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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상세페이지

석류의 씨작품 소개

<석류의 씨> <순수의 시대>의 작가 이디스 워튼이 초대하는 진홍빛 공포의 세계.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이디스 워튼의 고딕소설 세 편과 대표작 한 편을 담았다. 위선적인 미국 상류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했던 다른 작품들에선 찾아볼 수 없는 미스터리와 그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표제작인 <석류의 씨>는 집 안이 유일한 활동 영역이 되어버린 여성이 의문의 편지에 담긴 비밀을 밝혀나가며 여성에 대한 금기와 공포, 불안과 마주하는 이야기. 이디스 워튼이 열어놓는 공포의 세계는 위험하지만 매혹적이다.


출판사 서평

결혼이라는 감옥에 갇힌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담아내는
섬세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

《석류의 씨》의 인물들은 모두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다. 이 진실이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온 것, 마지막 몇 조각이 맞춰지며 그림이 완성되는 퍼즐에 가깝다. 단편 〈편지〉의 주인공 ‘리지’는 이해심 많은 아내, 현명한 엄마로서 헌신과 희생이 사랑의 본질이라 여기며 살아가지만, 결혼 전 자신이 남편에게 보냈던 연모의 편지가 뜯기지도 않은 상태로 외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남편에게 느끼는 실망감이나 혐오감보다 최악인 것은 “갑자기 드러난 사실에 그녀가 정말로 놀라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리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난 자신은 상상해본 적 없었다. 남성이 없는 여성의 삶은 미완이라 여겨지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리지는 기만에 가까운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된 뒤에도 선뜻 남편을 떠나지 못한다. 애초에 ‘누구의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한 탓이다. 리지의 조력자인 또 다른 여성 ‘앤도라’가 “우리 여자들 마음을 믿지요?”라며 리지를 이해해보려 하지만, 누구의 무엇이 아닌 채 살아도 괜찮다는 자명한 사실만큼은 앤도라 역시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삶의 범위가 확장되었음에도 결국은 그 너머 개인적 삶의 공허한 여백만을 더 절실히 의식하게 되었다. 새로운 생활이 준 여유를 갖고 나서야 비로소 무엇이 사라져버렸는지 깊이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공허함 때문에 그녀는 이를 순간적인 감정들로 채우려 애썼다. 그녀는 되는대로 넣은 가구가 있고, ‘일단 보고 마음에 들면’ 사기로 한 장식품들이 끝없이 들어오는 정리가 덜 끝난 집의 소유자 같았다.(〈편지〉, 39쪽)

〈석류의 씨〉의 ‘샬럿’ 또한 얼핏 남편인 ‘케네스’의 사랑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부터 날아든 의문의 회색 편지는 점차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고, 샬럿의 위태로운 삶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낸다. 샬럿은 회색 편지를 받을 때마다 남편의 태도가 차갑게 바뀐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도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행복을 지탱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회색 편지는 점점 더 샬럿의 행복을 잠식하고 편지의 발송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듯한 시어머니마저 이에 대해 함구하면서, 샬럿은 “비겁한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진실”(소설가 최은영 추천사)이며 “‘거짓말 위에 세워진’ 행복은 언제나” 무너진다는 씁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삶의 진실에 다다른다.

그녀가 여태껏 읽은 모든 소설의 법칙에 따르면, 그녀를 이미 한 번 속인 적이 있는 디어링 씨는 반드시 계속해서 그녀를 속일 것이다.(〈편지〉, 67쪽)

이디스 워튼은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즐겼지만 그의 어머니는 딸이 작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워튼의 남편 역시 문학적 관심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면서 워튼은 훗날 자신의 결혼에 대해 “감옥의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회고한다. 역설적이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은 여성의 삶에서 결혼이 영원한 족쇄가 되는 공포를 그린 인상적인 고딕소설을 탄생시켰다. 나아가 워튼은 작가로서의 인기와 명예를 누리게 된 이후에도 여성에게 관습적 역할을 강요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압력을 견뎌야 했지만,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고딕소설의 장르적 특성과 형식을 효과적으로 차용했다. “고딕소설의 정신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여성 작가로서 고딕소설의 잠재력과 폭발력을 얼마나 적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디스 워튼이 현대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여전히 유효한 삶의 진실

