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의 기준은 성적이지!”
사랑받고 주목받고 싶은 이 시대 아이들의 현실
우리나라 입시 위주의 교육은 아이들이 대학이라는 큰 목표 아래 공부하도록 만들었고, 이런 교육 상황은 사교육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아이들을 학원가로 내몰았다. 아이들은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오로지 성적 올리기에 열을 낸다. 성적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는 이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공부를 잘해야만 자신의 가치가 생긴다고 여기면서. 그런데 아이들이 목숨 걸고 공부하도록 만든 건, 비단 우리나라 교육 방식의 문제만은 아니다. 자녀가 좀 더 편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실은 부모의 욕심이 담긴 치맛바람, 바짓바람도 한몫한다. 오로지 아이를 위해 이사를 감행하고, 아이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전국의 족집게 과외 선생님을 찾아다니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과한 행동이 아이들의 등을 떠밀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자신을 지원해 주는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자녀는 공부 잘하는 완벽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한다.
『완벽한 세계에 입장하시겠습니까?』는 마달진이라는 인물을 통해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며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꼬집는다. 주인공 마달진은 저승사자와의 거래를 통해 웹툰 세계로 입장한다. 거래 조건은 자신을 공부 잘하는 완벽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것. 그러나 이 거래는 위험천만하다. 자칫 잘못하면 중간 세계에 갇혀 현실로 빠져 나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마달진은 저승사자와 손을 잡고 이 위험한 상황 속으로 뛰어드는데…….
완벽해지기 위해 들어간 곳,
저승사자 웹툰 세계
매일 지각을 일삼고 공부에는 관심 없던 아이, 마달진. 마달진은 자기 반에 전학 온 왕소라라는 여자애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매번 선생님께 혼나고 창피만 당하니 속상하다. 마달진은 이 모든 게 엄마 탓인 것 같다. 같은 반인 한강수는 엄마를 잘 만나서 공부도 잘하고 완벽하니까. 한강수의 엄마는 아침마다 강수를 깨워 주고, 숙제도 도와주고 예습 복습도 같이 해준단다. 마달진은 그런 한강수가 부럽다.
마달진은 한강수보다 완벽해져서 왕소라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마달진에게도 기회가 찾아온다. 저승사자와 거래를 하게 된 것이다. 저승사자는 마달진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가상 세계의 문을 열어 주고, 마달진은 웹툰 세계라는 완벽한 곳으로 입장한다.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모험이 계속될수록 조력자인 엄마는 점점 위험에 빠지고……. 과연 달진이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위험한 가상공간에서 미션을 완벽히 수행하고 시험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내 모습 그대로도 괜찮잖아?
『완벽한 세계에 입장하시겠습니까?』에서 그리는 가상의 공간, 웹툰 세계는 ‘완벽하다’라는 말뜻처럼 진짜 흠 잡을 곳 하나 없이 완전한 곳이다. 실수 한 번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니까. 그럼에도 마달진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면서 이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 것은 현실에서의 시험 성적을 올려 완벽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였다. 한강수보다 더 완벽한 아이가 되어서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인정받으려고.
그러나 정작 시험 성적이 오르고 반에서 주목을 받은 후부터 마달진은 불안해한다. 평소 자신에게 신경도 안 쓰던 엄마가 자신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뒷바라지를 해 주는데, 엄마가 원하는 만큼의 성적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웹툰 세계에 입장한 후 마달진의 본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오로지 한강수를 뛰어넘고 싶다는 목표 의식만 남아 결투에서 승리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요즘 아이들이 이렇다. 실패하면 안 되는 완벽한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시험이라는 결투를 위해 매일매일 공부에 온 힘을 쏟는다. 이 책은 웹툰 세계라는 가상의 공간을 빌어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그러니 실수했다고 다그치지 말고 좀 더 자신을 너그럽게 이해하라고. 한강수처럼 완벽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마달진이 결국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처럼,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좋겠다. 모두 똑같이 하나의 꿈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