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3.03.17
이 책 목차만 보아도, R과 확률통계 둘 다 이해가 꽤나 된다. 목차만 보아도 공부가 되는 것은,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문과생 대상 수업을 통한 진화 결과물이 이 책이다.
중요한 것은 수업방식이다. 의욕이 가득한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실습하다 보면, 잡다한 것을 접고 본질로 나아간다. 그래서 기본 단위 벡터vector 그 실질적 작동을 반복적으로 다룬다. 단위가 하나 하나의 숫자나 문자가 아니기에, 벡터 계산에서 재활용recycling 현상이 일어난다.
더 쉽게도 진화가 이루어진다. R 코딩에서 함수function 이해가 중요하다. 이해하려면 이름 원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영어 단어 뜻과 발음, 때로는 어원도 설명한다. 흔히들 영어로 쭉 적고 그대로 코딩하라는 얘기을 한다. 『영어재미붙이기: 어원과 동사』, 『어원+어원=영단어』 두 권을 추천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어원+어원=영단어』 부록 ‘앞에 붙는 어원’을 읽어보자.
수업에서 늘 대화형 언어라는 R 특징을 활용한다. 벡터 구성요소를 매번 보여준다. 책 분량이 길어지지만, 이해는 쉬워진다. 함수 세부사항도 생략하지 않고 보여준다.
수업에서의 이런 저런 과정을 그대로 담아두는 것도, 하나의 진화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코딩하는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중위수 미만 평균 만들기 같은 수업 실습 내용을, 책에서는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책은 혼자서 해도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수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루 10분씩 교재 내용을 컴퓨터 실습하자.
책 내용 구성이 특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R 언어와 확률통계를 연결한다. 특히나 손쉬운 프로그램인 R Commander를 연결시킨다.
이런 접근으로 통찰적 이해가 가능하다. 요인factor 개념에서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백과사전식 설명을 하지 않는다. 책 전반에서 먼저 측정수준을 전체를 연결하는 고리로서 진행한다. 이런 식으로 숫자가 가지는 의미 차이에서 요인이 나온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R Commander 실습을 통해 요인이라는 것이 실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R 코딩에서의 요인 만들기 실습을 해보면서 자신감을 가진다.
이러한 지향은 앞으로 나아갈 발판도 제공한다. R 코딩과 확률통계 공부는, 인공지능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공부의 기초이다. 조건부 확률은 머신러닝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기초인 것 같아, 그 원리를 자세히 풀어 설명한다.
사실 책 전체에서 수학 기초를 다루고 있다. 수학에 재미를 붙여야, 코딩 실력이 쭉 나아갈 수 있다. 단순히 R 삼각함수 명령어를 다루지 않고, R 각도 단위인 라디안radian 설명을 한다. 행렬 곱셈도 일단 이해되게 얘기한다. 확률 개념에 대해서도 그래서 더 쉽고 상세하게 풀어 놓는다. 이 정도 수학만 알아도, 수학 때문에 코딩 못 한다는 공포는 일단 접어둘 수 있다.
이 책 그리고 『즐거운 SPSS 풀리는 통계학』, 이 두 권은 상호보완적이다. 즐거운 SPSS에서 이미 충분히 설명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다른 각도에서 간단히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확률 부분이 더 보강되고, R 코딩을 통한 시뮬레이션에 집중한다.
이쯤에서 R 코딩과 R Commander 차이를 궁금해 할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버스와 자가용 비유로 이해할 수 있다. 몇 개의 주어진 통계분석을 반복적으로 쓰려고 하면, R Commander를 먼저 배우면 된다. 버스 노선을 이용하는 셈이다. 편하고 쉽다는 장점이 있다.
R 코딩을 익히면 더 좋다. 버스가 가지 않는 곳을 내가 내 차로 갈 수 있다. 교재에 나오는 중위수 미만 평균이 하나의 예이다. 만약 각국 소득을 이 새 지표로 측정한다면, 평균이나 중위수 값과는 다르게, 잘난 구석이 별로 없는 평범한 사람의 현실에 더 가까운 숫자가 나타날 것이다.
책을 끝내는 이 시점에서는, 어머니 간병해주신 이무순 이모와 기도해주신 최상준 유스티노 신부님이 먼저 생각난다. 아주대 경제학과 김동근 교수님은 조건부 확률 장을 읽어 주셨다. 같은 사회대에서 챙겨주신 이정록 교수님과 김용철 교수님, 문화전문대학원에서 같이 고생한 조인숙 김동문 선생님, 부산연구원 시절부터 도와주신 금성근 황영우 박사님에게 감사드린다. 고마움을 고향친구(구진만, 김중모, 박재영, 신현덕, 안준모, 유영준, 정우철, 정유인)에게 전한다.
마지막으로 초판이 나오기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박영사의 안종만·안상준 대표님, 기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신 박부하·이후근 님, 편집을 진행해주신 탁종민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