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판 들어가는 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를 바로바로 교과서에 반영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듯하더니 어느새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국제금융위기의 위험에 늘 불안해 하던 신흥시장국 및 개발도상국들의 상황이 나아지는가 했더니 강대국들 간의 갈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또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주요 지역별로 살펴보아도 경제 및 시장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고 있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향후 추세를 가늠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여러 부작용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의 역할이 모호해지고 있다. 실물경제를 확실히 뒷받침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경제를 리드하는 것도 아닌 혼란의 상태이다. 더욱이 부작용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우리의 생존능력은 이전보다 오히려 약화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시로 교과서를 개정해 이와 같은 국제금융 분야에서의 급변하는 상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늦어져 6년 만에 개정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뒤늦게 개정을 하는 만큼 몇 가지 측면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내용을 보완 및 새롭게 하고자 하였다. 우선 모든 정보를 가능한 최신의 것으로 갱신하였다. 단순히 표 및 그림만 바꾼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도 최신 정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변화를 미국 혹은 유럽이 주도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중국 등 아시아가 주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적절한 해석을 부가하였다. 또한 민간부문과 정부 간의 상대적인 역할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측면도 최대한 고려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번 개정판에서는 몇 가지 체제 개편을 시도하였다. 가장 큰 변화는 개방거시경제 부분에서 전통적인 먼델-플레밍 모형을 먼저 소개하고 이후 응용 사례를 설명할 때 자본이동의 정도에 따른 거시정책 효과를 다룬 것이다. 환율제도에 대한 설명도 앞부분과 뒷부분에 중복되어 있어 제3장에 한꺼번에 통합해 설명하였다. 이렇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국제통화제도의 변천에 대한 내용을 최적통화지역 내용과 같은 장에 배치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책의 구성이 23개 장에서 22개 장으로 축소되었다. 국제금융시장을 소개하는 부분도 일부 미흡한 설명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주어 목차에서는 유사해 보이지만 포함되는 내용은 상당히 달라졌다. 한편 연습문제도 여러 개 새로 추가함으로써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좀더 도움이 되도록 하였으며, 국제금융분야의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최신의 참고문헌들도 추가하였다.
매번 교과서를 개정할 때마다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각 자료들의 출처가 바뀌어 동일한 데이터를 얻는 데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표와 그림들을 새로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서울대학교 윤태윤 및 진용백 군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하면서 오류 및 모호한 점을 지적해 준 수많은 독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매번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현황을 소개할 때 한국은행 자료들을 참조하는데, 이번에도 새로이 갱신된 자료들을 많이 참조할 수 있어 자료를 발간해 준 한국은행 관계자들께 고마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께서 새로운 개정작업을 문의하실 적마다 이런저런 핑계로 계속 미루어왔는데, 이 자리를 빌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신 데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아울러 매번 새로운 디자인으로 책을 가꾸어주고 출판작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시는 편집부 관계자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책을 집필 및 개정하는 것은 많은 시간을 요하고 가족들에게 소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보다는 격려를 하며 이해해 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괜히 바쁘다는 핑계로 잘 찾아뵙지도 못하는데 항상 이해해 주시면서 염려해 주시는 어머님,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님께 뭉클한 가슴으로 죄송함을 느끼며 크신 은혜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를 드린다.
2019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