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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기억들 상세페이지

기억의 기억들작품 소개

<기억의 기억들>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혜성이 보내온 첨단의 글쓰기
프랑스 최우수외국어문학상, 스웨덴 베르만 문학상 수상작
부커상, 전미도서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더블린문학상 외국어문학 후보작
전 세계 문학 팬을 열광시킨 전혀 새로운 소설이 도착하다

러시아 망명 시인 마리야 스테파노바의 첫 소설, 그러나 이 작품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설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며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창안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는 “아름다움을 꿈꾸며 살았”던 갈카 고모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작가 자신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화자 ‘나’는 갈카 고모의 집에서 일기장을 발견한다. 사소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일기장은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 가족사를 쓰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다.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살아온, 5대에 걸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마리야 스테파노바는 1972년생으로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파스테르나크상, 안드레이 벨리상, 모스크바 어카운트상 등 러시아의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인이다. 푸틴 체제에 반대하며 현재 베를린에 망명중이며 2023년에는 시집 『옷 없는 소녀들』로 라이프치히 도서상을 수상했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숨겨진 폭력을 고발하는 이 시집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스테파노바의 작품은 단테, 괴테, 월트 휘트먼과 에즈라 파운드, 잉거 크리스텐센, 앤 카슨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 문학의 메아리 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억의 기억들』은 2021년 부커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고 전미도서상, 더블린문학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등의 외국어문학 부문 후보였으며 프랑스 최우수외국어문학상과 스웨덴 베르만 문학상을 수상했다.
마리야 스테파노바는 정치적 목소리를 담은 예술과 문화 전문 온라인 잡지 콜타Colta.ru를 창간하고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기억의 기억들』은 마리야 스테파노바의 첫 소설이자 시와 소설을 통틀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기억의 본질과 기록의 의미에 대한 경이롭고도 시적인 탐구

‘나’는 갈카 고모의 죽음을 계기로 자기가 써야 할 이야기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자신의 가계임을 깨닫고는 흐릿한 사진 몇 장, 불완전한 기록 몇 줄에 의존해 지난 세기 격동의 현장을 관통해 살아남은 조상들의 삶을 불멸의 기록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상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이 보잘것없는 사건들 속에 고모가 불멸의 존재로 만들고 싶었던, 중요한 증언은 없지만 뭔가 이야기를 가진 텍스트, 불속에 던져져 재로 변하지 않을 텍스트 속으로 꼭 데려오고 싶었던 어떤 기쁨의 실체가 담겨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고모는 성공했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자신이 조상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증조할머니인 사라 긴즈부르크처럼 혼자 프랑스 파리에 가서 의대를 졸업한 후 러시아로 돌아와서는 볼셰비키로 혁명에 참여했다가 이후 신분을 세탁하고 시골에 숨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며 살았던 문제적인 인물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차르의 폭정, 러시아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 홀로코스트, 레닌그라드 포위전, 그리고 스탈린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과거에 대해 침묵하는 법을 배웠고,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없애버렸다. 그리하여 가족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출처가 불분명한 설화처럼 남는다. ‘나’는 작은 단서들에 의지해 가족사의 흔적을 좇아 유럽과 러시아 곳곳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찾아낸 공문서, 건물, 사진, 편지, 일기 들이 간직한 기억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나’는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드러낼 때 모든 작가가 겪는 어려움에도 직면하는데 “언젠가 내가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쓰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이네들에 대해 말하고 이들을 대신해서 말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지만, 첫발을 떼기가 두려웠고 (…) 공개하지 않은 전체 가족사에서 어느 부분에 조명을 비춰야 하는지, 또 어느 부분을 어둠 속에 남겨두어야 하는지, 즉 어둠 속에 두느냐, 빛 가운데로 드러내느냐를 결정하는 자가 되는 게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평생을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가족사를 더 흥미롭게 만들려는 모종의 시도를 한 적이 거의 없었”던 가족의 전통을 따라 몇 년에 걸쳐 집요하게 취재한 사실을 드라마로 꾸미지 않는 채로, 아니, 꾸미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 무더기의 옛날 사진과 자료처럼 독자에게 제시한다.

