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3.03.06
지구상에 살아가는 인간은 언제나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오늘날 지구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지속가능위기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우리의 삶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 다른 사람들, 자연, 사회, 그리고 지구촌과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가?’ 등과 같은 성찰적이고 다양한 관계맺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만약 우리가 인간중심적 사고로 자연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만 관심이 있을 뿐, 먼 인류의 장래와 지구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결국 자연은 공유재 비극의 희생물이 되고 말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생태주의적 사고를 갖는다면, 자연을 정복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앞에서 인간은 겸허한 자세를 지녀야 하고 인간은 자연 속에 들어가 자연을 바라보고 어울리는 자연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인간중심적 관점에 치중되는 세계관은 인간과 자연을 포함하는 지구 생태적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위기는 우리가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인간·사회의 공존과 연속성을 추구할 때,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때, 지속가능위기를 해결하는 과학기술적 접근을 포함하여 생활방식, 교육, 제도, 가치관 등을 모두 포괄하는 사회문화적 접근이 강하게 요구된다.
이렇게 볼 때 지속가능발전교육은 단지 기존의 환경교육에 유엔이 합의하고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를 덧붙이는 수준이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최소한 철학, 윤리학, 정치경제학, 교육학, 사회학, 행정학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소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이 국제사회의 주도로 본격 시행된 지 약 2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적, 방법, 내용이 그에 맞게 정립되고 추진되어 왔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생태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관점을 독자들에게 주고자 기획되었다. 그리고 좀 더 실제적인 목적으로는 일선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참고서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을 소개하고 교육 방향을 제안한 후, 책의 후반부에서는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사례들도 제시하였다. 아마도 일선의 교육실행자들은 이 책의 다양한 내용 가운데서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교육 주제와 상황에 맞는 내용을 선정하여 지속가능발전교육 교육과정과 교육자료를 구성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1장 ‘지속가능위기의 이해’에서는 기후위기·환경위기·경제위기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다루어 독자들이 지속가능위기에 대해 여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자연생태계와 사회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위기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2장 ‘지속가능위기에 대한 철학적 접근’에서는 지속가능위기에 대한 과학철학적·윤리철학적·사회철학적 관점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이 사회 현상을 이해하거나 사회 쟁점에 대한 개인의 선택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과정을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3장 ‘지속가능발전의 개요’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에 대해 주요 시기별로 논의의 핵심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다루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정립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리하였다.
4장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쟁’에서는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주류적·비주류적 관점, 지속가능발전의 다차원·한차원·통합적 모형에 대해 다루었다. 그리고 지속가능발전 관련 해결방안을 둘러싼 여러 논쟁들에 대해 소개하여 독자들이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다양한 쟁점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5장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개요’에서는 교육이 지속가능위기의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전환 대상으로서의 교육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의미와 역량, 그리고 주제와 내용에 대해 정리하였다. 독자들은 이장의 내용을 통하여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전반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6장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방향’에서는 환경의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두는 생태주의, 공동체주의에 대해 다루고,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공정과 평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또한 이 책에서 지향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 핵심이 되는 지역교육공동체, 마을교육공동체, 그리고 대학·지자체·지역사회가 주체가 되는 트리플힐릭스 모형에 대해 다루었다.
7장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실제’에서는 앞에서 다룬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개요와 방향을 바탕으로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육실행을 진행하기 위해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에 대해 소개하였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행복 개념,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특징을 탐구하는 시스템 사고, 개인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세계관 변화, 주제 중심 프로젝트 학습인 현상기반학습,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하는 상호동료교수법, 그리고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수업모형과 복잡성 이론에 의한 교육적 접근 방법에 대해 다루었다.
이상에서와 같이 이 책에서 다루어진 ‘지속가능위기’, ‘지속가능발전’,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논의는 독자들에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개념을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사회·문화·경제 등 모든 삶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 선택과 사회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연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임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들과 같이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에서 발견되는 오류나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저자들이 최선을 다해 수정·보완할 것을 약속드린다. 끝으로 이 책의 출판을 기꺼이 맡아주신 박영사의 안상준 대표님, 노현 이사님과 편집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2023년 2월
모든 이들을 위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