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미래사회에서 영유아 교육기관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불안한 미래와 영유아 교육기관. 영유아를 위한 미래 교육을 상상해 보면 확실한 건 하나도 없어 보인다. 해마다 줄어드는 우리나라 출생률과 현재는 운영이 잘 되고 있지만, 내년을 예측하기 어려운 요즘 영유아 교육기관들. 우리나라의 초 저출산 실태는 일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았던 정치나 문화적 이슈 앞에서도 우리는 과거보다 나와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여러 사태들 앞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역사의 교훈을 얻으며 현재를 사는 우리는 깨달았다. 지금의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 할 수 있는 것부터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지구환경 위기 역시 우리의 삶과 밀접해 있다. 출산 문제만 보더라도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얽혀 영유아 교육기관의 생존, 나아가 미래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환경 위기 문제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고 시급하다. 전 세계의 생존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사회, 다음세대가 존재할 세상이 지속되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러한 고민은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몇 해 전부터 저자들은 기존에 우리가 해 오던 영유아 교육기관의 운영, 현장지원 방식이나 교사교육 내용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사회로 갈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저자들의 그 고민은 새로운 교사교육과 현장지원 방식으로 변화하도록 이끌었다. 이 책은 영유아 교육기관의 교사와 원장님이 교육의 주체들이 ‘함께하는’ 지속가능성 패러다임으로 더 나은 실천을 해 나가도록 삶의 역량을 지원했던 이야기이다. 2023년부터는 몇몇 영유아 교육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요청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ESG 가치와 ESD(지속가능발전교육) 문헌과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곧 닥쳐올 지구환경의 더 큰 재앙은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 것이고, 영유아를 위해 우리는 어떤 교육이 최선인지를 다시 새롭게 생각하도록 충분한 명분을 주었다.
우리의 문제의식은 글과 강의로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 사실, 큰 기대를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놀랍게도 우리가 쓴 글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인기 글로 공감을 이끌었다. 올 해부터는 ‘ESG 교육과정, ESD 교육’과 같은 검색어로 상위 링크를 연속해서 기록했다. ‘더좋은보육채널’의 블로그 글이 인기 글이 된 성과는 우리 중 누구도 상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다 잘 살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한다. 인류가 수 천 년 동안 삶의 터전으로 삼은 지구가 파괴된다면, 우리의 미래, 다음세대의 삶은 무엇도 보장할 수 없다. 더욱이 교육자는 다음세대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교육을 통해 실천하는 최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므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 아마도 독자들은 영유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지속가능한 교육을 인류 공명의 과제로 인식하는 데 가까이 서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을 것이다.
‘더좋은보육채널’을 통해 축적된 ESG, ESD 시리즈 글은 독자들의 지지와 공감으로 표현되면서 책이 되기까지 큰 힘이 되었다. 여러 고민 끝에 2024년 2월부터 저자들은 본격적으로 책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저자들은 그동안 써 온 글과 강의 내용을 정리했고 기존 이론에서 더한 교육적 상상력으로 실천 내용들을 새롭게 구성하였다. 이 책은 지속가능한 사회와 더 나은 영유아 교육기관을 위해서 교육의 주체들이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 더 많은 영유아 기관들이 ESG 가치와 ESD(지속가능발전교육)로 ‘유아-교사-부모가 함께하는 실천교육’, ‘협력공동체 운영’ ,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사교육’ , ‘민주적인 조직문화’ 등으로 더 다양한 실천을 시도될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은 총 4부 및 부록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는 ESG 가치로 영유아 교육현장의 실정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집필하였다. ESG 가치가 영유아 교육기관에 어떤 의미인지, 그 중요성을 지속가능성의 패러다임으로 살피고 인식하는 방향에서 내용을 구성하였다.
제2부는 영유아 교육기관들이 기존에 실천해 온 사례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운영’과 ‘교육과정’을 다시 살펴보면서 교육적 상상력을 더하였다. 여기에서는 ‘ESG, ESD :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새로운 렌즈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교육과정과 운영 내용들의 재정향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제3부는 ‘ESD 교육적 상상력의 실제’ 내용을 담았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저자들이 실제로 영유아 교육기관과 협력공동체가 되어 적용하고 실천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2024년 저자들은 실제로 기관을 방문하여 교사들과 함께 교사교육, 협력 공동체 소모임 등을 통해 ESG, ESD 가치를 공유하며 불확실한 미래 교육의 기로에 선 우리의 정체성을 함께 모색하고 교사의 역할을 성찰해 보았다. 올해는 저자들이 ‘협력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하여 함께하는 나누고 배우며 협력한 내용을 실천해 보았다. 5개 놀이 사례 중 2개는 현장에서 실제로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의 실천과 지원한 내용이다.
제4부는 ESD를 실천하기 위한 교사의 변혁적 역할에 대한 기록이자 사례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교사는 성찰 역량과 같은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성찰하는 교사의 역할을 인식하고 실천을 돕는 자료, ESD를 실행할 때 교사들이 ‘동료와 함께하는 성찰’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서식도 포함하였다. 또한 협력공동체가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성찰한 사례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영유아 교육기관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정보 자료를 한데 모았다. 가정과 지역사회 연계를 돕는 자료와 프로젝트 활동을 위해 사용한 설문지, 인터넷 정보 자료를 정리하였다. 바라기는 이 책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소중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일하는 분들에게 친절한 안내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저기서 ESG, ESD 특강과 교사교육을 소화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출간하여 보다 많은 현장의 실천을 돕고 싶었다. ESD 사례는 책 발간 이후에도 현장지원이 진행되나 시기상 두 가지 프로젝트 실제만 싣게 되어 못내 아쉽다. 그럼에도 세상으로 보내는 이유는 우리가 못다 한 실천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현장 곳곳마다 번져 나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교육적 상상력으로 고안한 우리의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교육의 동지로 함께 동고동락해 온 저자들이 서로에게 깊은 신뢰와 감사를 기록한 작품이 되었다. 책 발간을 위해 저자들은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를 넘나들며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생각을 듣고 나누는 일에 전심을 다하였다. 돌 된 아기가 낯선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떼듯, 우리가 함께하는 공동체인 ‘더좋은보육채널’은 9월로 만 1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돌 상을 차리는 부모가 정성을 다하듯, 우리가 삶과 교육을 대하는 ‘진정성’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이 모든 시간들은 서로에게 배움과 신뢰와 깊은 울림이 되었다.
책이 세상에 나오려면 많은 사람들의 수고의 손길이 필요한 것도 새삼 깨달았다. 항상 다음세대를 위해 뜻있는 복지와 보육사업의 길을 앞서서 만들어 가는 삼성복지재단의 아낌없는 격려는 큰 힘이 되었다. 바쁘신 중에도 ‘추천사’로 용기와 힘을 주신 삼성복지재단 김성원 상무님, 배화여자대학교 이윤선 교수님과 강원대학교 김남희 교수님, 신생 연구소의 출판 기획서를 귀하게 봐 주신 공동체 출판사 상무님, 책의 가치를 발견하여 제작해 준 공동체 출판사에 고마움을 전한다. 특별히 교사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해 현장 연구기관으로 참여하여 생생한 목소리를 나누어 주신 천안삼성어린이집 원장님과 교사들의 기여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하나의 글에서 책이 되기까지 출발점이 된 ‘더좋은보육채널 블로그’가 구독자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항상 따뜻한 쉼과 울타리가 되어 준 부모님과 가족들, 사랑하는 남편과 귀한 자녀 윤서, 하람, 지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시고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모든 것이 되어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4년 9월
더 좋은 사회를 꿈꾸며 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