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방언의 사용이 한국어 사용에 대한 통찰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 작동 방식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고찰하다 이 책은 제주 방언의 통사 현상 중 접속 구문과 내포 구문을 중심으로 하여, 구체적 설화 채록 자료들을 통해서 밝혀 놓은 책이다. UNESCO에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재되면서 마치 유구어가 일본어가 아닌 듯이, 제주 방언이 한국어가 아니라고 왜곡된 주장이 외국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지만, 이 방언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하나하나 이 방언의 자료가 공통어와 긴밀하게 대응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미 1980년대에 70대 전후의 토박이 화자들의 설화를 말해 준 자료를 중심으로 제주 방언의 복합 구문 사례들을 모았고, 이를 위하여 저자 나름대로의 이론 구축 작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비단 절과 절을 이어주거나 절을 자기 안에 포함하고 있는 상위절이라 하더라도, 그 작용과 해석에서는 통사 영역을 넘어서서 화용 및 담화 전개 차원의 원리들이 긴밀히 작용하고 있음도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리고 매우 간단해야 무의식적으로 쓸 수 있는 언어 사용 원리는, 밑바닥에서 여러 층위의 복합적으로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정신 작동 방식에 의해서 뒷받침되어야 함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책이 갖는 의의와 가치를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이 방언에서 복합 구문의 주요 범주인 접속문과 내포문을 놓고서 관련 형태소들뿐만 아니라 그 형태소들의 의미자질이 어떻게 앞뒤 문맥과 상황 맥락에 따라서 변동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2) 방언의 특정한 어미 형태소들의 통사적 구성 방식이, 접속문을 요구하는 내포 구문으로 이뤄져 있다는 언어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내었다. 이런 상위 개념들로의 통합 방식이 담화의 전개 과정에서 미시구조가 거시구조에 의해서 통합되는 방식과 일치한다. (3) 접속 구문의 어미 형태소들은 두 가지 매개인자를 지닌다. 하나는 공통어와 같이 접속 기능을 떠맡는 형태소가 있고, 다른 하나는 시상과 양태 형태소를 융합시켜 놓은 독특한 복합 형태소가 있다. 이런 측면을 「문법 형태소들의 중층성」 구현 현상으로 불렀다. 앞으로 다른 방언들에서도 그러한지 확인을 거치면서, 15세기 한국어가 기록되기 이전의 모습들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길을 새롭게 마련해 놓을 수 있다. (4) 비록 접속 및 내포 구문이 통사론에서 다뤄지고 있지만, 관련 형태소들의 존재와 변동은 이 영역을 넘어 화용 및 담화 전개 차원의 원리들에 의해서 동기가 마련되고 설명됨을 밝혔다. 이렇듯 이 책은 제주 방언이 한국어의 하위 방언일 수밖에 없음을 실증적으로 논의하였고, 접속 구문과 내포 구문의 작용 방식들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다시 전자가 후자에 통합되는 모습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고, -고, … 하다’ 부류의 통사 구성체(언어 사실)를 통해서 밝혀내었다. 제주 방언의 언어 사실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우리말이 15세기 기록되기 이전의 모습들을 거꾸로 재구성할 수 있는 토대들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공시적으로 여러 방언 현상들에 대한 서술과 설명에도 도움을 준다. 다양한 변이체들이 살아 있는 방언의 질서에 대한 탐구가 우리 언어의 실상이라는 점에서, 이제 새로운 시대에는 방언학이 국어학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열쇠임을 시사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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