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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다시 읽는 클래식
SF... F.. C.
arte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SF 페미니즘 클래식 시리즈의 첫선
천재 작가 메리 셸리의 대표작.
영원히 불멸하는 고전, 19세기 고딕소설 최고의 걸작.
“『프랑켄슈타인』은 200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대적 고전이자 원형적인 텍스트다.” _ 이나경
◎ 도서 소개
200년의 시간을 넘어 불멸의 고전이 된 『프랑켄슈타인』
SF 페미니즘 시리즈 SF... F.. C.의 첫 작품
오늘을 다시 읽는 클래식 SF... F.. C. 시리즈에서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이 현대적인 번역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시대를 뛰어넘어 폭넓게 사랑받아 온 이야기이자 19세기 고딕소설의 정점으로 꼽히는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가 불과 18세의 나이에 써 내 자신의 천재를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미친 과학자’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해 낸 ‘괴물’의 운명적인 대립을 그린 이 작품은 그 인물들의 생생함과 이야기의 강렬함으로 무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연극, 영화, 소설, 만화 등 다양한 형태로 차용되고 변주되고 있다.
메리 셸리는 처음에는 익명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발표하지만 1931년 ‘스탠더드 소설 시리즈’라는 새 판본으로 선보이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다. 한때 셸리는 『여성의 권리 옹호』를 쓴 선구적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 또는 당대의 주요 문인이던 윌리엄 고드윈의 딸, 아니면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아내로 수식되기도 했지만,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오롯한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세계문학사에 뚜렷이 남긴다. 처음에 익명으로 출간한 데다 나이 어린 여성의 문학적 재능을 믿지 못해 세간에 『프랑켄슈타인』을 남편 퍼시 비시 셸리가 썼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1931년에 대중적으로 공표하는 한편, 그 후로도 왕성히 글을 써 내며 그와 같은 불신을 일소해 나갔다.
메리 셸리는 평생 부지런히 글을 썼다. 산욕열로 일찍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녀 다섯 중 네 명이 영아기에 사망하는 비극, 1822년에 배 사고로 퍼시 비시 셸리가 익사하는 등 가까운 사람들의 잇단 죽음은 메리를 우울증에 빠뜨리고 작품에도 그늘을 드리웠다. 하지만 퍼시의 미발표 원고를 정리하며 그의 문학적 유산을 전했고, 어머니 울스턴크래프트의 사상을 잇고자 분투했으며, 동시에 작가로서 자신을 펼치며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메리 셸리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로서, 19세기 과학 발전의 눈부신 비전을 본 지식인으로서 그의 삶과 여러 층위에서 연결된다. 『프랑켄슈타인』을 새롭게 옮긴 이나경 번역가는 “프랑스혁명을 중심으로 당시에 일어난 정치적,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상상력과 창조적 능력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으며, 프랑켄슈타인은 그러한 낭만주의적 이상을 대표하는 인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무한할 것만 같던 가능성은, 빅토르가 모든 사람이 외면하는 ‘괴물’을 창조하면서 무참히 깨진다. 당대 낭만주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이상의 좌절과 환멸’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었으며, 프랑켄슈타인은 인류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찬 시대의 종말과 그에 뒤따른 환멸을 보여 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기록자인 월턴 선장의 존재와 프랑켄슈타인이 남기는 경고는 역설적으로 인류에게서 사그라들지 않을 이상의 추구와 진보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가능성과 그 이상의 좌절로부터, 인간이란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 혹은 공포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를 탐색”하고 있으며, “200년의 세월을 넘어 여전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원형적인 텍스트”로서 빛바래지 않는 가치를 지닌다.
비범한 상상력이 낳은 지성의 빛인가,
이름도 부여받지 못한 끔찍한 괴물인가
“삶과 죽음이 내게는 허구의 한계로 느껴졌고, 나는 그것을 최초로 돌파해
우리의 어두운 세상에 빛을 쏟아부어 주어야 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명망 있는 가문의 장자인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활기차고 가족과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사려 깊은 젊은이다. 호기심과 탐구열을 지닌 프랑켄슈타인은 유년 시절 연금술과 같은 고대의 자연 과학 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현대 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다. 과학 기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된 그는 우연한 계기로 생명 원칙을 밝혀내는 연구에 빠져들고, 결국 죽은 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 즉 인간 창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밤낮없이 몰두하여 마침내 인간을 창조해 내지만, 그렇게 깨어난 피조물의 흉측한 모습을 보고는 문득 자신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자각과 함께 공포심에 사로잡혀 그 ‘괴물’을 피해 도망친다. 그렇게 창조물의 존재를 애써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제네바에 있는 동생 윌리엄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프랑켄슈타인은 동생을 죽인 살인자가 자신이 창조한 그 괴물임을 직감하고 고향으로 향한다. 한편 버려진 괴물은 흉물스러운 외양 때문에 인간들로부터 혐오와 분노를 사고, 폭력을 당해 숲속에 숨어 어렵게 생존을 이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은 한 허름한 집의 축사에 숨어들면서 마음이 따듯하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지켜보게 된다. 존재를 숨긴 채 이들을 몰래 도와주고, 어깨너머로 언어를 익히고, 버려진 책을 주워 읽으며 점차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깨우친 그는 인간과 마찬가지의 우정과 애정을 욕망하게 되는데….
★미국 SAT 추천 도서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100’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
오늘을 다시 읽는 클래식
SF... F.. C.
SF는 페미니즘의 고전이며, 페미니즘은 SF의 현재이다. SF... F.. C.가 다루는 작가들은 시대의 최전선에서 가장 창조적인 방법으로 한계에 맞섰다. 숙고하는 이성과 창조하는 상상으로 도래한 미래와 무지의 위험을 그리는 SF 페미니즘 클래식 시리즈.
