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정보
- 2024.05.10. 전자책 출간
- 파일 정보
- EPUB
- 14.0MB
- 약 1.5만 자
- ISBN
- 9791169898942
- EC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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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속으로의 걸음> 이효석의 소설에서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의 주요 테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강렬하고 아름다운 자연 묘사는 그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인간 본성의 다양한 면모를 탐구합니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복잡한 감정과 심리적 갈등을 겪으며,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효석의 많은 작품들은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줍니다. 그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감정의 미묘함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이효석의 문체는 맑고 아름다워, 그의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는 시적인 언어와 이미지를 사용하여, 소설에 깊이와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잡지사에서 부탁 온 지 두 달이 되는 소설 원고를 마지막 기일이 한 주일이나 넘은 그날에야 겨우 끝마쳐 가지고 준보는 집을 나왔다. 칠십 매를 쓰기에 근 열흘이 걸렸다. 그의 집필의 속력으로는 빠른 편도 느린 편도 아니었으나 전날 밤은 자정이 넘도록 책상 앞에 앉았었고, 그날은 새벽부터 오정 때까지 꼽박 원고지와 마주대하고 앉아서야 이루어진 성과였다. 그런 노력의 뒷받침이라 두툼한 원고를 들고 오후는 되어서 집을 나설 때 미상불 만족과 기쁨이 가슴에 넘쳤다. 손수 그것을 가지고 우편국으로 향하게 된 것도 시각을 다투는 편집자의 초려를 생각하는 한편 그런 만족감에서 온 것이었다. 더욱이 그날은 일요일이다. 일요일의 한가한 오후를 거리에서 지내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던 것이다.
--- “일요일” 중에서
도수장께를 들어오다 만보는 기어코 지게를 벗어 던지고 밭고랑으로 뛰어 들어가 허리를 풀었다. 보거나 말거나 태연한 자세로 담배를 집어내 불을 붙였다. 섬은 바소고리의 곱절이 든다. 공복에 두 섬의 거름을 들까지 나르고 나니 해도 어지간히 들었다. 만보는 면에서도 제일가는 장골이다. 장정의 반나절 일을 식전에 해버리는 버릇이었다.
아침 기운이 산들하다. 도랑 건너 과목은 물이 온다. 자주빛으로 무르고 녹았고 보리밭에는 푸른 이랑이 줄줄이 뻗쳤다. 봉굿이 솟은 검은 흙이 발을 떠받드는 것 같다. 무겁던 것이 한결 개운하다. 자취없이 녹아 흐르는 연기와 같이 몸도 녹아버릴 것 같다. 하루 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도 시원하고 즐거운 한때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구수한 담배 맛이었다.
--- “만보” 중에서
근대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경성제일고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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