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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불러줘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내 이름을 불러줘

소장종이책 정가13,500
전자책 정가30%9,500
판매가9,500

내 이름을 불러줘작품 소개

<내 이름을 불러줘> 살고자 하는 마음을 배반하는 세계
투기와 폭력의 현장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황여정이 내어주는 온당한 대피소


출판사 서평

“책다운 책이다.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기도 귀한데 이 이야기는 재미만을 좇는 휘발성 강한 이야기가 아니다.
멋있게 재정비되어가는 도시와 골목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_연상호(영화감독)

살고자 하는 마음을 배반하는 세계
투기와 폭력의 현장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황여정이 내어주는 온당한 대피소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문장으로 묵직한 진심을 전하는 작가 황여정의 두번째 장편소설 『내 이름을 불러줘』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등단작이자 2017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첫 장편 『알제리의 유령들』에서 앞 세대에게 닥친 역사적 비극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된 청년 세대의 고뇌와 방황을 담담해서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서술로 풀어내었다. 그후 3년, 작가가 만반의 준비 끝에 발표한 신작 『내 이름을 불러줘』는 ‘비극 이후’에 초점을 맞추며 황여정 소설세계의 영토를 더욱 확장해낸다. 이제 황여정의 인물들은 느닷없이 마주한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진중하게 사유해나간다.

이 인물들의 움직임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가는 이유는 이들이 헤쳐나가야 하는 비극이 최근 한국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해 절실한 생활 터전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투기의 대상이 되는 난장의 한복판이 바로 이 소설의 무대다. 황여정은 소유주들의 분쟁으로 한 건물의 절반만이 철거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사회의 가장자리로 점점 밀려난 끝에 존재할 자리를 잃고 세상에서 지워지고 만 이들을 가만히 호명한다. 그 나직하고도 강단 있는 목소리가 소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제시하며 욕심으로 과열된 현실에서 벗어날 마음의 안식처로 우리를 인도한다.

간신히 숨쉴 공간조차 내어주지 않는 이곳을 배회하는 의문의 존재
이제는 그의 잃어버린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나는 살해당했다. (…) 완벽하게 조작된 죽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을 테고. 어쩌면 누군가는 의심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건지도. 그러니 아무도 나의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거겠지.

소설은 한 건물에 매인 지박령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그가 문득 자신의 존재에 눈뜬 장소는 부지 소유주들의 이권 다툼 끝에 반토막이 난 ‘우성빌딩’이다. 영업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하나둘 떠나 을씨년스러워졌지만, 이곳에는 아직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1층의 헌책방 주인인 ‘오탁조’도 그중 한 명이다. 영안靈眼을 지닌 오탁조는 건물 안을 배회하는 지박령의 존재를 감지하고, 그 혼령이 3층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던 ‘고수림’의 미심쩍은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다. 오탁조는 스스로의 정체를 모르는 혼령의 성불을 도우며 고수림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조사하기로 결심한다.

삼십육계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
커피를 마시며 기분을 달래다가 미래는 문득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소환이 안 되었다면 모를까 이미 의식에 잡힌 일을 모른 척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었다. 차라리 전모를 아는 것이 그 기억으로부터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일지도 몰랐다.

오탁조의 연락을 받고 우성빌딩을 찾은 고수림의 딸 ‘고미래’는 아버지의 사인死因과 함께 그의 죽음에 남은 의문에 관해 듣게 된다.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삶을 산 아버지를 멀리했던 고미래는 아버지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고 아버지의 지인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산 자의 세계를 탐문하는 고미래와 죽은 자의 세계를 유영하는 오탁조, 두 사람은 콤비를 이루어 미궁에 빠진 사건의 퍼즐 조각들을 모아가고, 이내 고수림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모든 비극은 우성빌딩 부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비통한 넋이 산 자에게 말을 걸고 해원을 호소하고 앙갚음을 하고 그렇게 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 정말로 있을 수 있을까. (…)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세상이 이토록 엉망이 됐을 리 없었다. 죽인 자는 두려움을 모를 리 없고 죽은 자는 잊힐 리 없고. 그토록 줄기차게 그럴 수는.

