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예수와 제자들이 빌립보 가이사랴 여러 마을로 나가실새 길에서 제 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이 여 짜와 이르되 침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 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이에 자기의 일을 아무에 게도 말하지 말라 경고하시고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 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 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막 8:27-31)
마가복음에서 8장 27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 는 예루살렘으로의 여정의 시작점이다. 이 여정을 시작하면서 예수님은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막 8:27)라고 물으신다. 침례 요한, 엘리야, 또는 구약의 선지자 중 한 사람. 이 것이 제자들의 대답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 었던 것이다. 이제 예수님의 질문은 제자들에게 향한다. 그렇다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막 8:29). 베드로의 대답 이다.
베드로가 고백한 것과 같이 예수님은 그리스도, 곧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이시다. 그러나 예수님이 묘사하는 구원자 메시아의 모습은 당시 사람들, 특히 제자들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 메시아는 “많은 고난 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 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하는 존재이다(막 8:31).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 자들에게 던진 예수님의 질문은 메시아에 대해 그들이 가진 이해가 예수 님의 이해와 같은지를 묻는 것이었다. 또한 예수님과 관련해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설 것인가를 결정하라는 압력이기도 했다.
신학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예수님의 정체성을 묻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누구신가 를 깨달음으로써 내가 누구이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깨닫기 때문 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을 하고 신앙의 길을 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질문 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진술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이 책 역시 신학을 구성하는 질문과 진술이라는 두 개의 기둥 위에 세 워졌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계속해서 가졌던 질문에 대해 나름의 진술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던진 질문은 모두 4개이다. “복음은 무엇인 가?”, “설교신학은 무엇인가?”, “오순절 신학은 무엇인가?”, “오순절 설교 신학은 무엇인가?”. 네 개의 질문들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복음과 오순절 신학에 대한 질문이다. 복음이 무엇이며 오순절 신 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신학생 시절부터 가져왔던 것이다. 복음을 전하고, 복음을 선포하고, 복음을 가르친다고 하는데, 또한 그런 일들을 오 순절 신학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그 모든 활동의 출발점인 복음과 오순절 신학에 대한 정의는 매우 모호하기만 했다. 이 두 가지에 대 한 질문에 온전히 대답할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복음과 오순절 신학에 근 거한 연구 활동과 목회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그룹의 질문은 설교신학과 오순절 설교신학에 대한 질문이다. 이 두 질문은 설교학을 공부하면서 가져왔던 것들이다. 미국 미시건주 그 랜래피드의 칼뱅신학대학원 재학 시절 당시 듀크대학교의 설교학 교수였 던 리처드 리셔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박사 과정 입학에 대한 질 문과 더불어 ‘설교와 신학’ 그리고 ‘설교의 신학’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물었다. 그와의 대화 이후 이어진 박사 과정 공부를 통해 설교신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한편, 오순절 설교신학에 대한 관심은 오순절 설교학자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오순절주의라는 관점에서 설교와 설교신학 을 어떻게 진술할 수 있을 것인지를 늘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오순절 신학자요, 설교학자로서의 진술이다.
이 책의 1장에서는 복음이 무엇이며 복음을 설교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 인지, 또한 설교자의 복음 이해가 실제적인 설교 구상과 작성에서 어떤 역 할을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이 장에서는 ‘성경 본문을 설교하는 것’과 ‘복음을 설교하는 것’의 차이를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제2장에서는 설교 신학이 무엇인지 정의했다. 설교와 신학이 어떤 관계인지를 논하였고 이 어 ‘설교신학’이 ‘설교와 신학’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다루었다. 현대 설교학계에서 관심을 갖는 네 가지 설교신학에 대해 간략하게 논하였다. 제3장에서는 오순절 신학의 특징을 조사하였다. 오순절 신학자 폴 반 데르 란이 정의한 오순절 신학의 네 가지 특징 - ‘경험적’, ‘성경적’, ‘예언자적’, ‘상호문화적’ - 을 살펴보았다. 마지막 제4장에서는 폴 반 데르 란이 제시 한 오순절 신학의 특징을 근거로 오순절 설교신학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 는지를 기술했다. 이 장은 오순절 설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아울 렀는데, 오순절 설교의 과거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오순절 설교가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이 책이 오순절 설교신학을 정의하고 알리는 데 일조하길 기대하며, 이 책을 통해 오순절 설교신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논의가 있길 소망한다.
2026년 8월
한세선지동산에서
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