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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대재앙이 일어난 지구.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한 상태.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있다. 그리고 배고픔과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 속에서도 그들은 하염없이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해 걷고있다. 하루하루 식량을 아껴가며 이동하면서 이들이 목격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잡아먹는 모습, 불에 그을린 어린 아기의 몸뚱이들이다. 어쩌다 만난 허름한 노인에게 먹을 것을 나눠줄 것을 요구하는 동정심이 남아있는 아들을 보호하며 길을 떠나는 아버지는 이런 참혹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미안해한다. 생존을 위해 매몰차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모른척 하고 돌아서야 할 때도 있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라며 끝까지 살아남아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은 쉽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매일 각혈을 하며 잠을 깨는 아버지.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위험으로부터 아들만은 지켜내기 위해 아버지는 버틴다. 그러나 이미 사라진 문명에 대해 아들은 알지 못한다. 문명이 존재하던 사회에 대한 어떤 기억이나 지식, 체험도 그에겐 남아있지 않다. 극한 환경, 더군다나 세상이 망하고 도피처나 희망이라고는 전혀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서 인간이 인간성을 유지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절실하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뜬금없는 대화들도 마음을 뒤흔든다. “ 우린 아무도 안 잡아먹을 거죠, 그죠? / 그래. 당연히 안 잡아먹지. / 우리가 굶더라도요. / 지금 굶고 있잖아. / 안 굶는다고 했잖아요. / 안 죽는다고 했지. 안 굶는다고는 하지 않았어. / 어쨌든 안 잡아먹을 거죠. / 그래. 안 잡아먹어. / 무슨 일이 있어도요. /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니까요. / 그래. / 그리고 우리는 불을 운반하니까요. / 우리는 불을 운반하니까. 맞아. / 알았어요. ” 처음에는 길에서 발견한 물건들을 가지고 놀기도 하던 순진했던 아들. 언젠가 아버지가 만들어준 피리를 불며 무심결에 잠깐씩이라도 아버지의 고단함을 풀어주기도 했던 천진했던 아들이 자기 손으로 그 피리를 버렸다고 말했을 때 아버지의 마음이 어땠을까. 그렇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언제까지 현실과는 다른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에 머물기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 있지도 않았던 세계나 오지도 않을 세계의 꿈을 꿔서 네가 다시 행복해진다면 그건 네가 포기했다는 뜻이야. 이해하겠니? 하지만 넌 포기할 수 없어. 내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야. ”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신도 아니고 물질도 아니고 결국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과 나눈 따뜻한 애정이라는 결말. 이는 어느 한 쪽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영원히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계속될 인간 본연의 따뜻함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끔찍한 상황을 그려내는 작가가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모처럼 오싹하고 슬프면서 애틋한 피폐함 가득한 사랑이야기였다. __________ 소년은 다시 숲으로 걸어가 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었다. 남자가 약속한 대로 아버지는 담요에 싸여 있었다. 소년은 담요를 벗기지 않고 그냥 옆에 앉았다. 울고 있었다. 그칠 수가 없었다. 소년은 오랫동안 울었다. 아빠하고 매일 이야기를 할게요. 소년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잊지 않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소년은 일어서서 몸을 돌려 다시 길로 나섰다. 여자는 소년을 보자 두 팔로 끌어안았다. 아, 정말 반갑구나. 여자는 가끔 신에 관해 말하곤 했다. 소년은 신과 말을 하려 했으나, 가장 좋은 건 아버지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소년은 실제로 아버지와 말을 했으며 잊지도 않았다. 여자는 그것으로 됐다고 했다. 신의 숨이 그의 숨이고 그 숨은 세세토록 사람에서 사람에게로 건네진다고. 로드 | 코맥 매카시, 정영목 저 #로드 #코맥매카시 #문학동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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