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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자의 아내 상세페이지

무능자의 아내작품 소개

<무능자의 아내> 기차는 떠났다.
어두컴컴한 가운데로 사라지는 평양 정거장이며 한 떼씩 몰려서있는 전송인들의 물결을 내다보고 있던 영숙이는 몸을 덜컥하니 교자 위에 내던졌다.
그리고 왼편 손을 들어서 곁에 앉아 있는 어린 딸 옥순이의 머리를 쓸었다.
“옥순아, 집에 도로 가고 싶지 않니?”
옥순이는 무엇이라 입을 움찔거렸다. 그러나 기차의 덜걱거리는 소리에 옥순이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잠깐 옥순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던 영숙이는 어린 딸을 위하여 공기침에 바람을 넣어서 잘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옥순이를 눕혀놓은 뒤에 자기는 교자 한편 끝에 바짝 붙어 앉아서 머리를 창에 의지하고 눈을 감았다.
비창하다고밖에는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하였다. 그 것은 괴롭고 무거운 기분이었다. 그러나 또한 어딘지 모르지만 통쾌하다는 느낌이 섞여 있는 기분이었다.
출분…….
어떻게 보면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돌발적 심리라고 할 수 있는 괴상한 심리의 결과인 이번 행동에 대하여 영숙이는 자기 행동에 여러 가지의 변명을 하고자 아니 하였다.
그가 이번의 이 일을 머리에 첫번 그려본 것은 벌써 2년 전이었다. 방탕한 남편 방종한 남편, 무능자,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대하여는 그 지아비로서의 온갖 권리와 심지어는 정도 이상의 호의와 희생을 요구하는 남편, 아내의 무지를 저주하면서도 자기의 무지를 자각하지 못하는 남편. 이러한 남편 아래서 육칠 년 동안을 그는 참고 살았다.
어떤 때에 그는 남편의 대리인이라는 명색으로 법정에 선 일도 있었다. 온갖 일에 대하여 참견하기 싫어하는 남편을 위하여 어떤 때에는 대금업자에게 돈 주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남편이 만나기 싫어하는 손님은 그가 대신하여 회견하였다. 차차 줄어들어가는 재산을 남편을 대신하여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될 그였다. 이곳저곳에 널려 있는 토지의 소작인들과 일을 치르러 나가는 것도 영숙이의 직책이었다. 때때로 있는 관청 교섭조차 영숙이가 대신 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말하자면 영숙이는 그 집안의 주부인 동시에 또한 가장이요 대표자였다.
집안의 온갖 일을 아내에게 맡겨두고 남편은 번번 놀고 있었다. 때때로 변변찮은 소설을 써서 발표하는 것과 방탕의 길을 밟는 것, 이것이 남편의 하는 일이었다. 그 밖의 일은 아무런 것이든 남편은 내버려두었다.
“오늘 지주회에 안 가 보세요?”
“흥!”
“오늘 강 건너 밭을 좀 돌아보러 가세요.”
“흥!”
“대서소에서 사람이 왔는데요.”
“흥!”
이리하여 남편이 내던진 일은 아내가 맡아보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 있었다.
영숙이의 성격은 활달하였다. 그는 여자로서의 온순함을 가지지 못한 대신 사내로서의 활발함과 능함을 가졌었다. 처음에는 남편이 하기 싫어하는 일 을 마지못해 대신 보기 시작하였지만 그러는 동안에 그는 어느덧 그런 일에 대하여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긍지를 느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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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


저자 소개

1900년 10월 2일, 평안남도 평양 출생
1951년 1월 5일 사망
데뷔 : 1919년 소설 '약한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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