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 소개: - 아이라(수): 우연히 술탄이 된 이 세계의 사람. 오메가 술탄이 낳은 황자가 정복왕이 된다는 숙명 때문에, 알파들에게 과도한 애정을 받고 있다. - 투르한(공1): 아이라의 호위이자 정부. 아이라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비춘다. - 파샤(공2): 거상 차손다르 가문의 장자. 다 가진 도련님이지만 속은 결핍으로 공허하다. - 파라즈(공3): 반란으로 왕좌를 찬탈한 적국의 대공. 아이라에게 추잡한 협상안을 내민다. - 아티케(공4): 전대 술탄의 3황자. 배다른 형제지만 아이라에게 배덕한 욕망을 품고 있다. - 지브릴(공5): 비천한 야만족 사내. 투르한에게 참수 당한 원작의 메인공. - 하투란(공6): 인간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무정한 뱀신. 아이라의 운명을 뒤흔든다.
* 이럴 때 보세요: 사막을 지배하고 싶은 술탄과, 술탄의 마음을 차지하고 싶은 알파들의 싸움이 보고 싶을 때. 권력자 수를 둘러싼 수위 높은 하렘물이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술탄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기름을 이고 불 속에 뛰어들겠습니다. 고귀한 몸을 이용 수단으로 삼지 마십시오.”
피폐소설 속 술탄은 하렘이 무섭습니다
작품 정보
※ 본 도서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시기 등은 고증이 반영되지 않은, 역사 사실과 다른 허구입니다.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성행위, 원홀투스틱, 유사근친을 포함한 자극적인 성적 묘사가 담겨 있으며, 윤간, 유산 등의 수위 높은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술탄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고수위 피폐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내가 빙의한 주인공은 ‘술탄의 남자’ 속 오메가 술탄이다.
하지만 첫 장만 읽고 덮은 탓에 아는 것이라고는 단 두 가지뿐이었다.
천한 놈의 아이를 임신한 주인공이 몰래 사랑의 도피를 하는 것.
그러다 눈이 뒤집힌 광공에게 붙잡혀 능욕을 당하다 목숨을 끊는다는 것.
“빙의까지 시궁창일 필요는 없잖아. 망했어!”
하며 절망하던 것이 불과 사흘 전.
부채의 바람을 살랑살랑 맞으며 생각했다.
‘망한? 게 맞나?’
일은 없고, 탱자탱자 놀아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지상 최고의 직업.
게다가 공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입맛이 싹 도는 미남들이다.
‘이런 남자들을 두고 왜 다른 사람과 사랑의 도피를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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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의 몸에는 가장 고귀한 이를 담을 태가 있지요.”
무릎걸음으로 성큼 다가온 커다란 덩치가 눈에 가득 찼다.
짙은 눈썹 위로 칼이 스친 듯 미세한 상처가 보였다.
가느다란 흉터조차 그의 사내다운 매력을 더해 주는 장식품이었다.
“하지만 술탄의 태로 가는 길은 너무 깊고 좁아, 관계에서 기쁨을 느끼시기엔 아주 힘이 드실 겁니다.”
“⋯뭐?”
대낮의 집무실에서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하여 술탄께서는 발정기가 아니라면 저를 찾지 않으셨습니다.”
“발정기라니.”
“오늘은 술탄의 몸이 준비되지 않아 교합으로는 기쁨을 드리지 못하겠지만⋯.”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건조한 사막의 바람이 질척하게 느껴졌다.
축축하고 뜨거운 눈빛에 목이 조여들 지경이다.
“으응⋯.”
발목까지 오는 화려한 옷깃 사이로 방금 씻은 덕에 차가운 손이 마치 뱀처럼 들어왔다.
신중하게 종아리를 타고 올라온 손이 허벅지를 스치자 허리가 파르르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