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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후기 한시의 미적 특질 상세페이지

고려후기 한시의 미적 특질

  • 관심 0
박영사 출판
소장
종이책 정가
32,000원
전자책 정가
32,000원
판매가
32,000원
출간 정보
  • 2023.08.31 전자책 출간
  • 2017.12.31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490 쪽
  • 19.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0380438
ECN
-
고려후기 한시의 미적 특질

작품 소개

필자는 대학원에서 고려후기 한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준비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우리 한시의 미적인 특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왔다. 필자가 한시의 미적인 특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시야말로 한문학의 정수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며, 중세시대 문학사에서 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서 문학의 중심에 시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상식처럼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한문학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으니, 예컨대 역대 문인들의 개별 문집을 보면 한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는 한시 중에서도 작가가 문학적 의식이나 목적, 또는 어떠한 문학적 소양을 갖고 써내려간 시들, 특히 작가의 미의식과 한시 미학에 큰 흥미를 느껴왔다. 여기에서 미의식, 또는 미학이라고 부른 범주에는 당시풍의 감각적인 시, 사대부로서의 의식이 드러나 있는 시, 삶의 일상에서 접하는 특별한 감정을 시화詩化한 것, 시의 품격, 노래를 시로 옮긴 것[사] 등이 포함된다.

또한 본서는 시기적으로 고려 시대의 시인들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한문학사에서 고려시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려초기 과거제가 실시된 이후로 한문학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 많은 작가와 작품들이 생산되었다는 점이 그 전 시대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후기로 올수록 작품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시들이 많이 창작되었고, 장르적인 면에서도 단순히 시뿐 아니라 시비평까지 출현하여 고려후기 시문학이 상당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당대當代 중국 문단과의 활발한 교유는 고려 문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성리학 도입 이후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문학의 영역에서도 동일하였다. 작시作詩에 있어 다양한 시도와 시비평의 발전은 그 비근한 예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려후기에 이르면 한시의 소재나 주제, 시의 형식과 시체詩體, 수사법, 압운법, 표현 기법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 곧 시의 형식, 구조, 성률, 표현, 의상, 의경, 품격 등 시학詩學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제요소에 있어서 시인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다. 사실 한국의 한시사에서 고려후기 이후 조선후기까지 이뤄낸 갖가지 성과들은 고려후기 시인들의 다양한 시도와 실험정신에 힘입은 바가 크다. 따라서 한국 한시사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위해서도 고려의 시정신을 정치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제1부 <고려후기 한시와 당풍>에는 총 3편의 논문을 수록하였다. 사실 한시사에서 당시풍과 송시풍에 대한 논의는 오래된 명제로 작시의 주요한 특징이자 개념 중 하나였다. 고려후기 시단에서는 당시풍과 송시풍이 모두 공존하였는데, 본서에서는 고려후기 시인 중 당풍이 두드러진 정포, 김구용, 이숭인을 살펴보았다. 정포는 문학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는데, 특히 매우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당시풍 한시에 조예가 깊었다. 그의 시학은 아들 원재 정추, 손자 복재 정총으로 계승되어 고려후기 문학사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 김구용은 신라 경순왕의 후손으로 14세기 전반기에 활약했던 저명한 문인 급암 민사평의 외손이기도 하다. 명문가의 자제답게 학문에 뛰어나 18세에 과거에 급제하고 환로에 올랐으나 원·명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명으로 사행을 갔다가 명 태조에 의해 유배를 당하고 결국 머나먼 이역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시인이다. 이숭인은 여말삼은麗末三隱의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문학사에서는 특히 시에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본서에서는 그의 시의 가장 큰 특징을 “당풍”으로 규정하고 그 두드러진 특징을 살펴보았다.

2부 <고려후기 한시와 사대부>에서는 고려후기 지식인 계층을 대변하는 소위 ‘사대부’들의 면모가 드러나는 시들을 살펴보았다. 여말의 혼란 속에서 참여와 은둔의 출처出處에 대한 고민, 경세제민의 포부와 다짐, 절의와 충忠의 정신, 사대부 문인들 간의 교유관계 및 그 양상 등이 주요 내용이다.

