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자유무역(Free Trade)과 자유무역체제(Free Trading System)가 가져다주는 상호 이익은 경제학자들 간에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1776년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국가 간 무역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파하였다.
“만약 어떤 가정의 가장(家長)이 현명하다면, 그는 어떤 물건을 밖에서 사는 것보다 집에서 만드는 것이 더 비쌀 경우 결코 그것을 집에서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모든 현명한 가장들이 명심해야 할 금언(金言)이다. 양복 재단사는 그 자신의 신발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신발 제조업자로부터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신발 제조업자는 그 자신의 양복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양복 재단사를 고용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농부는 양복이나 신발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양복 재단사나 신발 제조업자로부터 그것들을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 보통 가계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와 같은 현명한 행위(prudence)가 어느 위대한 ‘왕국’에서 행해진다고 해서 그것이 어리석은 행위(folly)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즉, 모든 민간 가계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와 같이 ‘현명한 행위’는 어느 위대한 왕국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어느 외국이 어떤 상품을 우리가 만드는 것보다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직접 만드는 대신에 우리가 외국보다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어떤 제품을 만들어 그 외국제품과 교환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동안 세계는 GATT 및 WTO 결성과 FTA 체결 등을 통해 자유무역의 실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세계 각국은 ‘용의자 딜레마(Prisoner’s dilemma) 함정’에 빠져 자국만의 이익을 위해 보복적으로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상대국을 궁핍하게 만드는’(beggar-thy-neighboring) 보호무역 ‘정책’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무역‘이론’과 무역‘정책’이 갈등을 겪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국제경제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여, 지금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중국의 부상으로 국제경제 질서에 균열이 생기면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경제 질서의 설계 및 관리자를 자임했던 미국은 스스로 게임의 규칙을 무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혼돈의 세계지만 그럴수록 국제경제의 본질적인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제2판에서 보완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초판에서 발견된 오류들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문맥을 가다듬었다. 둘째, 무역정책과 관련된 부분을 보강하였다. 국제경제 질서의 변화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변화의 핵심을 짚어서 큰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후 ‘국제경제 질서’, 대국 간에 벌어지는 ‘무역전쟁’(trade war), 다자주의와 지역주의에 기반한 ‘경제통합’과 관련한 장들을 추가하였다. 또한 ‘보편적(포괄적) 무역이익의 향유를 위한 재분배 정책’을 보완하였다.
이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율곡출판사의 박기남 사장님, 편집에 정성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방조일 주간님과 차은지 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본서에 남아 있는 오류는 전적으로 저자들의 책임이며 향후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2018년 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