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의 성공신화 뒤에는 긴 역사가 있다!”
daum 이택경부터 카카오톡 김범수까지, 성공 창업가 8인의 인터뷰
성공한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책은 이 단순한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창업을 꿈꾸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갖는 의문. 출발은 명쾌했으나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를 띄운 청년은 직접 그 답을 구하기 위해 대한민국 대표 성공 창업가들을 찾아 나선다. 함께 의기투합한 이들은 서울대학교 학생벤처네트워크. 8명의 이 재기발랄한 청년들은 최근 25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벤처기업 창업인 8명을 선정한다. 청춘의 힘은 저돌적인 실행력에 있다. 집요한 시도 끝에 수락을 얻어내고 다대일 인터뷰에 돌입한다.
열정충만한 젊은 지성과 국가대표 창업인들의 만남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바로 철저한 예습. 인터뷰이에 대한 확실한 사전조사를 통한 막힘없는 질문은 기업의 역사를 꿰뚫고 개인의 인생사를 관통한다. 어린 시절의 관심사부터 창업 초기의 어려움, 남다른 경쟁력의 원천과 경영철학까지,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순수한 호기심과 송곳 같은 돌직구를 오가는 다양한 질문의 스펙트럼은 인터뷰이의 인간적인 면모와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날선 통찰을 폭넓게 이끌어낸다.
마치 술자리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인생상담을 해주듯, 경험으로 깨친 지혜와 애정 어린 조언이 대화 곳곳에 묻어난다. 가능성과 열정으로 두 눈을 빛내는 청년들 앞에 무장해제되어 시행착오라는 값비싼 수업료로 얻어낸 엑기스를 전수한다.
“대학 전공에 ‘창업실습’을 전공필수 과목으로 넣었으면 합니다. 젊었을 때 창업을 해본 사람은 어떤 게 함정이고 어떤 게 제대로 된 결정인지 판단해서 어이없는 실패로 인생을 망치지는 않을 거예요. 변호사나 의사로 잘나가던 분들도 경영의 기본적인 경험과 지식이 없어서 인생 후반부에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는 경우도 많아요.
학점, 간판, 명함, 지위 그런 건 모두 껍데기 모조품이지요. 그건 진짜 실력과 상관없어요. 그러다가 40대쯤 인생 후반전에 와서 화들짝 깨닫지만 이미 늦은 거죠. 내가 실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뭐 하나 직접 할 줄도 모르고, 심지어 엑셀 문서 하나 쓸 줄 모르는 거예요. 그러나 창업을 해서 내가 가치 있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진짜라고 할 수 있어요.”
(권도균 이니시스&이니텍, 본문 중에서)
성공보다 성장
이 책은 기업의 ‘성공’이 아닌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좌절은 했으나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믿었던,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응축된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벤처기업 히스토리를 담았으나 유명 창업인의 무용담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은 경영 노하우는 때로 너무 솔직해서 친근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PC방이 당구장보다 많이 생기던 때였어요. 사실 그때 저희는 PC방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신입사원이 ‘PC방에서 리니지를 할 수 있게 꼭 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PC방이 뭐냐니까 한 시간에 2000원을 내고 PC를 쓸 수 있는 곳이라기에 우리는 ‘지금 제정신이냐’고 했죠. 왜 굳이 돈을 내고 PC를 쓰냐 싶었던 거죠.
그랬더니 요즘은 당구 치는 것보다 PC방 가서 스타크래프트 하는 게 더 재밌다는 거예요. 때마침 스타크래프트 열풍, 디아블로 열풍이 불었어요. 근데 스타크래프트는 잘 못하는 아저씨들이 있거든요. 그럼 저희 영업사원이 가서 스타크래프트 하다가 마우스 던지고 가시는 분한테 ‘리니지라고 있는데요, 진짜 쉬워요. 마우스 하나로 클릭만 이렇게 하면 돼요.’
이런 식으로 영업해서 리니지를 할 수 있는 PC가 구석에 한 3자리 정도, 그렇게 시작했죠. 그게 조금씩 퍼져나갔어요. PC방 주인 입장에서도 스타크래프트 하는 사람들은 한두 판 하고 가버리지만, 리니지 하는 손님은 밤을 새거든요. 그게 진짜 많이 남는 거기 때문에 점점 더 퍼져나가게 된 거죠.” (송재경 엔씨소프트&엑스엘게임즈, 본문 중에서)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 책은 성공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단순한 인터뷰집에 그치지 않는다. 8명의 대학생이 8명의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그러니 그 결과물은 한 권의 책으로 집약된, 일과 성취에 관한 보고서인 셈이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고, 나를 믿는 것.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 아닌가요? 정말 멋진, 끝내주는 무언가를 만들게 된다면, 그래서 친구들에게 ‘그거 내가 만들었다’고 신이 나서 자랑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일 겁니다. 분명 시작은 작을 것입니다. 실패도 많이 경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고 나를 믿는다면, 나의 집념이 시간의 시험을 견뎌내고 어느 순간 행운을 만나게 된다면 짜릿하고 신나는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마치는 글’에서 청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 그려졌던 초창기 애플의 잡스와 페이스북 주커버그의 총기 가득한 열정이 오버랩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구현해내는 것, 명석한 청년들의 결론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