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초엽, 영화감독 민규동 추천!
폐허가 된 세계에서 우리의 ‘다음’을 질문하는
SF작가 김혜진의 첫 소설집
나는 '깃털'이 비인간 되기의 경이로움을 말하고 있어서 좋았다. 이제는 인간 찬가를 내려놓고, 차라리 우리 바깥으로 나가자고 말하는 소설들이어서. 책장을 덮는 순간, 검은 세계를 흰 날개로 가로지르는 로봇 새의 궤적이 그려진다. 모순적인 아름다움이 장면마다 깃들어있다. - 김초엽 (소설가)
김혜진의 소설에는 이야기의 강한 힘이 있다. 『깃털』을 읽으며 분명하게도 나는, 그 힘에 매료되었다. 매력적인 이야기들이고, 오래 생각해보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한국에서 SF라는 장르의 영화를 고민하며, 김혜진 소설에 기대었고 가능성을 읽었다. - 민규동 (영화감독)
★우주장의사 세영의 특별한 의뢰, 표제작 「깃털」
우주를 건너는 새 ‘조에’를 만난다면,
인간 아닌 존재들에 인류애가 샘솟아버리고 만다!
★ 간병로봇이 질문하는 우리의 인간다움,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 MBC ‘SF8’ <간호중> 원작소설!
★서로 다른 종족인 해인과 진주의 종말퀴어로맨스, 「백화」
해수면 상승으로 모든 도시가 물밑으로 가라앉고
크루즈들로 이뤄진 해상도시에 새로운 종족이 등장한다!
허블의 SF 작은 책 시리즈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첫 번째 책은, SF작가 김혜진의 세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 『깃털』이다.
표제작인 「깃털」은 황폐화된 지구와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만든 우주섬이 배경이다. 로봇 새 조에와 함께 죽은 사람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우주 장의사 세영은 어느 날 지구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한 우주섬 남자의 연락을 받게 된다. 남자를 만나기 위해 우주섬에 도착한 세영은 법규상 우주섬 거주자는 우주섬 밖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고향인 지구를 뒤로한 채 남자는 죽어 가고, 우주공항에서 세영은 로봇 새 조에와 관련된 비밀을 누군가로부터 건네받게 되는데……. 「깃털」은 로봇 새 조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따뜻하고 몽환적인 SF소설이다. 소설 속 후각이 상실된 땅의 새들처럼 지금 우리에겐 어떤 감각이 훼손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간병 로봇 TRS의 이야기다. 주인공 성한은 몇 년째 깨어나지 않는 식물인간 상태의 어머니를 돌보며 느낀 좌절감을 유일한 말벗인 TRS에게 내비치고, TRS는 성한의 어머니가 죽지 않을 경우 보호자인 성한이 자살할 확률이 95% 이상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하던 TRS는 병실 침대에 붙어 있던 ‘생명을 살리는 전화’로 접속해 최 신부와 통화를 하게 된다. 과연 TRS는 최 신부의 경고처럼 환자를 죽이는 걸 포기했을까? 아니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까? 성한은 죽게 되었을까? 단편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는 인간과 로봇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많은 윤리적 문제를 포착한 작품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는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MBC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 〈간호중〉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백화」는 해수면이 끝없이 상승한 미래의 어느 해상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진화된 종족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진화가 계급이 된 세계에서, 진주는 용기를 내 배 위로 올라가기로 결심하고 그곳에서 해인을 만나게 되는데……. 한 편의 환상으로도, 한 편의 꿈으로도, 한 편의 퀴어SF로도 읽히는 이 소설은 새로운 인간의 출현이라는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SF소설가입니다. 로봇 새 조에, 간병 로봇 TRS, 백화한 산호 이야기를 담은 미니소설집 『깃털』이 있습니다. 그밖에 「비트루비우스 인간」 「프레퍼」 「선흘의 여름」 등의 단편들을 썼습니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로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작은 영화 <간호중>으로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