소설이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가장 큰 수수께끼는 지박령의 정체다. 우성빌딩에 갇힌 지박령은 고수림 때문에 죽은 자인가, 앙갚음하기 위해 고수림을 죽인 자인가, 아니면 고수림 자신인가. 고미래와 오탁조는 그의 정체를 알아내 이름을 불러주고 그를 성불시킬 수 있을까. 그의 존재는 왜 이렇게 무참히 망각되고 만 것일까. 지박령이 간직한 슬픈 진실은 우성빌딩 일대에서 발생한 모종의 폭력, 그리고 그 사태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매정한 시선과 대비되며 강렬한 클라이맥스를 완성한다.

“사람이 머무는 곳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그곳은 어떤 장소여야 할까.”

장례지도사인 오탁조의 아들 ‘오풀잎’부터 헤어진 연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우성빌딩에 잠시 머물게 된 이방인 ‘빔 피셔’까지, 『내 이름을 불러줘』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다름 아닌 ‘사람’에 의해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이들의 비극에 대해 증언한다. 공고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의지와 노력의 문제로 축소하는 자들,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타인을 착취하고 배반하며 사람이 머물 최소한의 공간조차 빼앗는 자들을 향해 소설은 묵묵히 경종을 울린다.

작가는 본래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으나 어느새 자본의 논리에 포획되어버린 땅과 그 위에 마련된 공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 우리가 단지 여기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자들이라면, 우리의 역할은 과오를 기억하고 탐욕을 내려놓음으로써 더이상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존재하고 있으나 존재할 장소가 없는 이들의 거대한 슬픔을 영매처럼 달래면서, 황여정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 깃든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책다운 책이다. 흥미로운 도입부를 지나 긴장감 있는 플롯을 따라서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이 이야기를 온전하게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기도 귀한데 이 이야기는 재미만을 좇는 휘발성 강한 이야기가 아니다.
도시개발이라는 폭력의 파편을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과 그 곁을 맴도는 유령을 따라 꽤 긴 사연을 읽고 나면 멋있게 재정비되어가는 도시와 골목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_연상호(영화감독)

회의와 좌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설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세상에 대해서든. 그럼에도 뭔가를 계속한다는 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언제나 이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걱정하지도 말고. _황여정, ‘작가의 말’에서


■ 책 속에서

몰랐던 것들, 몰라도 되었던 것들, 모르고 싶었던 것들,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통째로 샅샅이 알게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그래서 결국 가닿게 되는 섭리란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 그걸 사실이라고 해야 할지 진실이라고 해야 할지 진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것을 알고 싶다. 그러고 나면 영원한 최후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10쪽)


수림은 매일 저녁 사진관 일을 마친 뒤 향을 피워 사죄하고 발원했다. 그런 날들이 쌓이자 차츰 마음이 편안해졌다. 해를 입지 않을 거라는 안심이 아니라 해를 입어도 어쩔 수 없다는 포기가일어서였다. 그러면서도 자정이 가까워지면 서둘러 건물을 나섰다. 결국 죽고 싶지 않은 거라고, 그러니 자신의 사죄는 위선이라고 수림은 생각했다. 그렇다고 하자 탁조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살고 싶은 마음을 꾸짖는 그 마음 자체가 사죄일세.”(49쪽)

한 사람의 인생은 당사자만 살아낼 수 있고 그 사람만 아는 시간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미래는 늘 생각해왔다. 설사 그 사람이 다른 이에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가감 없이 서술한다 하더라도 듣는 자는 듣는 자일 뿐 말하는 자가 될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을 피차 인정하는 것이 그나마 온전한 이해에 가장 가까운 형태일 것이었다. 어쩌면 수림도 같은 생각을 했을지 몰랐다. 미래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던 건 그 때문이었는지도.(64쪽)

어떤 이들은 남의 죽음을 통해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던데 풀잎은 그것이 기만처럼 느껴졌다. 생명만큼 무력한 것이 없었고 그것에 부여된 모든 의미는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한 포장처럼 여겨졌다. 살아 있다는 건 죽지 않았다는 것일 뿐이고 죽었다는 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일 뿐이었다. 삶과 죽음에 그 이상의 본질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111쪽)

어쩌면 운명이란 시스템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빔은 생각했다.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수지의 말이 떠올랐다. 세상에 진실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만이 진실일 것이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고 믿는 아버지에게는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빔은 그 순간 알아차렸다.(130쪽)



저자 소개

2017년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에 장편소설 『알제리의 유령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내 이름을 불러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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