이디스 워튼의 단편은 다소 뒤틀리거나 독자의 예상을 거스르는 결말이 특징적인데, 《석류의 씨》에 실린 고딕소설은 특히 더 무한히 열려 있다. 삶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남자 ‘그래니스’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을 고백한 뒤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을 그린 단편 〈빗장 지른 문〉에서도 그래니스의 유죄 여부는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다. 끊임없는 실패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그래니스에게 살인은 유일한 성공의 기억이지만, 그마저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며 부정당한다. 워튼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자 하는 그래니스의 간절한 욕망을 확실하게 이루어주지 않으면서 소설을 끝맺음하지만, 아이러니한 그의 분투를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독자로 하여금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어떤 진실은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끝내 감추어져야 한다는 삶의 비의와 모순을 마법처럼 드러내는 이러한 작가적 재능은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 워튼의 가장 잘 알려진 고딕 단편이기도 한 〈하녀의 종〉 또한 유령 이야기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소설의 중핵에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과 폭력적인 남편에게 갇힌 여성의 처지가 담겨 있다. ‘브림프턴 부인’은 남편의 친구이자 이웃인 ‘랜퍼드 씨’와 교류하는 것을 유일한 기쁨으로 삼아 살아가지만, 이마저도 남편에 의해 좌절된 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 〈하녀의 종〉은 작가가 숨겨둔 복선을 단서로 삼아 양가적이고 알쏭달쏭한 마지막 장면을 복기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워튼의 인물들이 끝내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어떤 삶은 감추려 했을 때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100여 년 전을 살았던 한 여성 작가가 현재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여전히 유효한 삶의 진실이다.


저자 프로필

이디스 워턴 Edith Wharton

  • 국적 미국
  • 출생-사망 1862년 1월 24일 - 1937년 8월 11일
  • 학력 예일대학교 명예박사
  • 경력 미국예술원 회원
  • 데뷔 1878년 시 Verses
  • 수상 1921년 퓰리쳐상
    레지옹도뇌르훈장
  • 링크 공식 사이트

2015.02.1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이디스 워튼 (Edith Wharton)
이디스 워튼은 여성이 예술가, 특히 작가의 삶을 추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는 1937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75세의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쉬지 않고 집팔활동을 펼쳤다. 섬세한 문체와 치밀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뉴욕의 부유하고 강력한 가문에서 태어난 이디스 워턴은 뉴욕 상류층의 삶과 그 사회체제 아래 여자들에게 가해진 압박과 편견, 그리고 현대화가 초래한 가치관의 변화와 기존 질서와의 충돌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1862년 미국 뉴욕의 명망가인 존스 가문에서 태어났다. 1866년부터 1872년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각지를 돌아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아버지의 서재에서 문학, 철학, 종교서적을 탐독했고, 1878년 처음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에 에드워드 로빈스('테디') 워튼과 애정 없는 결혼을 했고, 불행한 결혼생활과 사회적 지위와 작가로서의 야심 사이의 갈등으로 1894년부터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다. 신경쇠약을 치료할 겸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여러나라를 옮겨다니며 생활했으며, 소설 및 유럽 여러 지역의 역사, 건축,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곤 했다.

헨리 제임스를 비롯한 미국, 유럽의 여러 예술가 및 지식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프랑스에서 전쟁 구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이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1920년에 발표한 『순수의 시대』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녀는 1927년, 28년, 30년에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쌍둥이 소설로 불리는 『이선 프롬』과 『여름』을 통해 미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이 외에도 『환락의 집』, 『암초』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1913년 남편과 이혼하고 1937년 파리에서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

역 : 송은주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위키드』 『모든 것이 밝혀졌다』 『광대 샬리마르』 『클라우드 아틀라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종이로 만든 사람들』 『선셋 파크』 『블랙스완그린』 『겨울 일기』 『술라』 『시대의 소음』 『내가 여기 있나이다』 등이 있다. 『선셋 파크』로 제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목차

편지
빗장 지른 문
석류의 씨
하녀의 종

해설 |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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