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콘텐츠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 작가 최신작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파격적인 사건의 이중주!
아이돌 산업의 명암을 집요하게 다룬 걸작 사회파 스릴러
“우리는, 과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 작가의 말 중
화제의 아이돌 경건아가 무대 위 허공에서 추락했다! 타살 정황이 명백한 가운데 주요 용의자는 세 사람으로 좁혀진다.
톱 아이돌, 연세실.
솔로 가수로 전향한 전직 아이돌, 윤맑음.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아이돌에서 은퇴한 뒤 꽃집 운영을 시작한 인플루언서, 반일라.
이 사건을 담당한 것은 로봇처럼 딱딱하게 구는데다 자기가 확신한 일은 또라이처럼 밀어붙이는 것으로 유명한‘로봇 같은 또라이’ 형사……! ‘로또’ 신리애 경위는 과연 용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아이돌인 ‘아이돌 살인’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영원의 밤』으로 ‘이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이소민 작가의 파격적인 신작. 『영원의 밤』에서는 예술고등학교 내부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멋지게 풀어냈다면, 『아이돌 살인』에서는 팔 년차 형사 신리애 경위가 ‘아이돌 살인’의 진상을 좇는 동시에 자신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던 미로 같은 실타래를 차차 풀어나가는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파격적인 이중주, 아이돌×살인
“리애는 마침내 자기 안의 우상을 죽였다.”
『아이돌 살인』은 시작부터 파격적이고 강렬한 이미지가 넘쳐난다. 공연중인 무대 위에서 처형당하듯, 범인이 자신의 살인을 과시하듯 내걸려 있다 추락한 시체. 한때 팬들의 마음을 휩쓸어간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ROME의 메인보컬 경건아도 죽음 앞에서는 별수없다. 콘셉추얼한 무대의상에 날개까지 달고 “신 혹은 그에 준하는 존재를 박제하기 위한 것”처럼 죽어버린 톱 아이돌, 건아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크게 주목받는다. ‘아이돌 살인’이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대중의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한 이 거대한 사건은 남들이 좌천지로 여기는 첫 발령지에서 이제 막 서울로 복귀한 신리애 경위에게 맡겨진다. ‘로봇같은’‘또라이’따위로 수식되는 신리애 경위는 온갖 구설에 휩싸인 ‘아이돌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며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이소민 작가는 데뷔작인 『영원의 밤』에서 선보였던 장기를 다시 한번 멋지게, 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펼쳐낸다. 『영원의 밤』에서 작가는 A부터 Z에 이르는 학생들의 인터뷰가 겹겹이 쌓이며 서로의 증언을 강화하거나 신뢰성을 흐리며 차차 미로 밖으로 통하는 단 하나의 길목을 드러내었다. 한편 『아이돌 살인』에서는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인공과 사건 사이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깝다. 때문에 냉철하게 수사 과정을 밟아나가야 할 형사, 리애의 앞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장애물이 나타난다. 하나, 용의자 셋 중 한 사람은 리애의 옛 친구다. 둘, 리애는 자신의 옛 친구를 우상처럼 여겼다. 셋, 리애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지금도 누군가를 우상으로 삼고 있다. 넷, 과거 리애의우상이었던 사람과 현재 우상인 사람은 모두 사건 해결에 치명적인 요소를 움켜쥐고 있어서,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얽히고설킨 상황을 풀어낼 수 없다…… 이렇듯 ‘리애’ 개인이 처한 상황이 아이돌 산업 전반을 지탱해온 ‘우상화’의 이미지와 맞물리며 사건 해결로 통하는 길은 꼬이고 비틀려 험난해진다.
『아이돌 살인』에는 용의자인 세실, 맑음, 일라 외에도 많은 전·현직 아이돌과 업계 종사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과도한 우상화에 허덕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우상화하고 있기도 하며, 문제점을 깨닫고 벗어났거나, 벗어나려고 애쓰거나,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아이돌 산업에 관해 문외한이던 리애는 ‘아이돌 살인’을 계기로 이 업계의 많은 것을 알게 되며, 결국 저들의 문제와 자신의 문제가 상당히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리애가 ‘범인의 심리’를 완전히 이해한 순간, 풀릴 듯 풀리지 않던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바로 앞에 나타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키티?
(중략)
나는 이제야 깨달았어. 우상은 사라져야 해. 내가 만든 허황된 내 모습, 그리고 왜곡된 눈을 통해 바라본 타인의 모습, 어떤 것이 내가 세운 우상이든. 동경할 수 있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이상의 존재를 상정하는 건, 파멸을 약속하는 거야.”
‘아이돌 살인’의 범인과 그를 추적하는 형사는 놀랍도록 서로를 닮았다. 두 사람은 거울상이 아니라 호수의 수면에 비친 물그림자와 같은 유사성을 가진다. 둘은 어쩌면 거의 처음부터 서로가 많이 닮았다는 걸 알아보았다. 그 정도로 살인범과 많이 겹친 리애의 마지막 선택으로 또다른 화두를 던지며, 『아이돌 살인』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죽어버린 ‘우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