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소나 말 따위의 몸에 붙어 평생 피를 빨며 기생하는 생물이다.
흔히들 남에게 기대어 살아가려는 존재나 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빈대로 비유하곤 한다.
윤성이 빈대 수인이라는 말을 안주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빈대가 되기 위해선 일단은 ‘뻔뻔’해야 하는 건데 남에게 폐를 끼치기 위해 항상 몸을 사리고 다니는 윤성의 모습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또 어디서 이상한 농담을 주워듣고 왔느냐는 말을 안주가 하려던 때, 윤성은 안주에게 무언가를 하나 보여 주었다.
그것은 바로 ‘빈대들의 독특한 성생활’.
독특하다 못해 괴상한 그 설명에 안주는 할 말을 잃었었다. 그래서 며칠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도 그렇지 감히, 나랑 헤어질 생각을 해? 하, 고작 그것 때문에?”
*
“오빠, 뭘 거기 서 있어. 얼른 이리로 와.”
“아. 어? 어. 그, 그래.”
윤성은 발끝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움찔거리며 침대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허리를 펴고 안주의 옆으로 가 슬그머니 앉았다.
안주는 다리를 고쳐 꼬며 윤성을 쳐다보았다. 정면을 보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모습이 귀여운 햄스터 같았다.
“…….”
안주는 그래도 첫 밤이니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끌고 온 것이니 그래도 의중을 물어보는 게 맞다 싶었다.
이렇게 도망치지 않고 샤워까지 하고 온 걸 보면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서로 대화를 하며 자신이 얼마나 윤성을 사랑하는지 고백하며 키스를 할 생각이었는데…….
“아…… 안 되겠다.”
“어? 뭐라고? 어 안, 안주아아아악!”
* 가볍고 강렬하게 즐기는 미니 로맨스 & BL, 미로비 스토리 - 로맨스 컬렉션 《내 애인은 사실, OOO다 : 빈대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