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이후 우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국가적 투자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 책의 초판을 출간한 지 2년 만에 개정판을 내기에 전혀 이르지 않을 정도로 빠른 발전이다. 그 사이 우주개발을 주도할 우주항공청이 개청하였고,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개최, 군정찰위성 1~3호, 초소형 군집위성 1호, 제주 해상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는 등 우주활동 성과가 축적되었다. 우주안보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국가정보원에서는 국가우주안보센터 설립, 우주안보 업무규정 제정, 우주안보전문기관으로 한국우주안보학회를 지정하였고, 국방부에서도 공군작전사령부 우주작전전대 창설, 합참 전략사령부 창설 등이 이루어졌다.
우주군을 창설한 미국, 군사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 러시아 등 우주에서 군사력을 운용하고 있는 강대국은 우주전력 개발만큼 우주안보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나라가 아직 안보를 위한 우주전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우주안보 연구를 미룰 수 없다. 우주안보 연구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과 이론을 다룬다. 우주와 관련된 위험 · 위협 분석, 우리의 취약점과 제한사항, 대응 수단과 운용 방법을 포함한 전략과 전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주는 본질적으로 안보문제를 다루는 전략 공간이다.
우주안보 연구는 우주력spacepower과 우주전space warfare을 중심에 둔다. 우주력은 국제관계에서 힘의 개념을 논리적으로 확장한 개념이자 우주의 활용을 개발, 통제, 거부, 조정하는 능력이다. 우주전은 국가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우주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전장이다. 따라서 우주력과 우주전은 국제관계와 현대전략의 주요 이슈이다.
지구를 둘러싼 우주는 지구의 대륙, 해양, 공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다. 그중에서도 고대로부터 인류는 해양과 우주를 비슷하게 상상해 왔다. 해양과 우주는 인류가 실제로 도달하기 전까지 끝을 알 수 없는 넓고 깊은 공간이었다. 물론 우주는 아직도 그렇다. 그래서인지 인류는 우주를 상상하면서 비행flight보다는 항해voyage를 떠올렸고, 비행기plane보다는 선박ship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안보적 관점에서 우주를 바다에 비유하자면, 우주안보는 멀리 있는 원해遠海가 아닌 지구궤도라는 근해近海에서 벌어지는 능력과 전략의 경쟁이다. 아무리 우주가 넓은 바다와 같다고 하더라도 결국 우주력과 우주전은 지구궤도에서 누가 전략적으로 우세한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주를 활용하는 능력과 전략은 지구에서 보유한 자원과 지구와의 연결성 속에서 모색해야 하며, 지구궤도는 전략적 운용에 적합한 천체 해안선cosmic coastline으로 접근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우주안보는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이므로 우주력과 우주전은 전 지구적으로 분산된 능력에서 비롯되며 그 효과도 전 지구적으로 분산되는 과정에서 발휘된다. 그 결과 해군력과 군사작전이 우주시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나름의 성과를 이 책에 담았다. 특히 제2판에서는 해양 우주력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인 해양영역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을 보완하였다. 광활한 우주처럼 지구상에서 광대한 영역을 차지하는 해양은 국가안보의 경계이자, 막대한 자원이 드나드는 국가경제의 숨통이다. 현 시점에서 함정과 항공기 중심의 해양영역인식을 넘어 첨단 우주기술을 적용한 해양영역인식을 이해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해양안보에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이다. 초판에 이어 해양 우주력 연구를 다시 한번 지원해 주신 한국해양전략연구소와 박영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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