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는 자신의 상사, 파란을 사랑했다.
그녀의 열렬한 고백 끝에 수지는 파란과 뜨거운 밤을 보낼 기회가 생겼다.
스위트룸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던 도중, 파란이 자신의 비밀을 수지에게 털어놓았다.
“저는 플레키아 네악티카 수인입니다.”
“네?”
“흔히들 러브 버그라고 말하기도 하죠.”
수지는 핸드폰을 꺼내 러브 버그에 관해 확인했다.
플레키아 네악티카는 일주일에서 열흘가량을 사는 존재로 짝짓기가 끝나도 같이 붙어 있어 러브 버그라는 별명이 생긴 곤충이었다.
떼로 몰려다니는 통에 흔히들 해충으로 알고 있지만 생태계의 순환을 도와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익충이었다.
자연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며 시선을 내린 수지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믿기지 않아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문장을 읽어 나갔다.
“수컷의 경우 짝짓기 후에 곧바로 죽고 암컷의 경우 며칠 후 산란한 뒤 죽는다.”
수지가 두 눈을 깜빡이며 파란을 쳐다보았다. 파란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는 상대가 임신하게 되면 바로 죽죠. 정자가 난자에 착상이 되는 순간, 바로 죽습니다.”
“…….”
“내가 당신의 고백을 받아줄 수 없는 이유입니다.”
파란의 말에 수지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 가볍고 강렬하게 즐기는 미니 로맨스 & BL, 미로비 스토리 - 로맨스 컬렉션 《내 애인은 사실, OOO다 : 러브버그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