(…) 나에게 무엇을 쓰느냐고 물었고 나는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아, 작가가 자기 뿌리를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하는 책 중 하나로군요. 지금은 그런 책이 많이 나오지요 “라고 말했고, 나는 “네, 그런 책이 한 권 더 나올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기억의 기억들』은 “그런 책” 중 하나가 되기를 거부하며 “그런 책”에 대한 메타적 고찰에 가깝다. 이 소설은 잊힌 집단의 일원이었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때론 서정적이고 때론 사변적으로, 과거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역사와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교차하는가를 집요하게 성찰한 작품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쓰인 가장 전위적인 문학적 기억법

『기억의 기억들』은 자서전, 픽션, 여행기, 비평 등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면서 지적 탐험과 개인의 기억을 절묘하게 엮어낸다. 이 작품을 읽는 것은 ‘나’와 함께 러시아와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그녀가 찾아낸 가족 사진, 옛날 신문 기사, 공문서, 그림과 편지 들을 같이 읽고 보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리야 스테파노바가 고심 끝에 창안한 이 형식이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조율된 가짜 이야기들, 페이스북 같은 SNS가 무한에 가깝게 생성하는 ‘타임라인’과 맞서는 문학적 응전의 방식임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친절한 페이스북이 나를 대신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 기억하는 게(기억할 것과 잊어버릴 것 선택하기) 아니라, 유동성과 불완전성이 나에게 의무로 전가된다는 사실이다. 계속 흘러가는 그 특성 때문에 한없이 새로운 사진으로 채워야 한다. 내 얼굴도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예전 얼굴이 어땠는지 잊을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기억을 복원하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문학이 맡아온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시대, 우리의 기억은 전송되고, 게시되고, 쉽게 휘발된다. 데이터센터에 전자적 신호로 저장된 우리의 기억들은 우리의 육체가 허용하지 못할 정도의 양과 속도로 불어나고 지나간다. 이런 시대에 오래된 사진과 파편화된 기록에만 의존해 역사의 격동기를 겪어낸 가족사를 오롯이 복원하겠다는 스테파노바의 시도는 그 자체로 문제적이다. 그리하여 『기억의 기억들』을 읽는 것은 ‘기억을 기억’하려는, 동시에 기억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기록되어야 하는가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이 전혀 새로운 문학적 응전에 동참하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저자 소개

지은이 마리야 스테파노바

소설가, 시인, 저널리스트
197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막심 고리키 문학 연구소에서 공부했다. 현 푸틴 체제에 반대해 베를린으로 망명해 예술∙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러시아 독립 미디어 콜타Colta.ru의 편집장으로 일하며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5년 파스테르나크상과 안드레이 벨리상 등 러시아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기억의 기억들』로 2021년 부커 인터내셔널상, 전미도서상, 더블린문학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프랑스 최우수외국어문학상, 스웨덴 베르만상 등을 수상했으며, 2023년 시집 『옷 없는 소녀들』로 라이프치히 도서상을 수상했다. “올가 토카르추크, 스베틀리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앞으로 가장 많이 회자될 작가”로 평가받으며 러시아 문학의 현재로 일컬어지는 스테파노바는 푸시킨, 레르몬토프, 만델스탐, 츠베타예바와 같은 러시아 시 문학의 계보를 잇는 시인이자, 실비아 플라스, 앤 카슨, 잉거 크리스텐센과 맥을 같이하는 여성 시인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스테파노바는 정치와 기억이 교차하는 지대를 ‘포스트메모리’라는 개념으로 명명하는데, 『기억의 기억들』은 정치와 역사, 기억에 대한 그의 각별한 탐구가 담긴 작품이다.

옮긴이 박은정
조선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게르친 국립교육대학교에서 언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선대 동북아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면서,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아연 소년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도스토옙스키 『백야』, 안톤 체호프 『갈매기』, 톨스토이 『무도회가 끝난 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및 『러시아의 영웅서사시』(공역)가 있다.

목차

1부
1장 타인의 일기
2장 시작에 대하여
3장 사진 몇 장
4장 죽은 자들의 섹스
1942년 또는 1943년의 료냐 구레비치
5장 알레프와 그것이 나를 인도한 곳
6장 사랑의 관심
7장 불의와 그 면면들
콜랴 스테파노프, 1930
8장 해진 구멍과 전환
룔랴 프리드만, 1934
9장 선택의 문제

2부
1장 젊은 이드가 몸을 숨기다
사라 긴즈부르크, 1905~1915
2장 셀피와 그 결과
3장 골드체인은 더하고 우드먼은 뺀다
4장 만델스탐은 버리고 제발트는 모은다
룔랴 구례비치, 1947
5장 한편과 다른 한편
6장 샤를로테 혹은 불복종
스테파노프네, 1980, 1982, 1983, 1985
7장 야곱의 목소리, 에서의 사진
8장 료디크 혹은 침묵
9장 요셉 혹은 순종
10장 내가 모르는 것

3부
1장 운명은 피할 수 없다
2장 육아실에서 온 료냐
3장 소년들 그리고 소녀들
4장 사진사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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