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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작품 소개

<유서> 술이 어지간히 취한 뒤에, 나는 ○의 어깨를 흔들었다.
“○, 내가 왜 갑자기 자네를 전보로 데려왔는지 알겠나?”
그는 힐긋 나를 보았다.
“알잖고요. 우리 처의 못된 짓을 발견하셌지요?”
“○, 흥분하지 말게. 아직 똑똑히는 모르지만, 좀 아야시이(ァヤシイ─ 수상한) 한 점이 뵈데. 자세히 듣게. 아직은 똑똑히는 모른단 말이야.”
그는 또 다시 힐긋 나를 보았다. 그런 뒤에 다시 술을 잔에 부었다.
“○, 꼭 내 말을 듣고, 내 명령을 복종하겠나? 흥분하지 않고 꼭 내가 말한 대로 실행할 수 있나? 있으면 맹서하게.”
“…….”
그는 머리를 끄덕였다.
“자네 가서 부인을 만나 보게!”
“예?”
그는 소리까지 내며 놀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낭패한 빛이 떠돌았다.
“못하겠나?”
“그깻년을 만나서 무얼 합니까?”
그는 벽력같이 고함쳤다.
“흥분치 말래도 그냥 흥분하나?”
나는 그에게, 그가 이제 아내를 찾아가서 하여야 할 일을 천만 어로써 일러 주었다 ─ 이제 아내를 찾아가서 잡담 제지하고 첫말로, 모든 일은 다 증거가 나타났으니 자백하여 버리란 말과 공연히 여러 소리를 하든지 흥분을 하든지 하면 모든(실행하려던)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테니까, 정신 차려서 흥분치 않도록 힘쓰라는 말을 열 번 스무 번 거푸 일러 주었다.
“자네에게, 다른 일은 시키지 않으마. 그 대신 그 일 하나는 책임 맡아 가지고 해야 하네. 자, 용기를 내어 가지고 해보게. 자네의 일을 펴기 위해서 자네의 몫에 가는 야쿠와리(역할 ─ やくわり)는 자네가 책임 맡아 해야 하지 않나?”

...책 속에서...


<작가 소개>
유서
판권


저자 소개

1900년 10월 2일, 평안남도 평양 출생
1951년 1월 5일 사망
데뷔 : 1919년 소설 '약한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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