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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상세페이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2,500원
전자책 정가
2,500원
판매가
2,500원
출간 정보
  • 2005.12.22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0.4만 자
  • 0.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7690916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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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작품 소개

히어리 님의 장편로맨스.

커다란 상처로 인해 멈춰버린 시간 사이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수민
어느 날 문득, 가슴에 꽂힌 사람이 있습니다.
다가갈 용기 없는 날 채근하며 그 사람 앞에 섰습니다. - 석훈

수민과 석훈, 두 사람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 펼쳐집니다.



커다란 상처로 인해 멈춰버린 시간 사이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수민

어느 날 문득, 가슴에 꽂힌 사람이 있습니다.
다가갈 용기 없는 날 채근하며 그 사람 앞에 섰습니다. - 석훈

수민과 석훈, 두 사람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 펼쳐집니다.

-본문 중에서

그가 잠시 말을 끊고 호흡 조절을 했다. 속전속결로 끝내기로 가닥을 잡았는지 그가 빠르게 말을 잇기 시작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흠흠, 죄송합니다. 수민 씨와 교제하고 싶습니다. 수민 씨만 괜찮다면 사귀고 싶습니다.”
당황한 그가 얼굴을 붉히며 재빠르게 정정했다. 수민은 놀랐다. 뜻밖의 그의 말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저, 그건…….”
“압니다. 몇 번 얼굴 부딪힌 적 없는 사람에게서 이런 고백 받아 무척 당황스러우리란 거. 하지만 순간적인 판단이 아니라 나름대로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한 거니 오해는 말아주십시오.”
온 힘을 다 쥐어 짜내 진심을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 수민은 차마 입을 떼어 즉각 답변을 하기가 힘들었다. 곤란하다. 이런 상황은 예상치 않았다. 아니, 예상을 꺼려했다는 것이 맞다. 그가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했을 때, 혹은 그 이전에 알아채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내심 짐작을 한 차였다. 하지만 아닐 거라고, 그럴 리 없다고 고개 저으며 미련한 망상이라고 스스로를 차분히 가라앉히며 그를 따라나선 것인데, 결국 우려했던 상황이 실현돼버렸다. 이런 걸 바라진 않았는데…….
그에 대한 호기심조차 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맹세컨대 결코 그 이상을 바라거나 하진 않았다.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길 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래안의 삼촌이려니 생각하려고 했고 그리 대하려 했을 뿐이다.
문득 래안의 묘한 눈빛과 묘한 의미가 불분명했던 말들이 머릿속을 스치자 그제야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던 래안의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래안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자신에게 물어봤던 것이다.
바보 같으니. 그걸 지금에서야 깨닫다니. 조금만 더 생각해봤으면 벌써 눈치 챘을 일을.
“꼭 지금 대답을 원하진 않습니다. 그저 가늠해주셨으면 합니다.”
가슴속에 쌓아둔 하고자 한 말을 속 시원히 모두 꺼내어서인지 그는 어딘지 모르게 후련해 보였다. 수민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런 일은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 일말의 기대도, 미련도 남겨둬선 안 된다. 그것은 그의 진지한 고백에 흠집을 내는 일이다. 그의 마음에 오래도록 아파할 상처를 만드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수민은 잇새로 짧은 숨을 내쉬고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그의 눈을 마주볼 수가 없어 눈꺼풀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정적이 흘렀다. 긴 시간이 아닌 지극히 몇 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일진데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안되겠습니까?”
“……네.”
“혹여 저의 허투루 나온 결혼 말 때문이라면.”
“아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마음에 안 드는 겁니까?”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애초에 사귈 수 없기 때문이에요.”
살래살래 고개를 흔들었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시선을 수민에게 고정시키고 미간을 살짝 찡그린 그가 다시 물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저는…….”
무슨 말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할까 싶어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그의 포기를 빠르게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여태 가슴에 묻어둔 일을 그의 고백을 거절코자 해명으로 꼭 해야만 하는 걸까. 일순 떠오른 지난 과거의 영상에 심장 근처가 지끈거리며 통증을 호소해왔다.
안 된다. 생각만으로도 이리도 심장이 도려내지 듯 아파 오는데, 아직도 이렇게 송곳으로 찌르듯이 후벼 파는 못남을 보이는데, 입 밖으로 말한다는 것은 무리다. 잊었다고 생각한 것은 순전히 오만에 지나지 않았다.
“수민 씨?”
주저하는 수민의 찡그린 얼굴에 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수민은 조용히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가 아니다. 그는 배려를 아는 사람이다. 이기적이고 배타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는 그가 아니다. 그렇기에 받아들일 수가 없다. 지독한 모순에 수민은 손톱을 세워 손등을 마구 찔러댔다.
“전 석훈 씨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아니에요. 석훈 씨에게 어울리는 분을 찾으세요. 그런 분 만나실 거예요. 전 아니에요. 이 말밖에 해드릴 수가 없어요.”
래안을 통해 알게 된 이름이자, 그가 준 명함 속에서도 또박또박 새겨있던 그의 이름을 수민은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신기한 일이지만 래안을 마중하러 오는 그를 만나면서도 여태 그의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었다. 늘 래안의 삼촌으로서 인사를 주고받으며 가벼이 말을 섞었을 뿐, 온전히 ‘그’라는 개체를 나타내는 고유명사를, 그의 이름을, 부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아니, 만들지 않았다. 만들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게 정확하다. 수민은 침체되어 어두워져만 가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노력했다.
“전 수민 씨를 원합니다.”
“석훈 씨, 제발…….”
성대를 타고 울리는 흐느끼는 듯한 수민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떨렸다. 더 이상은 참지 못할 거 같았다. 이 자리가 너무나 버겁고 힘들다.
“수백, 수천 번을 생각해도 제 대답은 같아요. 석훈 씨는 아니에요. 석훈 씨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전 받아들일 수 없어요. 바라지 마세요. 전 사랑하고 싶지도, 사랑할 수도, 사랑해서도 안돼요. 죄송해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수민 씨!”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자리에서 일어난 수민은 가슴을 부여잡고 카페를 황급히 뛰쳐나갔다. 그가 자신을 수차례 불러 세워도 수민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카페를 나온 수민은 골목길을 돌아 빈 택시를 보자마자 급히 몸을 실었다. 뚝뚝 눈물이 흘러 넘쳤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엉망이 돼가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려도 멈출 줄을 몰랐다. 택시 기사는 움찔거리며 그녀의 떨리는 어깨와 숨죽인 울음을 백미러로 힐끔거리며 택시를 몰았다.
수민은 미치도록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 일에 목매어 잊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상관없이 살자고 맹세까지 한 주제에……. 바보 천치 같으니라고……. 임수민. 넌 정말 구제 못할 구제불능의 바보야. 너무 멍청하기 짝이 없어……. 스스로를 힐책하며 수민은 가슴을 쳤다. 죽지 못해 사는 주제에 어리석기까지 한 자신이 미웠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뚫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눈송이가 스산한 바람소리를 타고 흩날렸다. 긴 겨울밤이다.

작가

히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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