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정수호(19~20살) 음악에 재능이 많은 예고 음악과 고등학생. 새어머니 정화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 본인도 사랑을 베풀 줄 안다. 자신의 후견인이 된 연우가 생각보다 똑 부러지지 못해서 오히려 챙겨주게 된다.
* 수: 이연우(35~36살)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하고 피아노를 못 치게 된 후,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며 친구 성민규의 관리 속에 미국에서 그림을 그려 왔다. 화가로 이름을 알리지만 슬럼프에 빠져 살던 중, 남매처럼 자란 친구의 부고 소식에 급히 찾은 한국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당한 수호를 만난다.
* 이럴 때 보세요: 비슷한 아픔을 가진 두 주인공이 서로의 존재에 위로받고 애착을 가지며 서로 보듬어주는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너만 괜찮으면 네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내가 후견인이 될까, 하는데… 나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야.” “그냥 피아노 계속 치고 싶어요. 그거면 돼요.”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
작품 정보
※ 작가님의 전작 <각인이론>의 스핀오프로,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무관합니다.
※ 본 작품에서 성적 관계는 성인 사이에만 이루어지며, 외전 권에서만 등장하는 점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 작품의 본편은 트라우마, 가스라이팅, 자해, 우울감 등 개인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가 포함되어 있어 19세 이용가로 진행됩니다.
피아노가 전부였던 열세 살 연우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양손을 다쳐 절망한다.
그때부터 부모님의 친구 집에서 양아들처럼 자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연우. 남매처럼 지내며 자신의 우울함을 이해하고 챙겨주는 정화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 머물며 화가로서 이름을 알리지만 내내 슬럼프를 겪던 연우는 정화가 갑작스레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히 귀국해 장례식장을 찾는데.
그곳에는 정화의 의붓아들이자 자신은 얼굴도 몰랐던 조카 수호가 숨죽이며 외로이 울고 있었다.
그런 수호의 모습이 자신의 과거와 겹쳐 보여, 연우는 후견인이 되어 수호를 돌보기로 마음먹는데…….
* * * * *
“바이올린이랑 어쿠스틱 기타도 좋지만 피아노를 제일 좋아해요.”
“……나도 피아노 좋아했어.”
사고 이후로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양손에 화가 나기 전까지, 피아노를 칠 때마다 보이는 수술 자국 가득한 손에 비참해지기 전까지 연우도 피아노를 제일 좋아했었다.
과거를 계속 생각한 탓일까. 피아노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수호 너머로 피아노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자신감 충만했던 어린 날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 피아노를 제일 좋아했어.”
연우가 더 물어볼 게 있냐는 양 마주한 수호와 어린 날의 환상을 보며 혼잣말을 읊조리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
“너는… 피아노 계속 치게 해줄게.”
수호와 같이 교통사고로 손을 다쳤다. 재활부터 붕대를 풀고 나서도 혹시나 남아 있을 상처를 가리는 수술, 악기 구매, 악기를 둘 방 등. 잘 알고 있었다.
정화가 그랬듯이 이것저것 세심하게 챙겨줄 수는 없지만 필요한 것은 해줄 수 있었다. 아니, 다 해주고 싶었다. 수호가 저와 같은 패배감과 슬픔, 우울함, 상실감 따위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