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이 책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과거에 실패한 상처로 인해 마음고생이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책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항상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없다. 성공보다는 실패, 희열보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힐 때가 훨씬 더 많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따라서 한 번 성공했다고 해서 우쭐댈 필요도 없고, 한두 번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감을 느낄 이유도 없다. 내일은 어차피 또 다른 해가 뜰 것이기에. 그러므로 실패의 포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다만 실패의 원인과 본질을 냉철하게 꿰뚫어 보고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통찰의 지혜다. 그것을 갖지 못하면 ‘생각의 빈곤’ 상태에서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 공저자(이하 우리)는 독자들에게 통찰의 의미와 그것을 잘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오래전부터 통찰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많이 공유하고 있었다. 또 삶을 살아오며 남다른 통찰로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실타래처럼 풀어놓아 많은 분들이 생각의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제작한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우리는 경력이나 직업 면에서 판이한 세계를 살아온 사람들이다. 공동저자인 송만섭 교수(이하 송 교수)는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 공군에서 현역 대령으로 근무하며 팬텀기를 조종했던 전투조종사였다. 현역 시절 그는 남다른 통찰력과 기지로 비행 사고를 막는 데 기여했다. 또 장병들의 급식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킴으로써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나는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서 다년간 통찰과 그에 기초한 역사 강의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력과 출신이 전혀 다른 우리가 의기투합해 이런 책을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기회에 맺은 소중한 인연 때문이다.
내가 송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12월 21일이다. 당시 나는 공군 관련 책자1를 집필하기 위해 공군 전투비행단을 돌며 각종 전투기의 탑승 체험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날도 나는 최신예 F-15K 전투기의 탑승 체험을 하기 위해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부단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송 교수가 나를 맞아주었다. 어찌 보면 그와 나는 일반 방문객처럼 무미건조한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송 교수와 책을 함께 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그의 따뜻한 배려 때문이었다. 항공작전 임무와 무관한 민간인 교수가 전투비행단을 방문해서 공군의 전략무기인 F-15K 전투기를 탑승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성일환 공군참모총장께서 내가 집필할 공군 관련 책자의 가능성을 신뢰하고 각종 전투기의 탑승 체험을 승인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F-15K 전투기를 운용하는 실무부대 입장에서는 민간인의 방문이 매우 성가신 일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그날은 날씨마저 무척 추웠다. 송 교수 밑에는 11전투비행단의 모든 항공작전을 주관하는 항공작전전대장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굳이 나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격납고까지 내려와서 부하 전투조종사와 정비사들을 격려하고 내가 F-15K 전투기의 탑승 체험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해 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부대를 떠나면서 나는 그의 연락처를 잘 챙겨두었다.
그 후 내가 그를 다시 만난 것은 한국능률협회에서다. 그는 전역을 2년 앞두고 한국능률협회의 연구교수로 파견 나와 있었다. 당시 정경두 공군참모총장(현 국방부장관)께서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우리는 자주 만나면서 공통의 관심사인 통찰의 지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게 되었고 공저자로서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각자 쓰고 싶은 항목들을 정리해 교환한 후 전체적인 책의 목차를 잡고 집필을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쓴 글을 바꿔가며 세세한 부분까지 읽고 미진한 부분들에 대해 여러 차례 토론했다.
우선 제1부에서는 ‘왜 내가 하는 일들은 잘 풀리지 않을까?’에 대해 기술했다.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생각의 빈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빈곤은 통찰의 지혜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즉, 잘못된 습관, 무뎃포 자세,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안목 부재, 좋지 않은 사람들과의 악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이들 문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제2부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신의 한수’를 15개 항목으로 소개했다. ‘신의 한수’에서 언급한 사례들을 실천하려면 통찰의 지혜를 십분 발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통찰 방법을 학습하고 자신의 삶과 사업에 응용하면 생각의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상기하며 우리가 제시하는 다양한 통찰 방법을 치열하게 학습해 보길 권해 드린다. 특히 발상의 전환, 지능이 높은 원숭이를 산 채로 포획하는 방법, 엘리베이터의 거울, 쩐화폐의 전쟁, 숫자 3의 역발상, 스캠퍼, 아라비아 숫자의 비밀, 조선의 인사관리시스템, 바퀴에 얽힌 비밀은 책 읽는 재미까지 느끼게 해줄 것이다.
제3부에서는 우리가 직접 실천했던 통찰의 성공사례 15가지를 소개했다. 우리는 머리로만 통찰을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서 통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 괜찮다고 판단된 것을 1차적으로 정리해 본 것이다. 전투기 추락 사고를 사전에 차단시킨 일, 주유기, 전공 책을 무료로 배포한 일, 하늘의 구축함 AC-130, 공중전의 승리 비결, 스시, 이분법, 집, 대박난 시골 식당 얘기, 인터넷 낚시쇼핑몰의 깎아주기 코너, 화장실 문에 얽힌 문제들도 독자들이 고민하는 ‘생각의 빈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나와 송 교수는 ‘하늘’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전투조종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송 교수는 공군사관학교를 34기로 졸업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비행훈련을 마친 후 30여 년간 팬텀기를 조종하면서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한 최정예 빨간마후라였다. 나 역시 공군 관련 책자를 3권 저술하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전 대원들로부터 블랙이글스 명예 전투조종사 1호 자격증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또 우리 두 사람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대학과 공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국가와 조직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마음과 생각이 비슷한 우리가 약 1년 6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고 정성껏 써 내려간 이 책을 이 세상에 내보낸다. 아무쪼록 우리가 만든 이 졸저가 독자들에게 비타민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과거의 실수나 실패 때문에, 또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데 일조하기를 희망한다. 또 이 책이 독자들이 고민하는 ‘생각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서 누구든 새로운 성공의 기회를 찾아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의 바람이 없겠다.
2019년 2월 1일
김덕수·송만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