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정보
- 2025.02.27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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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3.5만 자
- 4.4MB
지원 환경
- 앱
- 웹
- PC뷰어
- PAPER
ISBN
9791173481000
UCI
-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작품 정보
“작은 남자들은 좋았어, 라고 묻고, 큰 남자들은 아팠어, 라고 묻는다며?”
“진짜?”
“그 두 마디가 남자들의 신분증 같은 거래. 너무 재미있지 않니?”
서른두 살이던 지난해 늦여름부터 율아는 자신이 전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
마치 무기력함의 포로가 된 것 같은 현실에 두려워하던 그녀는,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에 휩싸여 있던 율아는
절친인 도선의 권유로 사표를 내고 고향인 오수로 내려가 그녀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그리고 도선이 짝사랑하고 있는 고향 친구인 윤후와
그와 마찬가지로 30년 지기라 할 수 있는 태훈과 자주 어울리게 된다.
그러다 농담처럼 도선에게 들은 남자들의 ‘신분증’ 이야기가
하필 태훈을 볼 때마다 떠오르며
율아는 어느 순간부터 그의 ‘신분증’을 궁금해하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다른 건 다 기억이 흐릿해지는데, 울고 있던 네 모습은 가끔 생각나더라.”
“…….”
“어릴 때도 한 번 울면 잘 안 그쳤잖아.”
멀뚱멀뚱 태훈을 보던 율아가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 같잖아.”
“네가 나에 대해 모르는 걸 수도 있고.”
“텔레비전 다른 데 틀어 봐. 되게 재미없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며 그가 말했다.
“뭘 틀어도 재미는 없을 거야.”
“…….”
얘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걸 눈치챈 건가.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당황스러움이라는 이름의 늪에 빠진 것만 같은 율아는 맥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벗어날 수 없는 야릇하고도 미묘한 공기가 태훈과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뭐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율아는 돌이킬 수 없는 말을 그에게 하고 말았다.
“안태훈 너, 나한테 관심 있었지?”
고개를 돌린 태훈과 눈이 마주친 순간, 율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농담이랍시고 던진 말이라기엔 거실에 감도는 분위기가 매우 야릇했다. 그녀는 제발 태훈이 어떤 대꾸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는 도로 텔레비전을 보길 바랐다.
하지만 태훈의 대답은 그녀를 다시 당황스러움의 늪에 거꾸로 처박아 넣었다.
“그랬지.”
“…….”
“눈 감고 뭐 해?”
“네가 나라면 눈을 뜨겠니?”
율아는 그의 나직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샤워를 하고 욕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러는 것처럼 살갗에 일제히 소름이 돋았다.
감고 있던 눈을 뜬 율아는 슬며시 그의 시선을 피했다.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던 건지 태훈이 웃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멋쩍음을 견딜 수 없던 율아가 말했다.
“텔레비전이나 봐.”
“재미없다니까 그러네.”
“재미있는 거 틀어 봐.”
“너, 요즘 나 보면서 딴생각하지?”
사레가 들린 율아는 마시려던 맥주 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진짜?”
“그 두 마디가 남자들의 신분증 같은 거래. 너무 재미있지 않니?”
서른두 살이던 지난해 늦여름부터 율아는 자신이 전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
마치 무기력함의 포로가 된 것 같은 현실에 두려워하던 그녀는,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에 휩싸여 있던 율아는
절친인 도선의 권유로 사표를 내고 고향인 오수로 내려가 그녀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그리고 도선이 짝사랑하고 있는 고향 친구인 윤후와
그와 마찬가지로 30년 지기라 할 수 있는 태훈과 자주 어울리게 된다.
그러다 농담처럼 도선에게 들은 남자들의 ‘신분증’ 이야기가
하필 태훈을 볼 때마다 떠오르며
율아는 어느 순간부터 그의 ‘신분증’을 궁금해하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다른 건 다 기억이 흐릿해지는데, 울고 있던 네 모습은 가끔 생각나더라.”
“…….”
“어릴 때도 한 번 울면 잘 안 그쳤잖아.”
멀뚱멀뚱 태훈을 보던 율아가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 같잖아.”
“네가 나에 대해 모르는 걸 수도 있고.”
“텔레비전 다른 데 틀어 봐. 되게 재미없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며 그가 말했다.
“뭘 틀어도 재미는 없을 거야.”
“…….”
얘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걸 눈치챈 건가.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당황스러움이라는 이름의 늪에 빠진 것만 같은 율아는 맥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벗어날 수 없는 야릇하고도 미묘한 공기가 태훈과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뭐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율아는 돌이킬 수 없는 말을 그에게 하고 말았다.
“안태훈 너, 나한테 관심 있었지?”
고개를 돌린 태훈과 눈이 마주친 순간, 율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농담이랍시고 던진 말이라기엔 거실에 감도는 분위기가 매우 야릇했다. 그녀는 제발 태훈이 어떤 대꾸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는 도로 텔레비전을 보길 바랐다.
하지만 태훈의 대답은 그녀를 다시 당황스러움의 늪에 거꾸로 처박아 넣었다.
“그랬지.”
“…….”
“눈 감고 뭐 해?”
“네가 나라면 눈을 뜨겠니?”
율아는 그의 나직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샤워를 하고 욕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러는 것처럼 살갗에 일제히 소름이 돋았다.
감고 있던 눈을 뜬 율아는 슬며시 그의 시선을 피했다.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던 건지 태훈이 웃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멋쩍음을 견딜 수 없던 율아가 말했다.
“텔레비전이나 봐.”
“재미없다니까 그러네.”
“재미있는 거 틀어 봐.”
“너, 요즘 나 보면서 딴생각하지?”
사레가 들린 율아는 마시려던 맥주 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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