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3.07
머리말
금융 시스템은 전반적인 금융을 이해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요소임에도 금융 시스템(금융제도)에 대한 서적과 교재는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인터넷을 찾아봐도 가장 최근에 발행된 책이 2010년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단종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금융 시스템(금융제도) 관련 서적이 사라짐으로써 금융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사라져버린 것일까?
사실 그렇지는 않다. 현재 금융 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교재나 책의 형태가 아닌 전문자격증 수험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용어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이전에는 “금융제도론”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학문적, 규범적, 법률적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독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대학교 내에서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 중요함에도, 많은 부분이 전문자격증 시험의 한 요소로 생각됨으로써 수험서 혹은 전문학원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으로 여겨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서두에 설명한 것과 같이 금융 시스템은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임은 물론, 금융업을 준
비하는 대학생 및 수험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요소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금융업에 종사했던 필자는 금융 실무에 있어서 일반 전공 내용보다 금융 시스템이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금융 시스템이 한 영역에 대한 제도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거래에 관한 일체의 체계와 규범을 총칭하는 개념으로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금융시장과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금융기관, 금융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금융하부구조 등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 시스템은 금융실무를 이해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본서는 국내 금융 시스템(금융제도)에 대한 최근 서적이 부재하다는 점과 기존 서적이 너무 어렵고 난해하다는 점 등 새로운 국내 금융 시스템(금융제도) 관련 서적에 대한 높은 요구에 의해 집필되었다.
금융 시스템은 과거에 정해진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 지속적으로 변경되므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교재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예금보호제도하에서 20여 년 전에 채택한 예금자보호한도 5천만 원을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하여 1억 원으로 상향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또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 인식이 변화하며 지급결제제도하에서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새롭게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 경제 환경이 변화하며 금융에 대한 제도 또한 각 분야에서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들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교재가 꼭 필요한 실정이다.
금융 시스템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금융거래의 총체적 개념으로 금융시장, 금융기관, 금융하부구조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즉, 내용이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들의 효율적 학습과 휴대성 등을 고려하여 금융 시스템을 두 부분으로 나눠 집필하게 되었다. 우선 첫 번째 파트인 1부는 금융제도의 정의, 한국 금융제도의 역사, 금융하부구조에 대해 정리하였으며 두 번째 파트인 2부는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에 대해 다루었다.
본서는 금융 시스템의 1부로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우선 1장은 금융 시스템(금융제도)의 정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즉,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금융 시스템의 의의, 금융제도의 유형별 구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제도의 변화와 새로운 금융 환경인 핀테크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2장부터 7장까지는 금융하부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장에서는 지급결제제도를 다루고 있으며 지급결제 시스템과 지급 수단,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기관들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이어서 3장에서는 거래소제도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거래소(KRX)의 주업무와 조직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해당 단원을 통해 주식시장, 파생상품시장 등에 규범과 체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4장에서는 예금자보호제도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해당 단원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조직과 주요 업무인 예금보험기금 관리 및 운영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예금자보호한도에 대한 변경된 규범과 한도 상향에 대한 의견 등을 설명하고 있다. 5장에서는 중앙은행제도인 한국은행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조직과 주요 업무인 통화신용정책, 발권, 지급결제, 외환정책, 국고 및 증권 등 금융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6장에서는 금융감독제도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조직 및 주요 업무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금융은 일단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는 피해 및 수습에 대한 비용이 매우 크게 발생하는 만큼 사전적 감시제도에 대한 내용을 해당 단원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끝으로 7장에서는 신용평가사에 대한 주요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2장부터 7장까지는 금융하부구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8장에서는 한국의 금융제도 변천사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해당 단원에서는 한국의 금융제도 변화를 사회, 경제환경이 크게 변화한 시점을 기준으로 모두 7단계에 걸쳐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금융 시스템(금융제도)은 금융에 관한 규범, 규제 등을 설명하기 때문에 기존의 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더욱 어렵게 느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본서는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많은 국내 실질 사례와 사진, 그래프 등의 자료들을 삽입하여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낀 금융 프로세스 부분에 체계도 등을 삽입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욱이 최근 바뀐 금융제도에 대해 해당 기관의 설명 자료집 등을 참고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였다.
이 책이 국내 금융제도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일반인, 경제?금융?경영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 금융자격증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본서는 『한국의 금융제도(한국은행, 2018)』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한국인의 경제학 기초(박영사, 제3판, 2024)』, 『한국인의 금융 기초(박영사, 2023)』와 더불어 국내 경제?금융의 기본서가 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본서가 집필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주변 교수님들과 연구원, 특히 삽화 작업을 해준 아내 이현아님과 아들 최혁 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2024년 10월 원광대학교 연구실에서
최 남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