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렵지 않은 내용을 원서로
읽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영어로 읽는 세계명작소설》을 기획하였습니다.
저처럼 졸업 이후 딱히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거나
영어 공부를 위해 책이라도 한 권 사는 열정을 갖고 계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 열다섯 번째로 버지니아 울프의 《래핀과 래피노바》를 준비했습니다.
원제는 『Lapin and Lapinova』이며, 이 작품을 산정한 이유는 그나마 줄거리가 있고 간결한 짧은 문장 때문입니다.
소설의 시작은 "그들은 결혼했다. 웨딩마치가 울려 퍼졌다."로 시작합니다.
로절린이 어니스트 소번의 아내가 되는 날입니다.
로절린은 남편에게 토끼라고 별명을 붙입니다. "Lappin, Lappin, King Lappin,”
그때까지도 어니스트는 자기가 코를 움찔거리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낙엽만 굴러도 배꼽 빠지게 웃던 신혼이었죠.
그 행복이 영원히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그녀의 결혼 생활이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그녀의 남편 레너드 시드니 울프와는 성생활 없는 친구 같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였습니다.
《래핀과 래피노바》는 버지니아가 자신의 결혼 생활 중에서 부정적인 부분만을 과장되게 표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지니아가 자살하자 사람들은 남편 레너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지만 그는 평생 정신질환으로 괴로와하는
버지니아를 정성껏 돌보았으며, 그녀의 작품을 정리하고 편찬한 인물입니다.
버지니아 자신도 자살하기 전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서 완벽한 행복을 선물한 사람이라고 고백할 정도였으니 레너드가 얼마나 아내에게 정성을 쏟았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 그녀도 자신의 정신질환을 결코 이길 수는 없었나 봅니다. 그 광기를 영원히 없애버렸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