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 요람에서 무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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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요람에서 무덤까지

작품 정보

18살의 이유정은 매일이 버겁다.

유정이 감당 할 수 있는 이상을 강요하는 엄마, 그 엄마의 딸로 사는 인생은 고되며 무기력하다.
집안의 재력과 외모만 보고 접근하는 친구들에게 싫은 내색조차 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한 유정에게 삶은 그저 벅찬 것이다.

18살의 온세상은 매일을 버텨낸다.

온세상은 고작 고등학교 2학년이 짊어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얹고서도 꼿꼿하게 견딘다.
가출한 지 오래되어 생사도 모르는 아빠, 세상이 유일하게 믿고 사랑하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엄마. 세상은 자기 편 하나 없는 삶에 덜렁 던져졌지만 그럼에도 버틴다.

유정은 텅 비어서 서러운 세상의 곁으로 향한다. 세상에게 가식이라 욕을 먹어도, 세상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받아도 멈추지 않는다.

세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유정을 끝끝내 밀어내지 못한다.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란 유정을 받아들이고 감싸안는다.

풋내나는 첫사랑은 너무도 쉽게 영원을 약속하고 행복을 맹세했다. 둘은 무덤까지 함께할 자신이 있었다.
세상이 유정의 곁에서 사라지기 전까지는.

(+외전)

“온세상.”
“응?”
“키스해봐.”

불안과 희망과 설렘이 교차했던 19살의 여름과 겨울.
사랑과 행복과 미래를 함께하는 34살의 겨울과 여름.
한층 성숙하고 짜릿해진 온세상과 이유정의 달콤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집니다.

***

“저기, 세상아.”
“….”

세상은 들었으면서도 유정의 말을 무시했다. 유정이 체육 시간에 함께 배드민턴을 친 것을 핑계로 친한 척을 하거나, 아침에 있었던 틴트를 핑계로 자신을 추궁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세상아 할 말이 있는데.”

시의 중요 단어에 밑줄을 그리던 샤프심이 뚝 분질러졌다. 세상은 신경질적으로 샤프 끝부분을 딸깍딸깍 누르며 대꾸했다.

“뭐.”
“…잠깐 나랑, 어… 나가자.”
“내가 왜.”
“…할 말이 있는데 여기서는 좀 그래서.”

세상은 그제야 뒤를 돌아봤다. 틴트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한 세상은 확실하게 선을 긋고자 했다. 더 이상 같은 문제로 방해받기 싫었다. 유정은 세상을 데리고 아무도 없는 교사용 화장실에 들어갔다.

유정은 꼭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마냥 주눅이 든 채로 품에 숨겨온 종이를 꺼내 세상에게 내밀었다.

“…이거 써서 제출하라고, 선생님이.”
“이거 주려고 여기까지 부른 거야? 그렇게 방해해가면서?”
“…반에서 주면 조금 그러니까.”
“뭐가.”

세상은 급식 지원 신청서 윗부분을 잡고 팔랑거렸다. 이게 뭐, 뭐가. 유정은 애써 말하려 했다. 자신은 신경 쓰지 않지만, 혹시나 너의 빈곤을 조롱하는 애들이 있을 수가 있지 않냐는 의도였으나 이미 배알이 꼴린 세상의 귀에는 곱게 들리지 않았다.

“우리 학년에서 나 뭣도 없는 거 모르는 애가 어디 있다고 이 유난이야.”
“…….”
“굳이 가식 떨지 마. 피차 피곤하게. 나는 다른 애들처럼 너한테 달라붙어서 너 기 좀 세워주고 뭐 얻어먹을 생각 없어.”
“…그런 거 아니야.”
“아니어도 상관없고. 너한테 관심 없어. 너랑 친해질 생각도 없고.”

세상은 나오는 대로 다 지껄이다가 종이 맨 끝의 부모님 확인란을 발견했다. 부모 둘 중 한 명의 이름과 사인을 받아야 하는 칸. 세상은 유정에게 쏟아내던 말을 멈추고 조소했다. 세상이 혀로 하던 칼부림에 저항 한번 못하고 상처를 받던 유정은 때아닌 웃음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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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파트까지가 진짜 재밌음
vcf***
2025.01.23
왜 청레바이블이라고 하는지 알겠네요 너무 좋았습니다 성인되고의 이야기도 좋았는데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9살 이별 후 34살의 재회과정이 약간 빈약하다고 느꼈습니다 뭔가 더 애절해질 수 있었는데 후루룩 끝나버린 느낌이라 감정도 후루룩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걸 차치하고서도 별점 5점 드리고 싶은 좋은 작품이고 읽으면서 굉장히 설렜습니다 감사합니다.
ktj***
2024.11.24
처절한 현실 속 서로가 서로의 구원이었고 삶의 전부가 된 애달픈 사랑얘기ㅠㅠ 너무 간절해서 내심장도 뚫림 ㅠㅠㅠ
ryu***
2024.05.11
글 읽으면서 이렇게 설렌 거 오랜만이에요ㅎㅎㅎ 요람 부분에서 둘이 꼬물 꼬물 연애 하는 장면들 보고 작가님 진짜 설렘 포인트 너무 잘 안다고 계속 감탄하면서 봤어요!!
ths***
2023.09.03
왜 이걸 이제 알았을까..눈물 흘려가며 밤새 읽느라 길었던 로태기도 끝냈구요 뭐니뭐니해도 세상유정이 학생 때 부분이 제일 재밌었네요 앞으로도 작품 마니 써주세여 학원물로 츄라이 츄라이..
tjs***
2023.03.25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입니다.
tjs***
2023.02.05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입니다.
pon***
2023.02.05
청레바이블이래서 기대했는데 기대이상이구요 저는 무덤부분도 좋아요 서로가 아니면 안되는 절절하고 헌신적인 사랑이 여실히 느껴져서요..! 급작스러웠던 이별에 대한 갈등해소가 짧은건 맞지만 기저에 깔린 가장 근본적이고 큰 갈등을 풀어내기 위함이었기때문에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전개였습니다. 그냥 읽으면서 내내 행복했어요. 왜 지엘을 늦게 입문했나 싶고... 꼭 다들 봐주시길!
rid***
2021.10.21
앞부분이 정말 흡입력이 있었는 것에 비해서는 뒷부분의 흡입력이 약간 아쉽네요. 그래도 앞부분은 정말 청레의 바이블 격으로 재미있습니다.
san***
2021.09.13
주인공 케미가 좋아요. 다음 작품도 기대 합니다!
koo***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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