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번째 어라운드가 나왔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영화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나무를 만지고, 예술을 노래하고, 실내복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틈에 낯선 도시를 찾아 떠나거나, 배낭을 멘 이들도 보입니다. 집 안에서 토끼와 뒹굴거나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나선 이들도 있네요.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각기 다르다는 걸 새삼스레 느낍니다. 누군가는 균형을 맞추는 게 멋진 일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왜 균형을 잡아야 하느냐고 합니다. 다른 이의 균형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습니다.
문득, 우리의 취향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취향을 자연스레 알아가곤 합니다. 낡은 것을 좋아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하며 '그녀가 놀러 오면 좋아하겠네'라는 생각을 했어요. 냉면 마니아인 동료가 있습니다. 맛있는 냉면을 먹을 때는 '그가 좋아하겠다' 하며 떠올렸고요. 한 동료는 어느 전시에 갔다가 제 생각이 났다며 사진을 선물해줬습니다. 기뻤어요. ‘나’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 그리고 깊게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취향을 빠르게(혹은 섣불리)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겠죠. 수식어를 붙이지 않거나, 우위를 정하지 않고 타인의 취향에 관해 이야기하기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취향’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라고 나옵니다. 요즘은 서로 다른 방향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