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판례연구 제31권이 발간되었습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본서는 지난 1년 동안 형사판례연구회가 주최한 학술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특히 2022년은 우리 연구회가 창립되고 30주년을 맞이한 해로 특히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창립 당시 30대의 젊은 학자나 실무가로서 이재상 교수님과 권광중 고문님을 도와 간사 등을 맡아 정열적으로 활동하였던 분들이, 어느덧 60대가 되어 고문과 회장?부회장단으로 지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면서 형사판례연구회의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는 창립 3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2022년 6월 대법원에서 개최한 바 있습니다. 30주년 행사를 위해 행정적?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2년의 월례연구회 발표는 비대면으로 시작하였는데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6월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와 8월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와의 공동학술대회는 대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9월 연구회는 다시 줌을 이용한 비대면 발표를 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10월부터는 계속하여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의 월례연구회에서는 명확성 원칙,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형벌규정의 효력과 같은 헌법과 형사법에 걸친 매우 어려운 주제를 포함하여 불법의 의미, 중지미수, 정범 없는 공범, 지난 10년간(2011~ 2021) 대법원 형법 총칙 분야 판례의 변화, 명예에 관한 죄에 대한 최신 판례, 사기와 책략절도의 구별, 배임죄에서 ‘경영판단원칙’의 체계적 지위와 역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직권남용’ 요건 등 형법총론과 형법각론의 주요 쟁점이 논의되었습니다. 또한 ‘실질적 피압수자’ 개념, 제3자 보관정보의 압수?수색 참여권, 원격지 서버 압수?수색의 적법성 등 디지털증거의 압수?수색을 둘러싼 쟁점들과 함께 참고인 진술청취 수사보고서의 증거능력도 심도 있게 다루어졌습니다. 형벌권의 존부와 범위 및 그것을 실현하는 절차에 관한 이러한 주제들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 매번 치열한 발표와 토론이 전개되어 시간의 부족을 아쉬워할 정도였습니다.
작년에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향후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재판은 물론 하급심판례도 연구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래 하급심재판들이 상세한 논증을 시도하거나 기존 대법원 판례와는 다른 해석론을 전개하는 등 학술적으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하급심판결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법관 이외의 연구자들이 하급심판결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대법관들의 사건 부담을 줄이고 하급심을 강화 내지 충실화한다는 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고려할 때 우리 연구회 회원들이 선도적으로 관심 있는 하급심판결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도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본서가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형사판례연구회에 변함없는 애정을 갖고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해 주시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하태훈 원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월례발표회와 저녁식사의 장소를 제공해 주시는 이원석 검찰총장님과 김종현 대검 형사정책담당관님 등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지난 1년의 월례연구회에서 발표와 사회를 맡아주신 분들과 열심히 참여하신 회원님들, 논문의 심사와 편집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 주신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런 분들의 열정과 정성이 쌓여 오늘의 형사판례연구회를 만들었고, 내일의 연구회를 발전시킬 것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월례연구회는 물론 타 기관과의 공동학술행사 등을 도맡아 처리하시는 총무간사 류부곤 교수님과 편집간사 허황 교수님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을 전합니다. 두 분의 헌신이 없었다면 월례연구회와 본서의 출간은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끝으로 형사판례연구의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출판해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조성호 이사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3년 7월
한국형사판례연구회 회장
강 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