SF... F.. C.에서는 19세기 영미 문학의 걸작이자 고딕소설의 정점인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과 여성 유토피아 소설의 시초가 된 샬럿 퍼킨스 길먼 『허랜드』를 비롯해, SF 문학의 시원을 보여 주는 마거릿 캐번디시의 『불타는 세계』가 국내 초역으로 소개된다. 이후 페미니즘 SF의 기념비적 작품인 조애나 러스 『여성 인간(The Female Man)』, 탁월한 언어학자이자 뛰어난 페미니즘 SF 작품들을 남긴 수젯 헤이든 엘긴의 대표작 『모어(Native Tongue)』가 각각 국내 초역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책 속에서
게다가 나는 현대 과학철학의 유용성을 경멸했습니다. 과학의 대가들이 불멸과 힘을 추구하던 시절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비록 무용하긴 했지만 그들의 시각은 위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연구자가 바라는 것은 내가 과학에서 주로 흥미를 갖는 것들을 전멸시키는 일뿐인 듯했습니다. 별 가치도 없는 현실을 위해 무한히 위대한 것들에 대한 꿈을 버리라는 것이었죠. -p.65
첫 성공의 열광 속에서 마치 허리케인처럼 나를 밀어붙이던 갖가지 감정을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겁니다. 삶과 죽음이 내게는 허구의 한계로 느껴졌고, 나는 그것을 최초로 돌파해 우리의 어두운 세상에 빛을 쏟아부어 주어야 했습니다. 새로운 종족은 나를 창조주이자 생명의 근원으로 축복할 거라고 여겼습니다. 수많은 행복하고 탁월한 존재들이 내 덕분에 탄생할 것이었습니다. 나는 세상의 그 어떤 아버지보다도 그들의 감사를 온전히 받을 자격을 가질 것이었습니다. -p.73~74
나는 겁에 질려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고 이가 딱딱 부딪혔으며 팔다리가 모두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그때 흐릿하고 노란 달빛이 창의 덧문 사이로 뚫고 들어와 그 저주받을 것ㅡ내가 창조한 불쌍한 괴물이 보였습니다. 그는 침대의 커튼을 들추었고, 그것을 눈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두 눈이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의 턱이 움직였고, 불분명한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미소를 지으니 뺨에 주름이 졌습니다. 그는 말을 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듣지 않았습니다. -p.80~81
모든 인간은 버림받은 자를 증오하지. 그런데 그 어떤 생물보다 더 비참한 내가 어째서 미움받아야 하는가! 나를 창조한 당신도 피조물인 나를,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끊어지는 관계로 당신과 묶인 나를, 증오하고 경멸하지. 당신은 나를 죽이려고 든다. 생명을 어떻게 그렇게 가볍게 다루지? -p.139
나는 불쌍하고, 어쩔 줄 모르는, 비참한 존재였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구분할 줄도 몰랐다. 하지만 사방에서 고통이 침범하는 것을 느끼고 주저앉아서 울었다. -p.146
나는 그들의 완벽한 모습ㅡ우아함, 아름다움, 섬세한 피부를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그러니 투명한 웅덩이에서 내 모습을 보고 얼마나 겁에 질렸던가! 처음에는 거울 같은 수면에 비친 모습이 정녕 나라는 것을 믿지 못해 놀라 뒷걸음질했다. 그러다가 실제로 내가 괴물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을 때 쓰디쓴 실의와 굴욕에 빠졌다. 아아!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 비참한 기형이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다 알지는 못했다. -p.159
하지만 내 친구와 가족은 어디에 있는가? 내 어린 시절을 지켜본 아버지도 없었고, 나를 미소와 애정 깃든 손길로 축복해 준 어머니도 없었다. 아니, 그랬다 하더라도 과거 내 모든 삶은 오점이 되어 내가 아무것도 구별할 수 없는 텅 빈 공간일 뿐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처음부터 나는 그때와 키나 몸집이 같았다. 나와 비슷한 존재나 나와 교류 맺기를 원하는 존재를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무엇인가?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지만, 대답은 신음 소리밖에 없었다. -p.169
지식이 늘수록 내가 얼마나 비참하게 버림받은 존재인지 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 희망을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물에 비친 내 모습이나 달빛 속에 드리운 내 그림자를 바라볼 때면 희망은 사라져 버렸다. 그토록 흐릿한 모습과 그토록 변덕스러운 그림자 속에서조차도. -p.181
인간이 나를 비난하는데, 나는 인간을 존중해야 하나? 인간에게 나와 친절을 나누며 살도록 하면, 나는 그를 다치게 하는 대신 나를 받아 준 것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온갖 호의를 다 베풀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인간의 감각은 우리가 하나 되는 데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다. 하지만 나는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겠다. 내가 상처를 받은 대로 복수할 것이다. 사랑을 자아낼 수 없다면, 공포를 일으킬 것이다. -p.200
인생의 잔에는 영원히 독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비록 행복하고 명랑한 이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이 나를 비추어 주었지만, 주위를 둘러보아도 나를 노려보는 두 개의 번득이는 눈동자 이외에는 그 어떤 빛도 뚫지 못하는 자욱하고 무시무시한 어둠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p.250~251
내가 그의 희망을 파괴하는 동안에도 내 욕망은 채우지 않았으니까. 그 욕망은 영원히 뜨겁고 간절했다. 나는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원했고, 여전히 경멸받았다. 이건 부당하지 않은가? 모든 인류가 내게 죄를 저질렀는데, 나만이 유일한 범죄자로 간주되어야 하는가? -p.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