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은 세계경제를 순식간에 「급진적 불안정 상태」로 몰아갔다. 팬데믹의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각국이 공항 및 항만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면서 순식간에 광범한 경기침체를 초래하여 디플레이션 현상마저 초래했다. 각국의 생산 및 소비주체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저축을 선호하면서 투자와 소비가 약화되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화에 기초한 국제 공급체계의 위기와 국가 단위의 자급자족체계의 구축, 시장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면서 세계시장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미래의 경제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보다 안전한 자국 혹은 동맹국 중심으로 새로운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불행은 연이어 다가온다는 말처럼, 2020년 코로나19의 정치·경제적인 후유증이 아직 끝나지도 않은 2022년 2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이 경기침체를 유발했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원유가격의 폭등을 초래하여 일시에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즉,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과 2022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후유증이 겹치면서 마침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물가폭등을 초래했다. 2020년 이후 벌어진 이러한 세계사적 사건은 미국 및 유럽 경제, 그리고 아시아 경제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 결과는 1973년의 중동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재현이었다.
이러한 세계사적 격동 속에서 마침내 저자는 「경제생활의 이론과 실제」 제2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초판 발행 후 3년 만에 제2판을 발행하게 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당시의 초판은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경제학원론에 해당하는 주요 이론들을 이해하기 쉽게 분석 및 기술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에서 해당 이론에 부합하는 과거 및 당시의 경제 상황 및 구조를 사례 연구로서 설명하려 하다 보니 서둘러 분석 및 기술된 부분들이 있었다. 따라서 초판 발행 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 그리고 자료의 부족 및 오탈자 등이 다수 발견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판 이후의 세계경제가 급변하였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하여 미시적 및 거시적 관점에서 다시금 분석 및 기술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처럼 개정판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에 초판이 여러 가지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다수의 학생 및 독자들이 많이 찾아주어 이른 시기에 제2판을 서둘러 낼 수 있었다.
제2판의 키워드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마음으로 개정하였다. 즉, 초심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생들과 다른 독자들의 입장에 서서 새롭게, 그리고 알기 쉽게 정리 및 기술하자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이론들을 광범위하게 나열하거나, 지나친 학술적인 이론을 배제하고 이 책의 목적 및 본질에 맞게 기술하고 설명하자는 것이다. 초판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자는 경제학 수업을 “현장 중심의 교육”과 “사용 가능한 전문지식의 습득”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에 입각해서 강의를 해왔다. 즉, 「경제생활의 이론과 실제」라는 이 책의 본질에 어울리게 현실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경제학 이론의 설명, 이에 기초한 사례 연구들을 한국, 미국, 일본 경제를 이용하여 설명하였다.
따라서 제2판은 다음의 4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개정하였다.
1. 초판과는 다르게 표에 맞게 그래프들을 다시금 작성 및 삽입하여 실제에 부합하도록 개정하였다.
2. 먼저 경제이론을 설명하고, 이를 적용하여 2020년 및 2022년 이후의 경제 현상을 사례 연구를 통해 분석 및 설명하였다.
3. 미시경제 부분의 중복 부분을 삭제 및 위치 조정을 통해 이론적 연관성을 높였다.
4.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에 맞게 거시경제 부분의 물가 및 인플레이션 부분에 대하여 최근 및 실제적인 데이터를 다수 사용하여 학생 및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분석 및 기술하였다.
본서의 구성은 크게 총설의 부문과 미시적인 부문, 화폐 및 금융, 그리고 거시적인 부문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특히 미시적인 부분에서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소비자 행동 이론과 생산자 이론, 시장구조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하였다. 그리고 거시경제 부분은 국민총소득, 균형국민소득 이론, 화폐와 금융, 물가와 인플레이션, 총수요와 총공급, 경제성장 등의 순으로 서술하였다. 특히 각 장마다 경제이론을 설명하고, 그다음은 사례 연구를 통해 현실 경제문제 및 경제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최근 데이터를 이용하여 기술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 경제이론 및 현실 경제 상황에 어울리는 실습 과제를 첨부하여 정부정책의 실효 및 문제에 대하여 논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끝으로 저자는 본서가 다른 전문학술서처럼 대단한 경제이론서는 아니라 해도,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현실 경제문제 및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경제이론서라고 생각한다. 본서를 구독하는 모든 애독자가 경제생활의 지혜를 통해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길 바라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에 귀한 인재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번 제2판 역시 충분한 시간이 할애되지 않은 만큼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 약간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내용이나 부족한 부분은 추후 재개정을 통해 수정 및 보완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 책을 집필하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신 박영사 대표님 및 관계자 분들, 그리고 동료 교수님들에게 감사한다. 끝으로 다사다난했던 2024년 한 해 동안 열심히 내조해 준 아내 은경과 늘 아빠를 기다려 주고 믿어 준 우리 딸 채안에게 이 글을 남긴다.
2025년 3월 20일
광운대학교 연구실에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