠할 길이 없어 혼란스러웠다.


출판사 서평

<본문 중에서>

“자네 이름이 최대식이라지?”
린은 가다 말고 몸을 돌려 그에게 물었다.
“그러하옵니다, 마마.”
정말 웃긴 이름이야. 대식이 뭐니, 대식이. 얼마나 처먹기에 이름이 대식이야?
속으로 말하며 린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최 봉사가 아닌 뒤따르던 상궁나인들이 대경실색을 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최 봉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근데 왜 자네는 매번 책을 짊어지고 다니시는 겐가?”
“…….”
“지금 한창…….”
조선 시대에서는 조정 회의를 뭐라고 하지? 윤대? 그건 아닌가? 아, 골치 아파.
“바쁠 시간이 아닌가?”
대충 얼버무려 말을 했다.
“소신은 그곳에 참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왜 그런가?”
“소신은 서얼이옵니다.”
“서얼?”
서얼은 또 뭐지?
“그러하옵니다.”
“최 봉사, 그대는…….”
공무원 시험을 뭐라고 하지? 아, 과거.
“과거를 보고 당당히 등용되지 않았나?”
“그러하옵니다.”
“그런데 공무원…… 과거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인재에게 서책만 나르라 한단 말인가?”
“…….”
“중전 마마.”
한 상궁이 그녀의 앞에 나섰다. 린은 무심히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안절부절못한 채 어쩔 줄 몰라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처소로 돌아가셔야 하옵니다.”
아, 더 이상 찬성, 아니 최 봉사와 말을 섞지 말라는 뜻일 테지.
“알겠네.”
린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수고하게.”
“망극하옵니다.”
최 봉사가 옆으로 비켜섰다. 린은 그에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발걸음을 떼었다.
“한 상궁.”
린은 가다 말고 어깨너머로 상궁을 불렀다.
“네, 마마.”
“서얼이 뭔가?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한 번 죽었다 깨어났더니 잊어버린 말들이 종종 있어서 말이네.”
“서자를 말하옵니다.”
“서자?”
“첩실의 자식이옵니다.”
린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한 상궁이 말을 덧붙였다.
“아…….”
그러니까 찬성, 아니 최 봉사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최 봉사를 낳았다는 뜻이네. 이 세상 남정네들은 하나같이 왜 이 모양이야?
“빌어먹을.”
“마마?”
“아, 아니네. 그만 가세.”
“마마.”
“왜 그러나?”
“마마께오서는 이 나라의 국모이시옵니다.”
말이 난 김에 내처 할 말은 해야겠다는 표정으로 한 상궁이 그녀를 보았다.
“그걸 누가 모르나?”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끝도 없는 잔소리. 그게 바로 한 상궁이 교태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일이었다. 린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만백성의 어버이시니 지켜야 할 것은 지키셔야…….”
“만백성의 어버이인 내가 내 자식에게 고충을 묻는 것이 잘못되었는가?”
“아, 그건…….”
“내가 이 나라의 어머니면 최 봉사는 내 자식인 게야.”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그저 내 자식이 저리 힘들게 넓은 궁을 뛰어다니려고 그 어려운 과거시험을 치르진 않았을 텐데 싶어 마음이 쓰였던 것뿐이야.”
“네, 마마. 알아들었나이다.”
“또 오늘 일로 이러쿵저러쿵 요상한 말을 찧어댄다면 내 좌시하지 않을 테니 다들 그리 알라.”
린은 자신을 뒤따르던 상궁나인들을 사납게 돌아보았다. 그날 일 역시 저들 중 하나가 입방정을 떨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들만 있는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 재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명 받자옵니다.”
일제히 고개를 조아렸지만 린은 저들을 믿지 않았다. 원래 소문이라는 게 이렇게 시작된다. 너만 알고 있어, 블라블라. 또다시 너만 알고 있어, 블라블라. 결국 눈덩이처럼 커진 말이 태산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은 지금이나 미래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재가 지밀나인과 그렇고 그런 썸을 탄다는 말만 들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바빠서 교태전에 발걸음조차 하지 못한다던 재가 후원에서 지밀나인과 시시덕거리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 모든 것이 저들의 탓도 아닌데 린은 못마땅함을 드러내며 상궁나인들을 쏘아보다가 몸을 획 돌렸다.


저자 프로필

이현서

2015.01.1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이현서

늘, 바라기는 마음을 감동시키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출간작 :

[고양이가 경계하는 이유]
[수상한 동거인]

목차

Ⅰ.
Ⅱ.
Ⅲ.
Ⅳ.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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