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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작품 소개

<향수> 이효석의 소설이다.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되었다.

개화기를 분수령으로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나누어진다.

현대 문학은 개인에 대한 집중, 마음의 내적 작용에 대한 관심, 전통적인 문학적 형태와 구조에 대한 거부하며 작가들은 종종 정체성, 소외, 인간의 조건과 같은 복잡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게 특징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 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출판사 서평

찔레순이 퍼지고 화초포기가 살아났다고 해도 원체가 고양이 상판만큼 밖에 안 되는 뜰 안이라 자복이 깔아놓은 조약돌을 가리면 푸른 것 돋아나는 흙이라고는 대체 몇 줌이나 될 것인가. 늦여름에 해바라기가 솟아나고 국화나 우거지면 돌밭까지 가리워 버려 좁은 뜰 안은 오종종하게 더욱 협착해 보인다. 우러러보이는 하늘은 지붕과 판장에 가리워 쪽보만큼 작고 언덕아래 대동강을 굽어보려면 복도에서 제기를 디디고 서야만 된다.

이 소꿉질 장난감 같은 베이비 하우스에서 집을 다스리고 아이를 돌보고 몸을 건사해야 하는 아내의 처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별수없이 새장 안의 신세밖에는 안되어 보이면서 반날을 그래도 밖에서 지울 수 있는 남편의 자리에서 보면 측은히도 여겨진다.
--- “향수” 중에서

여기에도 한 서곡이 있다

1

“나 한 사람의 마르크시스트라고 자칭한들 그다지 실언은 아니겠지. 그리고 마르크시스트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없으렷다.”

중얼거리며 몸을 트는 바람에 새까맣게 끄스른 낡은 등의자가 삐걱삐걱 울렸다. 난마같이 어지러운 허벅숭이 밑에서는 윤택을 잃은 두 눈이 초점 없는 흐릿한 시선을 맞은편 벽 위에 던졌다. 윤택은 없을망정 그의 두 눈이 어둠침침한 방안에서-실로 어둠침침하므로- 부엉이의 눈 같은 괴상한 광채를 띠었다.
‘그러지 말라’는 ‘죽지 말라’의 대명사였다.
--- “프렐류드” 중에서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 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같이 모여들 갔다.

“소가 두 필에 콩 넉 섬을 실구 갔었겠다. 소금인들 흐북히 받아오지 않으리.”
“반반으로 바꿔두 두 섬일 테니 소금 두 섬은 바위보다두 무겁거든. 참말 장에서 언젠가 한번 소금섬을 져본 일이 있으니까 말이지만.”
“바닷물루 만든다든가. 바다가 멀다보니 소금은 비상보다 귀한걸. 공서방두 해마다 고생이야.”
--- “산협” 중에서


저자 소개

근대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경성제일고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썼다.

목차

향수
프렐류드
마음의 의장(意匠)
산협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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