3부 <고려후기 한시와 일상>에서는 우리 한시의 주요 제재 가운데 하나인 일명 ‘제야시除夜詩’ 및 ‘화조시花鳥詩’를 다루었다. 옛 선비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섣달 그믐의 밤에 자신을 돌아보며 시를 쓰곤 했는데, 이를 제야시라고 부른다. 제야시에는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사대부 문인의 특징적 면모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작가들의 시적인 개성이 시화詩化된 경우가 많아서 문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연구 분야이다. 전통적인 한시의 소재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새이다. 한시사에서는 새나 꽃을 다룬 시들을 “화조시”라고 명명해왔는데, 본서에서는 고려후기 한시에서 많이 나타나는 9종의 새들, 즉 두루미[鶴], 제비[燕], 기러기[雁], 갈매기[鷗], 꾀꼬리[鶯], 닭[鷄], 까마귀[烏], 참새[雀], 까치[鵲]를 다룬 시들에 나타난 표현과 풍유, 그리고 영물詠物을 통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정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4부 <고려후기 한시와 처완·비개의 미>는 죽림고회를 대표하는 임춘과 여말격변기를 치열하게 살다간 이종학의 시를 통해서 고려후기 한시의 미학적 특질을 고찰한 것이다. 임춘은 무신의 난 때 멸문에 가까운 화를 입고 실의에 빠져 평생을 살았던 시인이다. 따라서 그의 문학에는 울분과 비감이 가득하다. 일찍이 당나라의 문인 한유는 마음에 불평不平이 있어야 문학적 울림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임춘은 시인으로서의 내적·외적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본서에서는 임춘 시의 주된 품격을 ‘비개미’로 규정하고 살펴보았다. 이종학은 고려말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학자, 정치가였던 목은 이색의 둘째 아들이다. 이른바 ‘폐가입진廢假立眞’의 정치적 논리에 의해 창왕이 폐위되고 공양왕이 즉위한 이후로 이종학은 목은과 더불어 정치적 불운을 겪으며 수차례의 유배, 투옥을 반복하다가 결국 1392년 유배지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현재 남아있는 그의 시는 대부분 유배 기간에 쓴 유배시들로 ‘처완’한 미적 특질을 나타내주고 있다.

5부 <고려후기 한시와 노래>는 사詞 문학을 다룬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는 일종의 노랫말의 가사에 해당되는바 문학성과 음악성이 매우 뛰어나서 주목할 작품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시 연구에 비하여 소외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본서에서는 고려후기 사문학의 전개 양상과 주요 작가 및 작품을 개괄하고 문학적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더불어 한국의 운문 문학사에서 고려후기 사가 차지하는 위상 및 그 의미를 따져보았다.

한시는 이제 더 이상 문학사의 주요 장르가 아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한글로 지어진 현대시가 한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에도 옛 한시 창작 형식이나 기법과는 전혀 다른 백화문白話文의 현대시로 시가 생산되고 있다. 요컨대 한시는 이제 박물관의 박제처럼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한시는 지금의 우리에게 아무런 필요가 없는 것인가? 결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지금 창작을 하는 이가 거의 없기에 그만큼 옛 시는 더 소중하다. 따라서 한시 연구를 업業으로 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한시를 번역하고 풀어서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 같은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한시는 더 이상 박물관의 유물이 아닌 현재성을 갖는 유의미한 문학으로 살아서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 과정에서 나온 작고 보잘 것 없는 결과물이다. 아무쪼록 동학同學들의 많은 질정叱正을 바란다. 끝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책을 출판해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대표와 꼼꼼하게 편집과 교정을 맡아준 문선미 과장, 책의 출간을 기획해준 송병민 과장께도 아울러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7년 겨울, 춘천의 연구실에서
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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